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나무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26
이승우 지음 / 민음사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같은 작가의 장편을 몇 개 읽었는데, 나로서는 크게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었다.

 아주 천천히 여유있게 진행되는 문장이 느긋하다면 느긋하고 지루하다면 지루했다. 인물들 사이의 관계, 그 관계에서 파생되는 감정, 뭐 그런 것들을 대할 때마다 느끼게 되는 그 어떤 올바름이 좋다면 좋고 뭔가 부끄럽다면 또 부끄러웠다. 그러니까 그때까지 나는 이 작가의 작품이 좋기도 하고 같은 이유로 안 좋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단편은 또 좀 달랐다. 결론지어 말하자면 나는 단편이 더 좋다. 이 작가의 경우에는. 좀 카프카스럽긴 한데.... 뭐라 말할 수 없이 곤혹스럽고 이해하기도 풀기도 어려운 상황 속으로 주인공을 빠뜨리는 과정도 재미있고 그대로 난감하게 끝나버리는 방식도 나쁘지 않다. 쉽게 속내를 다 드러내버리는 작가란 무척 지겹지 않은가 말이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아버지가 제 구실을 못하고 때로 없기도 하다는 것(그나마 없는 편이 나아 보이기도 한다.),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곤혹스러움, 집안 사정으로 인한 여자 친구와의 결별 등이 이승우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모티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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