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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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재밌게 봤습니다. 많은 분들의 말에 의하면 영화보다 책이 더 훌륭하다는 말이 있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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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마일 클로저
제임스 후퍼 지음, 이정민.박세훈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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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지막으로 삶에 큰 변화를 준게 언제였던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엄청난 모험이나 도전을 했던 적은 까마득하고, 변화를 지양하는 잔잔한(이 글의 분위기에 맞추자면 무미건조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구나.

이 책을 읽고 '이렇게 살면 안돼!'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리를 박차고 벌떡 일어나 훌쩍 여행을 떠나거나 사이클을 배운다거나 에베레스트산 정복을 목표로한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 못할거란걸 나는 잘 안다. 현실은 일단, 내년에 있을 시험을 생각하며 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한껏 꾸미고 나가고 싶은 마음도 꾹 누르고 책상 앞에 앉아야하지만 엄마한테 통보를 해두었다. "엄마! 나 시험 끝나자마자 유럽여행 갈거야!"






 





제임스 후퍼가 이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 권했던 첫번째 단계는 이 책을 던져버리고 인생이라는 모험에 뛰어들라는 것이었다. 이렇게나 모험과 도전, 직접적으로 행동에 옮기는 것을 중시하는 남자였던 것이다 그는.

생활을 뒷전으로 하고 모험을 하며 살아도 괜찮을만큼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 지금의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비슷한 걱정을 하고, 그럼에도 도전을 하는 그의 모습에 반했다. 항상 완벽한 성공을 이루어낸게 아니라 끊임없이 실패를 하고 그 실패를 발돋움하여 다시 도전하는 그의 모습에 반했다. 위험천만한 모험을 함께 하던 친구의 죽음을 통해 살아가면서 후회하는 일을 남겨놓지 않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얻거나 엄마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성전환수술을 하는 걸 지켜보며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을 깨닫는 그의 모습에 반했다. 특히 그가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이 정말 사랑스럽고 존경스러워서 반했다. 이 책을 읽는동안 이렇게나 수없이 그에게 반해버렸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제임스 후퍼가 모험적인 삶을 살게 되었을 때 이후의 그의 행보, 가치관에 대해 쓰여진 글이지만 책 제목이 《원 마일 클로저》라고 지어진 이유가 있을 터, '원 마일 클로저'는 그의 친구 롭의 죽음 이후 그 친구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제임스 후퍼가 많은 사람들과 함께 뜻깊은 도전을 하고 모인 기부금을 (롭이 생전에 중요시했던 교육을 위해) 우간다의 중학교에 기부하는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였을까, 책을 읽는 내내 사고를 당해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에게 헌정하는 느낌이 들었다. '원 마일 클로저' 캠페인에 최근에는 그가 출연했던 프로그램인 '비정상회담' 출연자들까지 이 캠페인에 참여했다고하니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알면 알수록 더 괜찮은 사람인 '제임스 후퍼' 그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이었고, 무미건조한 삶에 변화를 주고싶어지는 책이었다.   

    





사람들이 원하는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는 것을 마치 넘을 수 없는 높은 벽으로 여기는 것은, 그 벽 바로 아래 서서 위를 쳐다보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벽은 어찌나 견고하고 높게만 보이는지, 벽을 이룬 벽돌 하나하나가 '네가 왜 이 목표를 이룰 수 없는지'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만약 모두가 원하는 것처럼 순식간에 마법처럼 그 돌담 위에 올라섰다고 생각해보자. 내려갈 길도 없는 높다란 벽 위에 서 있는 기분은, 글쎄…… 난 오히려 무섭고 불안해질 것 같다.

그 벽 위에 올라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그리고 올라선 이후에도 안심할 수 있는 길은 단 하나뿐이다. 그것은 벽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시작하는 것, 또한 차근차근 계단을 만들어 한 계단, 한 계단씩 높여가는 것이다. 계단 한 개 정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고, 두렵지도 않다. 그저 작고 즐거운 도전들이다. 계단 하나를 만든 후에는 그 위에 올라서서 스스로가 이뤄낸 것을 충분히 대견해하고 즐기는 것이다. 그 이후에 다음 계단을 만들기 위한 고민을 시작하면 된다.

