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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의 귀환- 신자유주의의 우주에서 살아남는 법
김태권 지음, 우석훈 / 돌베개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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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소울메이트 - 내가 누군지 알아봐줘서...
조진국 지음 / 해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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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해서 한번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책 그러나 생각만으로는 사랑은 오지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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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튀어! 1 오늘의 일본문학 3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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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은 엉뚱한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은근히 드러내는 걸로 유명하다. 이라부 의사와 마유미 간호사 콤비가 나오는 <공중그네>, <인 더 풀>, <면장선거> 시리즈를 통해 오늘날 일본을 살아가는 개인들의 심리적 문제를 풀어낸 오쿠다 히데오. 이번에는 초등학생의 눈으로 일본 사회를 바라본다.

 

<남쪽으로 튀어>는 사회주의 운동권 출신 우에하라 이치로를 아버지로 두고 있는 초등학교 6학년생 우에하라 지로가 1년 동안 겪는 이야기를 엮은 성장소설이다. 첫사랑, 동정, 불량학생의 괴롭힘 같은 에피소드를 통해 지로는 서서히 성장하지만, 지로에게 가장 큰 고난은 무엇보다 아버지 우에하라 이치로의 엉뚱하기만 한 사고방식이다. 

 

예컨대 협박으로 돈을 뜯어가는 불량중학생의 괴롭힘에 대한 고민을 얘기하자, 아버지 이치로는 쇠파이프로 다리를 부러뜨리면 된다고 답한다. 이런 이치로는 과거 아시아 혁명 공산주의자 동맹의 행동대장으로 활약했으나, 여전히 그때의 가치관을 고수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연금이나 세금'따위'는 납부할 수 없다고 말하며, 지로를 비롯한 자식들에게 제도권 학교에 다니라고 강요도 하지 않는다. 이런 아버지가 창피하기만 한 지로.

 

그가 아버지를 이해하고 자랑스러워하게 되는 계기는 아버지의 운동권 후배가 조직 내 다른 분파대장을 살해해서, 우에하라 일가가 모두 남쪽의 이리오모테 섬으로 이주하면서부터이다. 리조트 개발업자에 반대하여 농성을 일으킨 아버지를 바라보는 지로의 눈은 예전 도쿄에서 아버지를 바라볼 때와 다르다.

 

"텔레비전을 지켜본 어른들은 단 한 번도 싸운 일이 없고 앞으로도 싸울 마음이 없는 사람들이다. 대항하고 투쟁하는 사람을 안전한 장소에서 구경하고 그럴싸한 얼굴로 논평할 뿐이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냉소를 던지리라. 그것이 바로 아버지를 제외한 대다수의 어른들이었다."

 

도쿄에 있을 때 아버지가 창피했던 건, 사회주의 혹은 아나키스트적인 사고방식을 여전히 고수해 사회와 마찰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 지로는 아버지 이치로야말로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를 서서히 이해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일관성을 지키는 이치로가 '운동꾼들'에게 공감을 느낄 수 없어 아나키스트가 된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좌익운동이 슬슬 힘이 빠지니까 그 활로로서 찾아낸 게 환경이고 인권이지. 즉 운동을 위한 운동이란 거요."라는 그의 말이 비단 일본 사회에만 따끔하게 다가오는 건 아닐 것이다.

 

1980년대 중후반 독재타도를 외치며 사회주의에 열광한 한국의 대학생들. 그 당시 민중과 민주를 외치던 그들의 뜨거웠던 열정은 소련과 동유럽의 붕괴와 함께 차갑게 식어버렸다. 그렇게 사회주의 한 길을 가겠다던 그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모두 자본주의의 충실한 대변자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이들에게 이치로는 어떻게 보일까? 과거 도쿄 때의 지로처럼 이치로를 쓸모없고 시대에 뒤쳐진 사람으로 보지 않을까?

 

칼럼니스트 김규항의 말을 빌리면, 사회주의란 연민과 분노로 이루어진 과학이라고 한다. 비정규직 투쟁에 연민을 느끼고, 뉴타운이라는 명목으로 세입자들을 거리로 내모는 정부에 분노를 느낀다면, 텔레비전 앞에 앉아 냉소를 던지는 대신 그들의 곁에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우에하라 이치로의 말처럼 “추구하지 않는 놈에게는 어떠한 말도 소용없다”지만, 과거 사회주의를 품었던 이들이라면, 이제는 연민과 분노를 가지고 싸워야 할 것이다. ‘사회란 건 싸우지 않는 사람들을 위안해줄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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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보급판)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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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매혈기의 작가 위화.

내가 읽은 그의 소설은 그것뿐이었다.

문고판 책을 고르던 도중 위화의 책이 나왔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래서 이번 여름휴가 때 읽어볼 생각으로 주문을 했다.

처음엔 읽기가 좀 힘들었다.

다른 이유 때문은 아니었고, 그저 재미가 조금 없었다고나 할까.

그러다 본격적으로 휴가가 시작되었고,

비행기, 배를 타는 시간에 나는 그의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란과 송범평의 얘기가 나오면서부터는 책읽는 속도가 급속히 빨라졌다.

초반부의 문화대혁명의 시기는 우리나라가 겪었던 한국전쟁으로 인해 동질감이 느껴졌고,

중반부의 이광두가 돈을 버는 모습은 역시 우리나라가 겪었던 압축성장으로 인해

이 배경이 중국인가 한국인가 생각할 정도였다.

위화도 작가의 말에서 그런 말을 하고 있다.

유럽에서 400년 걸릴 경제성장을 중국은 40년만에 이루었다고.

한국도 마찬가지였고, 중국도 그렇듯이,

무엇이든 급하게 진행되다 보면, 그 속에서는 쉽게 무시하고 지나치는 것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소설 '형제'는 그렇게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게 무엇인지 담담하게 보여준다.

너무나 담담해서 그게 때론 너무 잔인할 정도로 묘사된다.

등장인물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모습에선,

속에서 울컥하는 마음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우리가 잊고 지나쳤던 건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하는 위화의 소설.

휴가 때 읽기 딱 좋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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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진 3집 - 방랑길 (Wandering Road)
임의진 노래 / 폴리폰 (Polyphone)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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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진.

떠돌이별이라 불리는 그. 시인이자 목사라는 건 알았지만, 사실 가수까지 할 줄이야.

그가 <여행자의 노래> 시리즈에 꼭 한 곡씩 자기가 부른 노래를 넣는다는 건,

익히 알았고, 그걸 듣고 있었지만,

그 자신이 그의 이름으로 음반을 냈을 거라는 건 상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버젓이 이렇게 자신의 이름으로 음반을 내밀었다.

3집이라니. 이미 2장의 음반을 낸 중견가수가 아닌가.

<여행자의 노래>에서 들었던 그의 노래에서,

아, 뭔가 좀더 듣고 싶다고 했던 내게 이 음반은,

한마디로 좋다.

시인답게 그의 시를 노래로 불러서일까,

특히나 가사들이 맘에 와 닿는다.

그 이유는 그 가사들이 서정시처럼,

세상의 아이들, 여행자들, 이방인들에게,

사랑의 눈빛을 보내주기 때문이다.

가요도 아니오, 민요도 아니요,

어쩌면 월드음악으로 봐야할 임의진의 음반.

절판된 앞의 2장 음반도 찾아보고 싶다.

아, 음반의 표지 그림처럼,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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