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正義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
리 호이나키 지음, 김종철 옮김 / 녹색평론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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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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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이노베이션 -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의 선택
헨리 체스브로 지음, 이예지 기획 / mysc(엠와이소셜컴퍼니)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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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이노베이션'은 오래된 지혜의 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의 의미를 21세기에 활동하고 조직들이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게 한다.


기업 생존 조건의 변화

기업 생존과 지속가능성의 조건이 달라지고 있다. 이전에는 대규모 시설, 장비, 인력을 핵심으로 하는 '개별 기업의 규모화와 사업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승자독식의 원칙 아래 피라미드의 정점에 서는 것만이 기업 성공의 중요한 목표로 여겨졌다. 수직계열화된 시장 구조를 만들고, 기업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 경영 전략의 핵심이었다. 주주 가치의 극대화라는 명목 아래 이윤 창출을 위해서는 기업의 제품, 서비스, 경영 전략이 가져오는 사회적 파급력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한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기업의 존재 가치로서 '사회적인 것'의 의미를 묻고 있다. 실천 여부를 떠나 '윤리 경영'은 기업의 마케팅의 핵심 키워드이자 생존의 필수 요건이 되었다. 갑질로 낙인찍힌 기업이 한순간에 몰락했다는 뉴스를 보더라도 더 이상 낯선 일로 여기지 않는다.


ESG는 최근의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는 핵심적인 화두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 한때 비재무적인 요소로 치부되며 무시되었던 '환경', '사회', '지배 구조'가 지금은 기업의 생존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핵심적인 평가 기준으로 부상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를 비롯한 행정의 영역도 마찬가지다. 이전에는 '장'을 필두로 한 관료 집단의 기획과 구상만으로 수립된 제도와 정책, 예산을 아래로 쏟아부었다. 민간 영역은 이를 실행하고 집행하는 역할에 그쳤다. 그뿐만 아니라 행정은 다양한 민간 조직들을 지시와 명령, 통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았다. '감사'와 '지도'가 중요한 관리의 수단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행정의 영역에서 '거버넌스' 혹은 '협치'라는 아젠다가 부상했다. 명목상으로라도 중앙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거버넌스를 내세우지 않는 곳이 없다. 각종 위원회에 민간이 참여하는 것이 필수가 되었다. 참여 예산 등 아래부터의 정책과 예산 수립 과정을 제도화하고 그 비중을 늘리려는 노력이 당연시되고 있다.


패러다임으로서의 오픈 이노베이션

바야흐로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조직 이론의 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이를 위한 철학과 방법론에 대한 국내의 논의는 아직도 부족하다. 기업과 행정이 내세우는 구호에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기업과 행정의 '수단'과 '도구'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안고 있다.


헨리 체스브로의 <오픈 이노베이션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의 선택'>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진정을 갖고 혁신을 부르짖는 기업, 그리고 행정이 꼭 검토하고 반영해야 할 사항들을 다루고 있다.


기업의 성공한 제품과 서비스가 왜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시장에서 이렇게 빨리 도태되는가, 기업 내부의 혁신 노력이 사업의 성과로 이어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업의 누적되고 축적된 정보와 지식, 학습이 왜 새로운 가치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가, 기업 문화를 개선하고자 노력이 왜 실제로 조직 운영과 경영에 반영되지 못하는가, 정부와 지자체의 협치 사업의 성과가 왜 지지부진한가, 거버넌스를 표방하는데도 왜 여전히 민간 영역은 자신들을 행정의 들러리라고 여기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실마리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또한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틀 안에서 현대 사회에서 개인, 조직이 지속 가능하기 위한 조건으로 회자되는 'ESG', '개방성' '회복탄력성', '공유 가치', '생태계', '애자일', '거버넌스', '민주적 리더십', '커뮤니티'의 필요성과 맥락이 제자리를 잡는다.


그런 점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단지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하나의 방법론이 아니다. 지금 이 시대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과 조직이 갖추어야 하는 개념적인 도구와 방법론이 포함된 패러다임이다. 이렇게 인식할 때 오픈 이노베이션의 가치와 필요성, 적용 지점, 시사점을 제대로 짚어 낼 수 있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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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
추정경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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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림 : 다산책방에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아무리 객관적으로 서평을 작성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이런 사실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는 어떤 '심증'을 갖게 한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책에 대한 평가와 감상은 어떤 면에서는 모두 '주관적'일 수밖에 없음을 고려할 때, 그러한 심증을 떨치게 만들기보다는, 그러한 심증에도 불구하고 제 감상과 평가를 쓰고자 했습니다


줄거리

카지노에 기생하며 사는 이들을 대상으로 돈벌이 하는 '캐딜락 전당사' 직원 장진. 장진은 뜻밖의 사건과 만남을 통해 공간과 시간을 가로지르는 자신의 능력을 서서히 자각한다. 이와 함께 그 능력을 이용하려는 '조직'과 그 능력으로 인하여 지옥 속을 살며 복수심에 불타는 또 한 사람이 추적해온다. 장진은 자신을 지키려는 사람들과 이용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 능력의 힘과 파괴력을 목격한다.

감상


사람이 나고 가듯이 재능이라는 것도 꽃피우다 지는 거죠. 재능이 아니라 저주일 수도 있지만.

