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게도 재충전의 시간이 주어졌다.

일 년 간 매일, 피아노연습과 요가를 해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대에 차서 아이들에게 물었다. 엄마가 매일 한 시간씩 피아노를 치고, 한 시간씩 요가를 한다면 일년 후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 늘 시크한 아이들은 "뭐 어떤 사람이 돼? 일년간 한 시간씩 피아노 치고, 요가한 사람되겠지" 한다.

물론 너무나 맞는 얘기.  그래도 일년후에 건강도 찾고, 마음의 여유도 찾은, 조금은 멋진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오늘 오후에 조금 시간이 나서 피아노 연습을 시작했다. 너무 오랫 만에 피아노 앞에 앉으니 막막하다. 무슨 곡을 쳐야할지. 쉬운 곡 부터 시작하자 싶어 악보를 꺼낸 쇼팽 왈츠 a minor. 이 곡은 쇼팽의 곡 중에 이런 간단한 곡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악보가 쉽고 난이도는 낮은 편이지만... 듣기는 너무나도 "쇼팽"이라 취미로 피아노 치는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곡이다. 물론 쉽다고는 하지만 한 번에 연습없이 완벽히 치기엔 어려운 부분도 있다. 엄지처리가 쉽지 않은 아르페지오 패시지. 그리고 둔해지거나 뭉개지기 십상인 꾸밈음들..부분연습이 필요하다. 그런데.., 오늘의 복병은 종아리.. 페달을 오랫만에 밟았더니 다리가 당기면서 쥐가 나더라는.. 운동이 필요하다.

그리고 짐노페디 1번. 노르망디의 아름다운 도시 옹플레르 출신의 작곡가 에릭 사티의 음악. 작곡가 스스로 자신의 음악을 "가구음악"으로 칭하기도 했지만, 씨에프 배경음악 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곡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30년전에 개봉했던 영화, 101번째 프로포즈에서 문성근이 첼리스트 김희애에게 잘 보이기 위해 더듬더듬 피아노를 치는 장면애서 연주했던 음악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기도 하다.

사실, 오늘 연습의 하이라이트는 바하 아니 마돈나와 "신원 불명의 미소년" 발견이다. 바하 프랑스 조곡이 문득 생각나서 정말 수 십 년만에 악보를 열었는데... 책 갈피에서 아주 오래된 잡지의 한 페이지를 찾았다. 마돈나 때문에 찢어놓았을가? 아님 이쁜 소년때문이었을가? 도무지 소년이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구글 이미지 검색도 돌렸건만 찾아지진 않았다. (글렌 메데이로스일까 했는데, 더 미소년이기도 하고... ) 라이크 어 버진이 1983년 노래라니... 거의 40년동안 바하 음악속에 숨어있었네. 바하와 마돈나라니... 십대초반의 나...귀엽다.



대체 너는 누구니?



기사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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