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 다시 만난 겨울 홋카이도 윈터홀릭 2
윤창호 글.사진 / 시공사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겨울이다. 그러니 겨울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 온라인 서점들의 여행 MD들의 마음을 후벼팠던 책이었을까? 윈터홀릭은 11월 말의 출간과 동시에 두 달이 훌쩍 지난 지금도 MD들의 추천 도서 표딱지를 달고 사람들을 손짓하는 책이다. 일본과 겨울이라는 두 단어가 더해졌을 때의 모범 답안이라 할 수 있는 곳, 홋카이도와 윈터홀릭이 만났다. 두 단어만으로도 겨울 냄새가 진동함을 느낀다.


 책의 표지는 손이 시릴만큼 하얗고 예쁘다. 오른편 상단의 등불이 겨울의 따스함과 은은함을 더해준다. 표지만으로도 충분히 사람들의 마음을 휘저어 놓을 수 있는 책이 얼마나 될까? 제목, 표지, 지역 선정. 이 세 가지만으로도 20대 중반 여자의 가슴을 콩닥콩닥 뛰게 하고 책을 넘겼을 때의 세계에 대한 기대를 더 키우게 하는 책. 이 책은 그래서 매력있다.

 

 저자는 아저씨다. 첫 이야기를 읽으면서 책 표지로 돌아가 작가의 이름을 다시 보았다. 무덤덤하면서도 조금은 섬세하고, 무심한 듯하면서도 배려하고 있는 모습이 참 친절한 아저씨 작가의 모습이다. 찬 바람에 꽁꽁 얼어버린 손을 살짝 잡아주는 커다란 손이 이 책의 글이라고 하면 될까? (다시 읽어보니 지나치게 감상적인 표현이 되어버렸긴 하지만.) 섬세한 여성의 느낌이 이 글에 녹아 있었다면, 윈터홀릭은 그 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다. 비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가을 바람이 아니라, 대놓고 불어대는 찬바람같은 느낌이라 더 좋았다는 말이다. 겨울의 무심함이 그렇게 이 책에 묻어나 있었다. 무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지근하게 따스한 느낌.

 

 윈터홀릭. 저자는 홋카이도로 여행을 떠난다. 최북단 왓카나이부터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하코다테까지. 겨울의 홋카이도라는 하얀 공간에서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홀로 걷고, 사색에 잠긴다. 뜨거운 라멘을 먹었다거나, 호텔에서 만난 여자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우연히 들어간 이자카야의 주인과 함께 여행을 한 이야기 등은 소소한 인간미가 느껴지면서도 일본, 홋카이도, 홀로 하는 여행이라는 세 요소의 매력을 쏙쏙 끌어다 준다.

 

 봄이나 가을이 아니기에 그의 이야기는 더욱 하얗게 어울린다. 그래서 윈터홀릭이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첫 윈터홀릭에서 그가 겪은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지만, 어렴풋이 짐작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윈터홀릭. 내년에는 어떤 겨울을 그가 이야기할지 궁금해진다. 홋카이도보다 더욱 춥고 무덤덤하면서도, 손의 온기가 살며시 느껴질 수 있는 그런 옅은 따스함이 있는 윈터홀릭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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