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그림 읽기
조이한.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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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그림 읽기. 처음엔 그림을 천천히 읽는다는 줄 알았다. 그것도 꼭 틀린 건 아니지만, 다 읽고 나니 그림을 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천천히 알려주마, 라는 뜻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책의 관점이 이처럼 오만불손한 것은 아니다. 아무튼) 저자는 조이한, 진중권 2 명으로 되어 있지만, 총 7개 장 중 한 개만 진중권이 썼고 나머지는 모두 조이한이 썼다. 그래서 진중권의 도발적인 글쓰기 스타일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살짝 실망할지 모르겠으나 조이한의 글쓰기 역시  매우 친근하면서도 진솔해 읽는 재미가 있다.

내용도 만족스럽지만, 이 책의 최대 미덕은 너무나 친절한 눈높이다. 저자의 화법은 매우 독자친화적이고, 구성 역시 세련되고 안정적이다. 형식과 내용이라는 기본적인 개념, 화가의 의식과 작품의 관계 등 그림을 진지하게 대하고자 하는 사람이 처음 부딪히게 되는 고민지점들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각 장의 구성이 체계적이므로 두서없이 읽어내려간 독자라도, 머리말을 다시 뒤적이며 읽은 내용을 정리해볼 수 있다. 진지하게 그림 읽기를 시도하려고 하는 초보자가 읽기에 적합한, 친절하고도 세련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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