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말하듯 숫자도 의사소통을 하는 수단이다. 다만,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것을 표현하는 수단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소통을 할 필요가 있을 때 사용되는 수단이다. 숫자를 사용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 세계의 법칙을 찾아내고 정의함으로써 여러 사람이 납득할 수 있는 객관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과학이 발전하고, 문명이 생긴다.
이렇게 객관적인 숫자를 사용해서 자연 세계를 표현한다면, 그 목적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쉽게 떠오르는 것은 역시나 '거래'이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서로 납득할 수 있는 거래를 하기 위해서, 각각 거래하고자 하는 재화의 가치를 측정해야 한다. 바로 이 때, 단위가 생겨난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단순한 설명이지만, 가장 보편적인 단위인 도량형 단위의 탄생을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