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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마을에서 죽은 사람 - 소년 괴기 시리즈 1
나루시마 유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나루시마 유리의 작품이 늘 그러하듯, 이 단편들 역시 결국은 심리 안에서의 공포감을 정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다른 공포물처럼 괴이한 생명체나 유혈낭자한 장면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유머러스하게 조용조용 풀어나가는 사건들은, 알고보면 모두 '인간'에서 시작된 업보.
-...출석을 불렀을때 대답하지 않으면 공격한다는거야.
-하지만 그것은 '옆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나 마찬가지지. 설마 나에게도 일어날까...?
표제작인 '옆마을에서 죽은 사람'은 늘 멀게만 느껴졌던 사건들 -살인이라든지, 강간, 유괴와 같은- 보통 쉽게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 자신에게 일어나면 어떻게 되는걸까: 소박한 의문에서 출발한 단편이다. 아무리 가까운 곳에서 일어났다 하더라도 내가 당하지 않으면 그것은 옆마을에서 일어난 일이다. 옆마을- 가깝지만 결국은 내가 사는 곳은 아닌 공간. 하지만 그 모호하고도 뚜렷한 경계가 무너질때, 공포는 구체적인 형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다른 작품들도 정말 모두 읽을만한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공포물의 말초적인 자극을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공포에 대한 인간의 심리를 읽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