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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라 - 2024 제7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작
김아인 지음 / 허블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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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스파이라>


추리 스릴러 SF 로맨스.


이 모든 키워드들이 섞이는 것 자체가 책을 펼치기도 전에 흥미를 돋구기도 했지만

(그게 서평단을 신청했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지만),

여러 장르가 결합되면

자칫 복잡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내심 있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대상은 역시 대상이었다.

대상에 걸맞게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글을 읽는 게 아니라

영화를 보는 것만 같은 장면과 전개가 눈앞에서 펼쳐졌다.

이 소설 그대로 넷플릭스 드라마나 영화로

나온다고 해도 잘 어울릴 것 같다.

현 시점에서 존재하지 않는 기술과 공간에 대한 묘사가 세밀하고 촘촘한데다,

‘재미’까지 사로잡은 이 책은 한 번 펼쳐든 순간

독자를 끝까지 끌고 가는 흡인력이 있다.

사랑하는 연인 페이의 죽음,

그리고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일어나는 여러 의혹들.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예상치 못한 반전들에 흠칫 놀라기도 했다.

육체 없이 정신만 남은 곳에서 불멸의 삶을 산다면

그곳에서 정말 행복할 수 있는 걸까?

끝없는 '영원한 삶'이 무겁게도, 무섭게도 느껴진다.

죽음과 정신 전산화.

우리는 그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일까?


* 출판사로부터 책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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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재킷 창비청소년문학 127
이현 지음 / 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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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재킷>


바다와 요트.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불안해하는 우리들.


여름의 바다는 마냥 청량하지만은 않았다.

마치 바다 한가운데에 떠 있는 것 같은 상세한 묘사들이

나를 그 요트 위로 단숨에 이끌었다.

짙은 바다내음이 물씬 풍기는 글 안에서 여름을 느꼈다.


마냥 평화롭고 풋풋한 학생들의 일상이 이어지는 것 같았지만,

아이들이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아가면서

반전과 충격적인 이야기들이 거센 파도처럼 몰아쳤다.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넓은 바다가 꼭 우리의 인생 같기도 하다.

이쯤 되면 괴로운 일들은 끝날 법도 한데 무심한 파도 혹은 인생은

어린아이들의 한계를 시험하듯 끊임없이 몰아붙인다.

전에 경험해 본 적 없는, 경험할 거라 생각하지도 못했던 사건들이

아이들의 마음 깊은 곳에 아픈 흔적을 남기고 발짝 나아가는 이야기.


-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책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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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짓 - 기적을 그리는 소년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6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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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파스텔톤의 색감과 색연필? 스타일의 표지 그림이 예쁘다.

주인공인 미짓을 감싸는 바닷물에 홀로그램 코팅?이 되어 있어서

더 예쁨.)


다산북스의 서평단에 당첨되어서 팀 보울러의 '미짓' 이라는 청소년 문학 소설책을 받아보았다.

서평단도 처음이고, (내 기억으로) 청소년 소설도 처음이라 두근두근하면서 읽었다.

280p 내외로 너무 두껍지도 않고, 너무 얇지도 않고 적당하다.

영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문학 작가 중 한 사람.

'해리포터'를 제치고 만장일치로 카네기 메달을 수상한 팀 보울러의 데뷔작이라니 더 관심이 갔다.


작은 키에 볼품없는 외모, 말까지 더듬는 열다섯 살 소년 미짓.

가족에게조차 외면당하는 외로운 미짓 앞에

기이한 노인 '미러클 맨'이 나타난다.

이후 미짓의 삶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기적으로 충만해진다.

이제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는 미짓은

그 누구도 감히 시도하지 못할

위대한 기적을 꿈꾸기로 결심하는데.


'기적을 그리는 소년, 미짓' 표지 뒷면





미짓이 바라고 품고 있던 꿈을 이루고 자신을 괴롭히는 주위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을 향해 떠나는 희망찬 내용... 인 줄 알았지만 결말을 포함해서 씁쓸한 부분들이 많았다.

가족 혹은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주인공 미짓의 마음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을 것 같다.






미짓은, 다른 사람들을 좌지우지하는 셉의 그 힘이 싫었다.

특히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눈길 한 번만으로도 마음속 밑바닥까지 파고들어와

온몸을 옴짝달삭못하게 만들어버리는,

자신을 집어삼키는 그 검은 입 같은 힘이.

본문 59쪽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겠지.

결국은 그렇게 된다. 하지만 처음에는 내면에서 시작하는 거야.

우선 너만의 조선소에서 기적을 만드는 거지.......

완전하게 그려보고 완전하게 원하고 완전하게 믿어라."

본문 96쪽





조셉 노인이 미짓에게 해 준 말.

그의 말은 시크릿, 끌어당김의 법칙을 떠올리게 했다.

소설 안에서 노인이 등장하는 부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등장할 때마다

임팩트 있는 말을 던져주어서

그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밤이 되면 악마가 찾아온다.

형의 얼굴을 하고 형의 목소리를 지닌 채로.

본문 100쪽





미짓이 형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

미짓에게 형은 가족의 탈을 쓴 악마였다.

남보다도 못한 가족이라는 게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말 아닐까.





내가 탄 요트는 전복되지 않아.

내가 요트를 지탱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해.

조셉 노인을 위해, 제니를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본문 140쪽





소설에서 나오는 미짓의 요트는

어쩌면 미짓이 가진 꿈, 가능성, 삶 같은 것들이 아닐까 생각했다.

타인이 바라보기에 미짓은 한없이 부족해서

도움이 필요한 아이일 뿐이지만,

꿈 앞에 있어서 미짓은 남들과 같다.

모두가 안 될 거라 했지만

미짓은 그의 힘으로 보란듯이 해냈다.

오히려 더 나은 성적으로 이루어냈다.

얼마큼의 재능과 얼마큼의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남들을 알지 못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건 쉽다고 하셨어.

하지만 사람은 자신이 싫어하는 일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지.

내 안에 있는 싫어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하셨어.

싫어했던 것을 좋아하게 될 때까지.

그 싫은 점이 무엇이었든지 간에 말이야.

본문 247쪽





미짓은 형 위에 드리워진 어둠을 다시 떠올렸다.

그리고 이제는 자기 자신에게도 그 어둠이 드리워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이 자신의 마음속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도.

형을 용서하렴.

사람들은 내게 계속 요구한다.

처음엔 제니가 이번엔 아버지가.

하지만 두 사람은 형이 내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었는지 알지 못한다.

본문 274쪽





'용서'를 '요구' 한다는 문장에서 마음이 답답해졌다.

소설의 끝부분에 다다라서 제니와 아버지는 형이 미짓에게 한 짓을 알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을 가여워하고 용서해 달라고 말한다.

왜 미짓에게 괜찮냐고,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냐고 위로해 주는 이는 없는 걸까.

매일 밤 찾아오는 악마에게 무력하게 당해야만 했던 끔찍한 고통과 기억들을 멋대로 지워버리는 걸까.

마지막, 스스로 선택한 길에서 미짓이 부디 편안하기를, 자유롭기를 바란다.






해당 업체로부터 제품을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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