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내가 본 미래 - 데이터 테크놀로지 시대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
마윈 지음, 알리바바그룹 엮음, 최지희 옮김 / 김영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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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업이나 경영 관련 소식에 늘 한 발 늦다.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풍부하고, 산업보다는 문학이나 예술에 더 관심이 많다. 세상의 변화에 둔감하며,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는 보수적 성향이 강하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인재상이 아니란 것을 알지만,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내 성향이 어떻든 세상은 변한다. 나는 알아채기도 벅찬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마윈'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작년이었다. 2016년 9월 6일, 'G20 항저우 정상회담 공동성명'이 공식 발표되었을 때, 그가 제창한 eWTP가 포함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eWTP가 무엇인가? 세계전자무역플랫폼Electronic World Trade Platform의 영문 약자다. 현재의 WTO(세계무역기구)를 보완한 것으로 무역 장벽을 철폐하고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중소기업 및 신생기업들에게 개방된 무역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이른바 '인터넷 실크로드'다. 이 단어에 책에서 말하고 있는 그의 생각의 핵심이 다 담겨 있다. 

가장 핵심적인 생각은 '무역'이다.  

내가 이해하는 무역이란, 어떤 방식을 통해서든 전 세계에서 물건을 사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물건을 파는 것이다. 과거의 무역규칙은 대기업을 위한 것이지만 미래의 무역규칙은 법의 테두리 안에 있는 모든 구매자와 판매자에게 적용되어야 하며 모든 사람에게 무역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예컨대 집에 땅이 조금 있어 그 땅에서 생산한 농산품은 이 플랫폼을 통해 자기가 사는 동네뿐만 아니라 현도에서 팔고 더 나아가 세계 각지에서 팔 수 있어야 한다. 전 세계 소비자 역시 세계 각지의 상품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무역은 개개인의 권리이며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낮에는 노동을 하고 밤에는 매매를 할 수 있다.(48)

그는 무역을 개인화시키고 있다. 중고나라에서 물건을 사고 판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쉬울 것이다. 알라딘 중고 서점에 가서 책을 팔아본 적이 있다면 더욱 이해가 빠를 것이다. 내가 가진 것을 내가 직접 파는 것, 내가 필요한 것을 내가 직접 사는 것이다. 다만 상품이 중고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일 뿐. 누구나 구매자나 판매자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당신들 플랫폼은 무료군요. 당신 회사는 아주 작군요.” 미국에 상장할 당시 사람들은 또 말했다. “알리바바는 아마존처럼 전자상거래를 하는군요.” 미국인이 생각했을 때 아마존이 유일한 전자상거래 방식일테지만, 우리는 아마존과 다르다. 우리는 스스로 물건을 매매하지 않고 중소기업이 물건을 매매하도록 도울 뿐이다. 알리바바 플랫폼에서 매일 1000만 개 소기업들이 거래를 한다. 우린 직접 배송하지 않고 매일 200만 명의 사람이 우릴 도와 3000만 개의 상품을 배송한다. 우리는 창고가 없지만 중소형 물류회사가 수많은 물류창고를 관리하도록 돕는다. 우리는 어떤 상품도 보관해두지 않지만 3억 5000만 명의 바이어가 있고 매일 1억 2000만 명의 소비자가 우리 사이트를 방문한다.

인터넷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는 쿠팡, 위메프, 티몬 같은 '소셜커머스(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이루어지는 전자상거래)'가 낯설지 않다. 간단히 말하면, 그는 이러한 거래를 더욱더 개인화시키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려는 것이다. 단순무모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전 세계 60억 인구가 개인적으로 거래를 한다니!  

이런 그의 상상력과 추진력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그는 '돈을 벌기 위해' 혹은 '창업을 위해' 일을 시작하지 말라고 한다. 그는 사명감을 가지고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라고 권한다.

앞으로 기회는 어디에 있을까요? 알리바바는 기회는 언제나 가장 문제가 되는 곳, 가장 걱정이 되는 곳에 있다고 늘 확신합니다. 얼마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따라 얼마나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지 결정됩니다.

성공한 사람의 스토리는 사실 뻔하다. 남들은 놀 때, 그들은 열심히 일했다. 남들이 그냥 지나치는 것을 면밀하고 성실하게 탐구했다. 넓은 시각과 통찰력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본다. 사람들이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그래서 성공한다. 그리고 남의 성공 스토리는 내가 자괴감에 빠져 있는 절망의 시기만 아니라면 꽤 들을 만하다. 그들의 통찰력을 전수 받아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 그러면 희망을 품고 하루에 25조를 번 마윈의 통찰력을 전수받아 보자. 더 영리하게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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