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형제 (보급판)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허삼관매혈기의 작가 위화.
내가 읽은 그의 소설은 그것뿐이었다.
문고판 책을 고르던 도중 위화의 책이 나왔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래서 이번 여름휴가 때 읽어볼 생각으로 주문을 했다.
처음엔 읽기가 좀 힘들었다.
다른 이유 때문은 아니었고, 그저 재미가 조금 없었다고나 할까.
그러다 본격적으로 휴가가 시작되었고,
비행기, 배를 타는 시간에 나는 그의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란과 송범평의 얘기가 나오면서부터는 책읽는 속도가 급속히 빨라졌다.
초반부의 문화대혁명의 시기는 우리나라가 겪었던 한국전쟁으로 인해 동질감이 느껴졌고,
중반부의 이광두가 돈을 버는 모습은 역시 우리나라가 겪었던 압축성장으로 인해
이 배경이 중국인가 한국인가 생각할 정도였다.
위화도 작가의 말에서 그런 말을 하고 있다.
유럽에서 400년 걸릴 경제성장을 중국은 40년만에 이루었다고.
한국도 마찬가지였고, 중국도 그렇듯이,
무엇이든 급하게 진행되다 보면, 그 속에서는 쉽게 무시하고 지나치는 것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소설 '형제'는 그렇게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게 무엇인지 담담하게 보여준다.
너무나 담담해서 그게 때론 너무 잔인할 정도로 묘사된다.
등장인물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모습에선,
속에서 울컥하는 마음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우리가 잊고 지나쳤던 건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하는 위화의 소설.
휴가 때 읽기 딱 좋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