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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대니얼 길버트 지음, 서은국 외 옮김 / 김영사 / 2006년 10월
평점 :
참여하고 있는 독서 모임 '오독오독'에서 12월의 책으로 선정되어 읽게 된 책이다. 심리학을 이중전공하며 인지 심리학, 사회 심리학, 기억 심리학 등 전공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책의 대부분은 들어본 내용이었다. 그래서 인지 및 심리학적 지식들을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읽어 내려 갔다.
하지만 '행복'에 대한 주제는 다소 낯선 논의였다. 늘 행복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본 적은 없다. 누군가 "행복이 뭔데?"라고 묻는다면, 나는 한참을 생각하다 "행복은.... 그냥 행복한 거지!"라고 대답할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행복은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무언가를 지칭하기 위해 우리가 편의상 이름붙인 단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감정적인 행복의 본질을 경험이다. "왜 그런 느낌 알죠?"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느낌인 것이다. 주관적인 느낌을 객관적으로 측정해내기는 어렵다. 과학자들이 개발한 방법론적, 개념적 도구를 이용하여 수많은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측정해 완성도를 높일 수는 있으나 완벽하지는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행복에 대한 연구를 멈출 수는 없다. 사람은 행복하기를 원하고 행복 외에 바라는 모든 것은 수단일 뿐이기 때문이다. 인간 욕구의 본질에는 행복에 대한 추구가 있다.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 궁금해 한다.
제목만 보면 '이 책을 읽으면 행복해 질 수 있다!'라고 광고하는 흔한 심리지침서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책들을 읽고도 왜 우리가 행복해지지 않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과학적인 연구 결과들과 흥미로운 실험들을 토대로 미래를 상상할 때 흔히 범하는 오류를 지적하며, 우리가 무엇이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줄 지 모르는 이유에 대해 답을 제공한다.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는 사람들보다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에 대한 해답을 찾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