<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 111쪽

<내 이름은 망고>(2011), <검은 개>(2019), <월요일의 마법사와 금요일의 살인자>(2020)을 쓴 추정경 작의 장편소설 <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다산책방)는 '재능' 혹은 '능력', '힘'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 '장진'이 가진 초월적 능력으로 인해 그 힘의 빛과 어둠의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런 능력을 가진 이가 그 혼자만은 아니고, 그 빛과 어둠의 모습을 목격하는 것이 그만은 아니지만, 오롯이 장진만이 축복과 저주 사이에서 갈등한다.

내가 보기엔 그건.... 칼이다. 아주 예리하고 위험한 칼. 어떤 사람은 공간을 이동하는 데 쓰겠지만 또 어떤 사람은 누군가를 베는 데 쓸 거고, 그 둘의 차이는 크지. 이해 가냐? <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 91쪽

장진의 보스인 '성 사장'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공간과 시간을 컨트롤할 수 있는 진의 능력(재능)은 양날의 검이다. 장진이 갈등한다는 것은 그 칼의 양면성을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와 다르게, 소설 속의 어떤 이들(예를 들면 김 사장, 박 원장, 최 상무)은 그 능력을 빌미로 작은 쾌락에 취해 깊은 타락에 빠져들어 저주 속에서 산다.

우리는 흔히 힘과 능력, 재능을 동경한다. 그것들을 가지면, 그것들이 나를 '확장'시킨다고 여긴다. '나'를 넘어서 나보다 더 큰 무언가를 가능케 하리라 생각한다. 내 '욕망', 내가 원하는 것을 내 뜻대로 할 수 있게 되리라 믿는다.

하지만 <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의 이야기는 그러한 동경과 열망이 한편에서는 얼마나 나뿐만 아니라 나와 연결되어 있는 이들을 위험하게 만드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힘과 돈이 깊숙이 연결되어 있는 세상에서 힘을 이용하여 '돈', '생명'(욕망)을 얻고자 하는 이들의 비참함은 심 경장과 한 회장처럼 그 욕망의 의도가 선하든, 그릇되든, 별반 다르지 않다.

다른 한편으로 재미있는 점은 성 사장이 말한 그 칼의 능력과 쓰임을 결정하는 것은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진에게 그 능력을 제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어설픈 스승들은 '자유의지'에 달렸다고 진에게 가르친다. 하지만 이야기의 결말에 이르면, 결국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칼의 쓰임을 결정한다. 어떤 의미에서 '운명'이란 나와의 인연으로 이어진 '사람들'의 고리를 따라가는 것이다.


이런 주제들과 의미들은 SF 장르와 잘 어울린다. 때로는 현실의 정밀한 모습은 현실의 비합리성을 목격하는 것에서 드러나기도 하는데, 문학의 영역에서는 SF가 가장 유력한 장르다. 왜냐하면, 아무리 논리성과 합리성을 전제하는 SF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현실의 경계 밖에서만 성립하는 사건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의 가독성도 인상 깊다. 쉽고 빠르게 읽힌다. 단문 중심의 건조한 문장들이 이어진다. 흡사 '저널리즘 글쓰기'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다. 이런 속도감 있는 읽기가 가능한 이유 중에 하나는 작가가 이야기를 '설명하기' 보다 '보여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책 소개의 'SF 누아르'라는 문구에서 '누아르'라는 단어가 책의 장르보다는 추정경 작가의 문체에 더 어울리는 의미라 생각한다.

이야기의 장르적인 분위기와 빠른 속도감, 문체 등은 읽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이 소설의 장면 장면이 영화의 시퀀스처럼 그려졌다. 영화적인 요소와 사건들이 가득하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로 어떤 배우가 그려지기도 하고, 어떤 배우가 배역을 맡으면 좋을까 생각하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추정경 작가. 이번 소설을 통해 처음 들어본 이름이다. <내 이름은 망고>로 제4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이력이 이채롭다. 청소년 문학에서 SF 혹은 SF 누아르까지. 도서관에서 그의 책을 좀 더 찾아 읽어보려 한다. 다음 책은 <검은 개>로.


조수석에 앉은 진은 하늘의 구름을 향해 손을 뻗어보았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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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속으로 - 한국 문학사에서 지워진 이름. 평생을 방랑자로 산 작가 김사량의 작품집
김사량 지음, 김석희 옮김 / 녹색광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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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아름다운 책.

일제 시대 '일본어'로 글을 쓴 작가 김사량. 도쿄-경성-강원-베이징을 배경으로 이어지는 글들. 글의 느낌은 여리고 감성적이지만, 그가 담아내는 이야기들은 마음을 서늘하게 만들고 뒤흔든다.

특히 수록작 '풀이 깊다' 배경 묘사와 이야기, 주제의 조합은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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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틀리프 두트바일러 - 스위스 최대 협동조합 미그로 창시자 일대기
쿠르트 리스 지음, 김용한 옮김 / 북바이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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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와 목적을 지향점 삼아 망망대해를 항해한 어느 성공한(!) 사회적경제기업(협동조합) 경영자의 모험담. 지금 우리에게는 두트바일러와 같은 기업가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나 절실하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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