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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 0629 에디션 - 생텍쥐페리 탄생 120주년 기념판
생 텍쥐페리 지음, 전성자 옮김 / 문예출판사 / 2020년 6월
평점 :
많은 이들의 인생 책으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고전 명작인 '어린 왕자'는 나에게도 길들여진다는 것을 통해 따뜻함과 슬픔의 씨앗을 어린 시절 알려 주었었다. 올해가 생텍쥐페리 탄생 120주년이라고 한다. 문예 출판사에서 이를 기념하며 출판된 <양장> 어린 왕자 0629에디션을 만났다.

모든 책에서 번역이 중요하겠지만 명작의 진한 감동을 위해서는 번역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문예출판사에서 온 0629에디션은 대한민국 최고 불문학자로 불리던 황현산 선생님이 어린 왕자 37종을 구매하여 읽고 가장 번역이 좋다며 강력 추천하던 전성자선생님이 하셨다. 오래전 번역이 부끄럽다며 손주에게 읽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다시 하셨다 하니 한 구절 한 구절이 매끄럽게 감정을 담아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네 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알게 되겠지!” p90
다시 읽는 어린 왕자는 어린 시절 우리 집 개와의 추억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당시 내게 길들여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맞아주던 우리 집 개는 당연 보물 1호였기에 개가 떠난 후엔 같은 종의 개들을 보면 어린 왕자 속 여우가 떠오르며 내게 여우 같던 우리 집 개가 생각나며 그립곤 했는데...
지금은 장미와 여우가 우리 집 아이들에게 투사된다. 장미처럼 우리 아이들은 내가 돌보아주어야 하는 아직 약하고 어린 존재이기도 하고, 장미의 가시 역할을 하는 울음과 떼쓰기가 있어서 위험하다고 해야 할까?ㅎ 아이들로 인해서 힘들어 지치기도 하지만 나에게 장미의 향기 같은 즐거움과 힘을 준다. 그렇게 세상에 나와서부터 지금까지 내 곁에서 함께 사는 우리 아이들... 세상에는 많은 아이들이 있지만 내가 길들인 나의 아이들은 오직 우리 아이들 셋... 책 속 어른처럼 가끔은 내가 원하는 것만 듣고 싶어 하기도 하며, 우리 아이들이 주는 행복을 망각한 채 작은 일로도 혼 내가면서 순수함에 상처를 주기도 하는 엄마인 나를... 돌아보며 다시 읽는 어린 왕자가 내게 이렇게 다른 생각을 준다 생각 드니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이를 먹고 읽어서 일까? 너무 어린 시절 읽어서 일까? 바꾸거나 비유적으로 생각해볼 상징적 요소들이 이렇게 많은지는 정말 몰랐는데 새삼 한 구절 한 구절 읽으면서 어린 왕자의 작품의 깊이에 빠져들 수 있었다. 뱀, 양, 상자, 어른들, 그림물감 한 상자와 붓, 바오밥나무, 장미 등등 요소 하나하나에 바꾸어 생각해볼 상징적 요소들은 큰 생각의 즐거움을 주었던 것 같다.
어린 왕자가 떠나버린 후의 슬픔은
길들여진 추억의 그리움과 함께
어린이 같은 순수함이 소멸되어 사라진 어른이
느끼는 공허함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며~
문예출판사의 "0629에디션 어린 왕자" 강력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