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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은 흐른다 (외) ㅣ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34
이미륵 지음, 정규화 옮김 / 범우사 / 1998년 9월
평점 :
절판
'압록강은 흐른다'는 성장소설이다. 작가의 어린 시절과 학교에서의 교우관계, 그리고 그 이야기들의 배경으로 깔려지는 당시 역사적인 사건들이 소설의 주축을 이룬다. 허나 이 책이 보통 흔한 성장소설로 취급되지 않는 이유는 글 전체에 우리나라의 체취와 문화가 깊숙이 배어있기 때문이겠지. 때문에 이 책이 처음 발간된 독일에서는 흥미롭다는 반응이 나온 것일테고. 제기차기, 광대놀이, 서당에서의 풍경 등 우리는 익히 아는 것들이지만 독일인들에게는 낯선 문화이니까.
사실, '압록강은 흐른다'는 소설이라기보다는 소설의 형식을 빌린 문화소개서와 같은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이 책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금 우리나라가 그 아름다움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지금 우리나라는 이 책에서 보여주는 모습과는 아주 거리가 멀지 않은가. 지금 이 책이 예전보다 더 높은 평가를 얻고 있는 것은 예전보다 더 우리의 모습이 변해버렸기 때문이리라.
이 책속의, 향수를 자극하는 그 무언가는- 그런 힘을 지녔다. 나중에는 독일인이 아닌 우리가 봐도 타국의 문화소개서 같은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