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에 정리한 책 두 권


 조영남의 대작 논란과 법정 공방을 다룬 책.

 미학오딧세이 이후에 진중권의 책은 꾸준히 읽어왔는데... "미학작가" 로서의 그의 글은 명징하고, 공감된다.


조영남을 둘러싼 모든 논의를 세심히 따라가 보진 못했으나, 나 역시 예술적 평가나 도의적,윤리적 문제는 별개로 하고, 조영남이 검찰에 기소되어 법정에 서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작가의 개념이나 친작의 문제에 대해서 르네상스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간명하게 잘 정리가 되어있고, 최근 조영남을 비판해 온 논자들에 대한 반론도 잘 개진되어 있다. 하지만, 모든게 이렇게 단순하고 분명할까? 많은 미술계 전문가들이 이렇게 쉽게 논박이 될 논리로 논의를 전개하였을까? 의문이 든다. 이 책에 언급된 두 분을 곧 만날 일이 있는데, 그 분들의 의견도 한번 들어봐야 겠다. 










 구석에 오래 꽂여있었던, 엄청난 두께가 압박하는 이 책을 한 번 훑어나 보고 정리해야 겠다 했으나 읽다보니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어서 나름 꼼꼼히 읽게되었다. 40대 후반까지 고교 생물 교사였던 알렉스  제니가 처녀작으로 내 놓은 작품인데, 단 번에 공쿠르 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20세기를 살고 있는(걸프전이 시작되는 91년이 시작이다) 화자가 2차세계대전, 인도차이나 전쟁, 알제리 전쟁 등 세 번의 전쟁을 참전했던 퇴역군인 빅토리앵 살라뇽에게 수묵화를 배우면서 그의 회고록을 정리하는 포맷으로 되어있다.  


결국은 예술이, 사랑이 너를 구원할 거야? 


전쟁이 주제인 소설인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전쟁의 묘사가 아니라 화자가 친구들을 초대하여 저녁을 대접하는 장면.  슈퍼마켓에 손질된 정육대신에 시장 중국정육점과 아프리카 정육점에서 내장, 닭볏,양머리 등을 사와서 내 놓는 원색적이고 충격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언뜻 언뜻 나오는 드골의 대한 냉소? 근래 드골과 앙드레 말로, 언어의 힘을 강조하는 분을 자주 뵙다 보니....


"프랑스는 그 대문자 F를 가지고 나를 고양시켰다. 드골이 발음하는 것 같은 대문자 F. 이제는 감히 누구도 더 이상 그렇게 발음하려고 들지 않는다. 대문자 F. 그런 발음을 더 이상 누구도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빅토리앵 살라뇽을 만난 이후부터 내가 말하는 대문자 F에 질렸다. .....나는 빅토리앵 살라뇽을 알게 된 이후부터 걸핏하면 대문자 F를 발음했고, 드골처럼 대문자 프랑스에 대해 말을 하게 되었다. 드골은 대단한 거짓말쟁이에 뛰어난 소설가로, 우리는 그가 쓴 단 한문자, 단 한 단어에 의해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닌데도 우리가 승리자인 것처럼 믿었다. 문학적 힘을 지닌 표현으로 그는 우리의 굴욕을 영웅주의로 변형시켰다. 누가 감히 그를 믿지 않을 수 있었을까? 우리는 그를 믿었다. 그는 말을 너무나 잘했다. 그것은 너무나 적합한 말이었다. 우리는 승리했다고 아주 굳건히 믿었다. 그리고 승리자의 테이블에 안주하려고 왔을 때 우리의 부를 과시하기 위해 개를 데리고 왔고, 우리 힘을 보여주기 위해 개에게 발길질을 했다. 개는 끙끙거렸고, 우리가 계속 개를 때리자 개가 우리를 물었다."(p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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