가장 놀라운 것은 이런 식으로 벽을 향해 다가갈수록 벽이 낮아진다는 사실이다. 마지막 계단을 놓았을 때 벽을 넘어서는 일은 어렵지도 않고,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요하지도 않다. 더 좋은 것은 내가 어떻게 거기에 올라왔는지 알고 있다는 것이다. 차곡차곡 쌓은 계단 덕분에 정상에 서 있어도 위태롭지 않고, 내려갈 마음이 들었을 때도 두렵지 않다. 최종 목표가 오히려 '베이스캠프'가 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이제는 정상을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은 벽을 올라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정상에서만 볼 수 있는 또 다른 목표들이 있기 때문이다. -p, 46~47


위험은 어디든지 존재한다. 그리고 이 사실 때문에 겁을 먹는 것은 쉽다. 두려움이 우리를 가로막을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 우리가 위험요소를 받아들이고 도전하는 것으로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위험요소를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대비할 수 있고, 이겨낼 수 있고, 피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그렇게 위험요소를 제거하면서 최종적으로 우리는 목표에 도달할 것이다. 아무 두려움 없이. -p, 81


실패라는 것은 우리가 거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실제 삶 속에서 실패가 마지막을 의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떤 일을 하는 과정이나 그 일이 끝날 때 실패를 겪기도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그 일을 계속 해나가는 데 필요한 능력을 완전히 앗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단기적으로는 어떤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것이 완전한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단지 이번에 왜 실패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다음 시도에 성공할 확률을 높이면 된다. 이렇게 보면 실패는 끝이 아니다. 그저 '실패'가 다시 나타나지 않을 때까지 계속 겪어야 하는 성공을 향한 배움의 과정이다. -p, 135~136


나는 갈림길의 연속인 삶 속에서 적극적인 결정을 내리며 살기를 원한다. 주변의 기대치에 맞추려고 시간을 낭비하지도, 물질적인 것을 좇다가 인생을 낭비하지도 않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가고 싶은 길과 가야만 하는 길 사이에 타협점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다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생의 마지막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죽는 순간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을 시도조차 안 했다'는 생각이 드는 일은 더욱 끔찍하지 않을까. 결국 이 삶을 다 살고 난 뒤 남는 것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 당신이 살면서 해온 일들 말고 무엇이 더 있을까.

누구에게나 딱 한 번뿐인 삶이다. -p, 183


아직도 존오가 내게 했던 말을 잊을 수가 없다.
"가끔씩 우리는 변화 자체를 위해서 의도적으로 삶에 변화를 줘야 할 때가 있어."
그리고 그는 말을 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단조로운 삶의 테두리에 갇혀서 하루, 몇 달, 다시 몇 년을 보내. 정체된 채, 자신의 존재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며 사는 것 같아.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변화를 포용하고 즐길 수 있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어." 

당시엔 그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참 시간이 흘러 가장 친한 친구가 내 곁을 떠난 후, 그리하여 내 인생의 방향을 못 잡고 방황할 때 비로소 그 의미가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는 변화를 통해 다시 시작할 기회를 얻게 된다. 그리고 그 기회는 현재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또 자신이 무엇을 배우고 싶어 하는지, 무엇을 이루고 싶어 하는지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사람은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을 만났을 때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된다. 또한 진정한 자아를 찾고, 가진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우리는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변화를 피하는 쪽을 선택하고 싶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발견하고, 배우고, 잠재력을 꺼내려면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 도전이라는 말이 거창할 수 있지만, 그저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새로운 장소로 떠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특히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뭔가 옳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고 자신의 미래가 암흑 속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더더욱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새로운 결정이 자신을 어디로 이끌고 갈지는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은 반드시 우리에게 붙잡을 만한 기회와 고무적인 일들을 가져다줄 것이다.

이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다. 지금 무슨 일을 하건, 과거에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루었건 간에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는 늘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쳐준다. 물론 과거의 경험이 미래를 만들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데 길잡이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절대로 과거의 덫에 갇혀 있으면 안 된다. 과거에만 머문다는 것은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모든 잠재능력과 기회를 거부하는 일이 될 테니까. -p, 215~217


추억은 우리의 우정을 더욱 단단하게 엮어주고, 우리로 하여금 끊임없이 회상에 잠겨 함께했던 특별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웃음짓게 만들어준다. '이렇게 함께한 기억이 없다면 내가 가진 관계들에 무엇이 남을까'라는 생각을 하다보면, 가까운 이들과 추억을 만들어가는 일이 우리의 정체성을 결정하고 상대방과 교류를 하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가 계속해서 친구나 가족들과 기억할 만한 순간들을 만드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기억들은 그냥 흩어져버리고 순간들은 지나간 일 중 하나로 흐릿하게 잊혀질 것이다.

