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의 보스인 '성 사장'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공간과 시간을 컨트롤할 수 있는 진의 능력(재능)은 양날의 검이다. 장진이 갈등한다는 것은 그 칼의 양면성을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와 다르게, 소설 속의 어떤 이들(예를 들면 김 사장, 박 원장, 최 상무)은 그 능력을 빌미로 작은 쾌락에 취해 깊은 타락에 빠져들어 저주 속에서 산다.
우리는 흔히 힘과 능력, 재능을 동경한다. 그것들을 가지면, 그것들이 나를 '확장'시킨다고 여긴다. '나'를 넘어서 나보다 더 큰 무언가를 가능케 하리라 생각한다. 내 '욕망', 내가 원하는 것을 내 뜻대로 할 수 있게 되리라 믿는다.
하지만 <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의 이야기는 그러한 동경과 열망이 한편에서는 얼마나 나뿐만 아니라 나와 연결되어 있는 이들을 위험하게 만드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힘과 돈이 깊숙이 연결되어 있는 세상에서 힘을 이용하여 '돈', '생명'(욕망)을 얻고자 하는 이들의 비참함은 심 경장과 한 회장처럼 그 욕망의 의도가 선하든, 그릇되든, 별반 다르지 않다.
다른 한편으로 재미있는 점은 성 사장이 말한 그 칼의 능력과 쓰임을 결정하는 것은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진에게 그 능력을 제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어설픈 스승들은 '자유의지'에 달렸다고 진에게 가르친다. 하지만 이야기의 결말에 이르면, 결국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칼의 쓰임을 결정한다. 어떤 의미에서 '운명'이란 나와의 인연으로 이어진 '사람들'의 고리를 따라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