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운·신채호 - 담대한 수행과 치열한 혁명 창비 한국사상선 22
한용운.신채호 지음, 백지연 외 편저 / 창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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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

“아와 비아의 투쟁”등의 문장을 남긴 신채호 선생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그가 품은 사상의 질감과 부피가 잘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독서를 통해 문장에 내려앉은 장막을 걷어내고,

그 문장의 주인인 신채호 선생을 조금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희망을 품은 뜨거운 사람, 신채호

창비의 『한국사상선』는 사상사를 공부하기 위한 자료이면서

동시에 삶과 세계를 다시 묻게 하는 공통교양서로

이 책에 실린 신채호 선생의 핵심 저작들에는 신채호 선생의 숨결과 분노, 탄식과 통곡이 있었다.

그리고 이상하리만큼 선명한 희망도 있었다.

그는 무너진 나라에 서서, 빼앗긴 시대를 통과하며 이 글들을 썼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글은 절망을 말하면서도 절망에 지지 않는 기개를 품고 있었다.


희망이라는 것은 모든 것의 주인이다


독립운동가, 민족주의자, 아나키스트였던 신채호 선생의 혁명은 날카롭고 단호했다. 그러나 희망이 담긴 그의 가슴은 뜨거운 것들로 가득했다.

나라를 잃은 수치, 가난한 사람들의 비참함, 무능한 지식인에 대한 분노,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

그리고 무엇보다 희망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고집이 있었다.

그의 혁명은 추상적인 이념이나 선동이 아니라 펄펄 끓는 피의 외침이었다.

신채호 선생은 안락한 시대에는 희망이 자라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희망의 씨앗은 오히려 고통스러운 시대에 있다.

그는 프랑스, 영국, 미국, 러시아, 일본의 역사를 예로 들며

강국이 된 나라들도 고통 없이 흥한 것이 아니라고 썼다.

거리에 주저앉은 사람들에게 다가가 압제와 패배와 혼란이 오히려 새로운 역사의 계기가 되었으니현재의 고통을 단순한 불운으로만 읽지 말고 희망을 갖자고 말한다.

국가는 있으나 국권은 없고, 인민은 있으나 자유는 없고,

철도도, 우편도, 전신도 우리의 것이 아니기에 대한은 텅 비어 있는 듯하지만 희망이 있다고 외친다.


그리고 희망은 모든 것의 주인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느슨한 위로가 아니다. 오늘을 견디라는 낭만적 문장도 아니다.

오히려 절망 속에서 희망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명령에 가깝다.

그에게 희망은 ‘있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하는 것’이었다.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짓는 것’이었다.

그는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견한 사람이 아니라,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명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망국의 래퍼, 신채호

읽는 내내 놀라웠던 것은 그의 ‘문장’이었다.

선생의 글에는 절묘한 리듬감이 있다.

반복해서 부르고, 몰아치고, 되묻고, 다시 선언한다.

그의 문장에는 박자가 있다. 분노에는 운율이 있고, 탄식에는 후렴이 있다.

“오호라” 하고 탄식하다가도 곧장 독자를 붙잡고 흔든다.

그래서일까?

글을 읽다 보면 문장이 달려드는 느낌이 든다.

그가 만약 21세기에 태어났다면 쇼미 더 머니 무대쯤은 가볍게 찢는

촌철의 래퍼가 되지 않았을까?

짐짓 여유까지 느껴지는 그의 글을 읽다 보면,엄혹한 현실을 그렇게 써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가 대단한 문장가이자 문학가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한 사람, 신채호

신채호 선생은 존경스럽다.

동시에 한 사람으로서의 신채호가 자꾸 마음에 걸렸다.

한 사람이 역사 속에서 너무 큰 이름이 될 때,

그 사람의 개인적 고통은 종종 공적인 의미 속으로 흡수된다.

독립운동가, 민족주의자, 아나키스트, 역사학자, 혁명가.

우리는 그를 '대한민국의 신채호, 만인의 신채호'로 기억한다.

우리는 그를 두고 위대했으며, 희생적이었고, 시대를 앞서갔다고 말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말들이 한 사람의 쓸쓸함까지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신채호는 조국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불태웠지만, 그 불속에 있던 한 인간의 체온은 어디로 갔을까?

대한민국의 신채호, 만인의 신채호를 읽고 난 뒤에 남은 것은

뜻밖에도 그저 한 사람, 신채호의 고독이었다.