물론 살아가면서 별다른 노력 없이도 기억할 만한 일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기도 한다. 그것은 다가오는 것조차 전혀 알아챌 수 없지만 영원히 한 사람의 이야기 속에 새겨진다. 우리는 그 순간들을 절대 잊을 수 없으며, 그 장소나 함께한 사람들까지도 영원히 뇌리에 남아 있게 된다. 그 반면, 우리는 무수히 많은 순간들을 특별하게 만들지, 아니면 그렇게 하지 않을지 직접 결정할 수도 있다. 바로 그런 순간들이 우리 스스로의 삶을 풍부한 경험들로 채울 수 있는 기회이며, 그 순간을 나누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견고하게 다져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p, 289~290


인생이란 만들어가기 나름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출발선에 서 있고, 서로 다른 능력과 재주, 성공의 정의를 갖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기량을 발휘하여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것은 마치 개개인이 가진 지문만큼이나 다양하고 고유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당신의 꿈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에 의해 세워진 목표는 당신의 내면에서 스스로 찾아낸 동기와 영감의 힘을 따라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추구하는 바가 다르고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 자신을 다른 어떤 이와 비교한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고 오히려 자신의 인생에 해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 왜 나에게는 없을까'라고 한탄하기보다 자신이 가진 강점을 찾아내는 데 집중하는 편이 훨씬 더 생산적입니다. 결코 다른 사람을 무시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당신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도 모두 고유한 인격체이기 때문에 굳이 자신을 비교하는 척도로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주위의 사람들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하지만 당신 자신은 아닙니다. 자신의 능력에 대해 확신을 가지세요. 바로 그 능력이 당신이 선택한 꿈을 이루는 길로 이끌 테니까요. -p, 291~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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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메티가 사랑한 마지막 모델
프랑크 모베르 지음, 함유선 옮김 / 뮤진트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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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파리에는 가랑비가 내린다. 프랑스 서부 항구 도시 어디엔가 있다는 착각을 주는 그런 안개비 같은 비다. 까롤린과 자코메티는 서로 팔짱을 끼고 몽파르나스 거리를 걸어 다닌다. 다시 만난 다정한 연인처럼. 그는 낡고 구질구질한 비옷을 입고 있었고, 그녀는 목이 브이 자형으로 파인 베이지 색 외투를 입고 있었다. 두 사람 중에서 누가 먼저 벤치에 앉자고 했던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들은 벤치에 앉아서 서로 꼭 끌어안고 얼싸안기도 하고 키스하고 그러고는 다시 일어서서 걷는다. 그들은 어느 나무에 기대어서 멈춘다. 그러고서 한참을 끌어안고 있다. 그들은 이 카페에서 저 카페로 옮겨 다닌다. 그는 커피를 마시거나 적포도주나 또는 백포도주를 마신다. 그녀는 코카콜라와 거품이 있는 샴페인을 마신다. 밤이 점점 깊어갈수록, 그녀는 그의 매력에 사로잡힌다. 그는 그녀에게 아주 깊은 인상을 준다. "어떻게 이런 남자가 나 같은 여자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궁금했어요." 1958년 11월의 이 만남은 이제 끝없는 여행으로 이어진다.


새벽 네 시경에, 그들은 몽파르나스 역 근처에 있는 식당 셰 뒤퐁에서 굴과 감자튀김 한 접시를 나눠먹는다. 자코메티는 끊임없이 말을 하고, 그가 하는 숱한 말에 그녀는 마술처럼 사로잡힌다.


"밤에 산책하던 일이 생각나네요. 우리는 살짝 취해서 발길이 닿는 대로 걸어 다녔지요. 그는 모든 것에 대해서 말했어요. 나는 그저 그가 하는 말을 듣고 있었고요. 그의 말을 듣는게 좋았어요. 끝까지 그가 말하는 걸 듣기 좋아했어요."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는 피로 때문에 점차 처지기는 하지만 술집에서 술집으로 옮겨 다니면서 이어진다. 처음 만나면서부터, 자코메티는 까롤린이 젊고 경쾌해서 그저 감탄을 했다. 두 사람은 사십 년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나지만, 그는 지치지 않을 것이고 까롤린은 더더욱 지치지 않는다. 두 사람은 그들 식대로, 명확하게 드러나진 않지만, 서로를 사랑할 것이다. 그들은 서로 어느 한 사람 없이는 지낼 수 없다. 자석에 끌린 것처럼. 그들은 서로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매달린다. 그들은 오래 오래 결코 헤어지지 않는다. 자코메티가 먼저 세상을 떠날때까지는. -p, 38~40

  

 














스위스의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

 

그의 작품인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남자'가 역대 미술품 경매최고가인 1억 4천 130만달러(약 1천 549억 3천 545만원)에 낙찰되었다고 한다. 이 작품 외에도 그의 많은 작품들이 경매에서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낙찰되었다.


