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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써봤니? - 7년을 매일같이 쓰면서 시작된 능동태 라이프
김민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평점 :
(...) 이 책의 추천사 쓰기에 나만한 인물이 없다. 나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내리 4년간 네이버에서 파워블로거를 따먹었다. 내가 이런 책을 썼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가, 원고를 읽으며 아니다 싶었다. 그는 놀이 삼아 블로그질을 했다. 나는 일의 연장이었고. 그가 나보다 고수다. 그에게 노는 법을 배워야겠다. 행복해지려면 그처럼 잘 놀아야 한다. 놀이 삼아 읽을 책이다.
- '놀자' 황교익(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의 추천사대로 이 책은 '잘 노는' 김민식 PD가 잘 노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한 마디로 유쾌하고 가볍다. 글을 쓰는 것을 동경하며 많은 작법 책들을 읽어봤지만, 이처럼 현실적인 책은 처음이다. 작가라는 사명감이나 부담 없이 하는 말이기에 오히려 더 와닿는다. 그가 예찬(?)하고 있는 매체인 '블로그' 같다. 전문 요리 책에 나온 레시피는 따라 할 엄두가 나지 않지만, 블로거들의 레시피는 준비물도 간단해보이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 이 책도 '나도 한 번 써볼까?'라는 마음을 갖게 한다.
저자인 김민식 PD는 가장 먼저 '나는 무엇을 할 때 즐거운가?'를 찾으라고 한다. 인생을 사는 즐거움은 재미에서 나온다며, 놀고 있는 자신을 한심해하지 말고 스스로 더 잘 놀도록 격려하라고 한다. 미래의 기회를 만드는 것은 '일하는 나'가 아니라 '노는 나'일 것이니 즐거운 일을 찾으라고.
'자신이 즐거운 일을 해라.'
사실 이 조언은 평범하고 뻔하다. 누구는 즐거운 일을 하고 싶지 않겠는가. 나의 문제는 즐거운 일이 없다는 거다. 뭘 해도 끈기 있게 할정도로 즐겁지가 않다. 삶에 대한 의욕이 없는 사람에게 즐기라니... 재미 있게 살라니.... 운동할 의지가 없는 사람에게 운동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것과 같은 경우다. 여기서 끝난다면 이 책은 아무 감흥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이 책이 현실적이라고 하는 이유는 그 다음에 있다. 작가가 글쓰는 데에는 동기도 중요하다고 한다. 돈 얘기를 하면 천박하다는 얘기를 듣지만, 금전적인 동기도 글을 쓰는 데에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나 같은(즉, 자본주의의 노예) 사람에게는 가장 유혹적인 문장이었다. 돈을 쓰지 않는데, 사람들에게 인정 받을 수 있는 취미, 딱 내가 찾던 것이다.
돈은 없는 데, 벌기는 싫다. 그러니 쓰지 않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막상 돈을 안 쓰려니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할지 막막하다. 여행을 간다고 해도 먹고 마시고 자려면 돈이 필요하다. 결국 경험도 돈으로 사는 것이다. 돈을 쓰지 않으려면 집이나 도서관에 틀어 박힐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저자는 '블로그에 글쓰기'라는 또 다른 돈 안 드는 취미를 알려주는 것이다. 심지어 이 취미는 돈을 벌게도 한다. 이 얼마나 실용적인 취미인가.
이런 마음으로 쓰는 글은 무거운 글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읽고 나서 세상과 사회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들거나 아니면 인간에 대하여 탐구한다거나 그런 거창한 글들만 좋은 것이 아니다. 그저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전할 뿐인데, 그런 소소한 일상을 흥미롭게 여기는 자세를 배울 수 있다. 풍요로운 일상을 꾸며봐야지하는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니 나도 한 번 써 봐야겠다.
마음으로만 그치지 않고 정말 내가 매일 쓸 때, 이 책은 최고의 실용서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