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틈 이야기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93
브리타 테켄트럽 지음, 김하늬 옮김 / 봄봄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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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은 꼭 아이들만 볼 책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번에 읽은 작은 틈 이야기도 그렇다. 판화로 찍어 표현한 듯한 느낌의 그림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풍부해서 오히려 글보다 그림이 주가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글과 잘 어우러지는 멋진 그림이 담긴 그림책을 만나면 좋은 풍경을 마주했을 때처럼 마음이 편안해지고 감동을 받는다.


  작은 틈이 생겨서 좋았던 사이가 벌어진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어린아이들 또한 그런 경험이 있다. 그림책은 그 속상했던 마음을 비추어서 그냥 묻어버리려고 했던 안 좋은 마음들을 들여다보게 해 준다. 우리가 좀 더 친절했더라면, 응원의 말과 다정한 말, 따뜻하게 배려하는 말을 해줬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짧고 응축된 글귀는 시적이라서 글을 읽고 음미하며 그림을 오래 들여다보는 그 느낌이 좋았다. 표지를 넘겼을 때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던 작은 나무는 페이지를 넘길수록 점점 더 커지고 나뭇잎 또한 더욱 풍성해지는데, 왼쪽엔 싸우고 멀어지는 어두운 세계가, 오른쪽에는 점점 더 밝아지면서 환하고 다정한 세계로 대비된다. 그리고 몇몇 아이들이 어두운 세계를 향해 손을 내밀었을 때 세상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보여준다. 마지막 페이지는 그림이 너무 아름답고 따뜻해서 가슴이 벅찼다. ‘서로가 서로를 위할 때, 사랑과 친절로 쑥쑥그렇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조금씩 더 나아지지 않을까.


  그림책이라 분류는 4-7세 아동으로 되어 있지만 어른들도 가끔씩 꺼내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읽고 난 그림책은 어린 친구들에게 선물하기도 하는데 정말 마음에 드는 그림책은 내 책꽂이에 소장한다. ‘작은 틈 이야기도 그렇다.) 친구랑 싸워서 속상한 아이들에게, 학급에 싸움과 고자질이 넘칠 때, 가만히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천천히 읽어주고픈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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