희망은 모든 것의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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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운·신채호 - 담대한 수행과 치열한 혁명 창비 한국사상선 22
한용운.신채호 지음, 백지연 외 편저 / 창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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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모든 것의 주인이다‘ -신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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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는 사람을 위한 실행의 기술 - 노력과 의지 없이도 바로 행동하는 뇌 만들기
토야마 미키 지음, 정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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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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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중독 - 행복을 가장한 덫, 행동중독 바로 알기
서보경 외 지음 / 학지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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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산 책 중에 가장 돈아깝다고 느낌.전공 특성상 학지사 책을 많이 보는데 크게 실망했다.
특히 실망스러운 것은 ‘기독교적인 노력이 부족’하다거나 ‘영적 생활을 저해’한다는 식의 특정 종교적 색채가 여과없이 드러난 것이다. 공부하려고 산 책인데 이런 종교색채는 매우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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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층 너머로 꿈꾸는돌 44
은이결 지음 / 돌베개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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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과 아이,

상실과 극복,

안주와 도전,

절망과 희망.

우리는 세상을 이렇게 둘로 나누어 말하는 데 익숙하다.

그래서 그 사이에 있는 상태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시기,

사라진 것도 아닌데 끝났다고 여겨지는 슬픔,

떠날 용기는 없지만 돌아가기도 싫은 마음,

완전히 어둡지도 환하지도 않은 회색의 새벽.

흑백, 음양의 세상에서

이런 ‘사이’에 있는 것들은 이름을 얻지 못한다.

이름이 없으니 설명도 어렵고,

설명이 안 되니 이해의 대상도 되지 못한다.

나는 이런 상태를

삶의 그레이존이라고 부르고 싶다.

아진, 현씨, 아빠, 동주, 해미언니...

청소년 소설 ‘2.5층 너머로’에는

바로 그 그레이존에 멈춘 사람들이 등장한다.

주인공 아진이는

엄마의 죽음과 친구 세나의 갑작스러운 죽음,

그리고 사춘기라는 폭풍을 한꺼번에 맞는다.

2층도 3층도 아닌 계단참에 마음을 내려놓고

누구에게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채

간신히 하루를 통과한다.

겉으로 보기엔

조금 무뚝뚝하고 예민한 아이.

친구들 눈에는 그런 모습만 보이고,

어른들 눈에는 사춘기로만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아진이는

상실과 죄책감, 성장 사이 어딘가에서

정처 없이 떠다니는 중이다.

이 소설이 다정한 이유는

그 애매한 자리에 기꺼이 이름을 붙여 준다는 데 있다.

그 이름은 '2.5층'이다.

2층도 3층도 아닌,

위도 아래도 아닌 그 계단참은

어린이와 어른 사이의 사춘기,

상실과 극복 사이의 애도,

안주와 도전 사이의 망설임을

그대로 품고 있는 공간이다.

작가는 아진을 통해

2.5층에 머무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괜찮아, 아직 거기 있어도 돼.

움직일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

조금 오래 멈춰 서 있다고 해서

실패한 건 아니야.'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말고,

각자가 혼자 건너야 하는 그 시간을

있는 그대로 통과해 보자고.

그리고 이 책은

2.5층 아이들의 곁에 서 있는

우리 같은 어른들에게도

조용한 당부를 남긴다.

쉽게 조언하거나

‘이제 됐지?’라며 서둘러 묻지 말 것,

그 옆에 함께 머물며

마음속 진실을 말해 줄 때까지

기다려 줄 것,

겨우 입 밖으로 나온 말을

고치려 들지 말고

먼저 들어 줄 것.

어쩌면 우리 모두

인생의 어느 시기에

자기만의 2.5층을 지나왔을지 모른다.

혹은 아직도 그 층에 서서

다음 계단을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2.5층 너머’를 덮고 나니

내 곁의 2.5층에 있는 아이들,

그리고 예전의 나 자신이

조금 더 선명하게 보였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삶의 사랑니를 앓듯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견디고 있을

모든 아진이들에게

이 말을 건네고 싶다.

네가 있는 곳은 희뿌연 공중이 아니라

엄연한 2.5층이고,

네가 준비되면

언제든 너를 마중하겠다고.

지금 그 자리에서도

너는 이미 충분히 잘 걷고 있다고.

저마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있다.
자전거를 타고,
개와 산책을 하고,
담배를 피우면서.

혼자여서 마음을 놓고 있다가
어쩌다 시선이 겹치면
모른 척해 주면 된다.
우리가 각자 보낸 시간을 지나
아침이 오고 있었다.

저마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있다.
자전거를 타고,
개와 산책을 하고,
담배를 피우면서.

혼자여서 마음을 놓고 있다가
어쩌다 시선이 겹치면
모른 척해 주면 된다.
우리가 각자 보낸 시간을 지나
아침이 오고 있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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