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네즈 - 제2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전혜성 지음 / 문학동네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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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김혜자와 최진실이 출연한 연극의 원작이다. 연극의 원작으로야 더할나위 없이 좋은 듯하다.

소설으로서는 그저 그렇다. 이 책이 나오고 연극으로 공연하고 할때는 희생적이고 헌신적이지 않은 새로운 엄마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고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를 아주 솔직하게(끔찍한 관계, 애증의 관계로) 그려낸 탓에 각광받았던 듯하다.

그러나 나는 아무래도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멤피스로의 화려한 외출"이라는 미국 작가의 소설과 비슷하면서 그 소설만 못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문학동네 신인상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요모조모 살펴봐도 최근 수상작인 천명관의 "고래"와는 비교도 할 수 없고 1회 수상작인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나 조경란의 "식빵굽는 시간"에 비해서 문장력이 떨어진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부모와 자식간의 애증은 진짜 작가가 겪었다, 사실 그대로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사실적이었고 그래서 지긋지긋했다. 심리묘사나 상황묘사나 끔찍할 만큼 리얼했다. 그러나 그 밖에는, 글쎄, 무엇이 있는가. 정말 신인이라는 생각이 드는 문장. 무엇보다 안 좋은 것은 나의 경우 결말이었다. 그래서, 엄마를 참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건데, 어째서? 그 어째서가 전혀 설명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어째서가 빠진 이 작품은 그냥 넋두리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당시엔 남들이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면서도 차마 말하지 못하는 것을 속 시원히 털어놓아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이제는 그저 그런 소설. 소설이 소설 자체의 완성도를 지녀야 한다는 것, 어떤 보편적이고 항구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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