이러한 그가 마지막까지 사랑한 여인이 있는데 그녀가 바로 '까롤린'이다. (그녀의 진짜 이름은 '이본 마르그리트 프와로도') 심지어 그는 아내가 있었음에도 젊고 경쾌한 까롤린에게 정신없이 빠져들고 만다. 그때 까롤린은 20살, 젊은 나이에 '살기 위해' 술집에서 남자들을 바라보며 사는 거리의 여자였고, 자코메티는 예순살의 늙은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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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프랑크 모베르는 현대미술관에서 자코메티의 유화작품 <까롤린>을 우연히 보게된다. 그는 까롤린의 눈빛에 빠져들게 되었고, 그로부터 시간이 흐른 후 까롤린에게 인터뷰 요청을 하게 된다. 이 책은 프랑크 모베르와 까롤린의 인터뷰 내용이라고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프랑크 모베르가 인터뷰를 위해 까롤린의 집에 찾아갔을 때, 그녀는 유화 작품 속의 빨려들듯한 눈빛을 가진 여인이 아닌 당뇨병을 앓고 있는 늙은 여인이 되어 있었다. 그녀를 그리도 사랑해주던 자코메티가 병으로 죽고, 그녀는 그녀를 막대하는 남자와 낡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늙고 병든 여자가 되어버린 까롤린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가장 사랑스러웠던, 젊고 경쾌했던 시절을 회상한다. 그 회상 속의 자코메티와 그녀는 세상의 모든 일이 이 둘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것처럼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에게 어떻게 하면 그녀 기분이 좋아질까 묻는다. 포즈를 취하느라 오래 기다려준 것을 고마워하면서. 한번 더 그건 잘 되지 않았음을 확신하고 있긴 했지만 말이다. 그녀는 그 앞에 우뚝 서더니, 팔을 크게 벌리고서 전혀 망설이지 않고 '빨간 페라리가 갖고 싶어요.' 라고 말한다. 저녁 식사 기간이 때를 넘겨서 예술가 알베르토는 배가 고프다. 그는 그녀의 대답에 그리 놀라지도않고, "그래 한번 봅시다."라고 말하며 궁지를 벗어난다. 그들은 계속 걸어서 늦게까지 문을 여는 몽파르나스 대로에 가까운 작은 식당 카멜레옹까지 간다. 식사하는 동안 그녀는 계속해서 자신이 갖고 싶은 매끈한 차 이야기를 한다. 차의 속도, 엔진 소리, 강력한 힘, 잘 빠진 선, 이탈리아 빨간 색 등을.


어떻게 그녀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겠는가? 그녀는 이제 막 스무 살이 되었다. 그녀가 열렬히 바라는 모습, 그녀가 그렇게 즐거워하며 바라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는 매우 기쁘다. 시간이 가도, 까롤린은 계속해서 자신이 말한 페라리를 상기시킨다. 페라리를 타고 이탈리아로 여행가자는 약속도 하고 숲으로 산책가자는 말도 하면서. 그는 마침내 굴복하고 말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엠지 카브리올레에 만족할 것이다. 빨간색으로. 

-p, 96~97








자코메티는 아무것도 몰랐던 까롤린을 위해 그녀를 데리고 루브르 박물관에 데리고 갔고 작품에 대해서, 그가 아는 것에 대해서 친절하게 말해주었다. 그럴때면 그녀는 그가 하는 말을 가만히 들었다. 자코메티는 또한 까롤린을 고대 미술 전시실에도 데리고 가고, 그의 친구들에게도 그녀를 소개한다. 영국의 위대한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에게도.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녀에게 새로운 세상을 더 많이 보여주려고 했다.


그녀는 말했다. 

"나는 그에게서 정상에서 벗어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여자였어요."


이 책에 나와있는 자코메티는 어떻게보면 그의 일부분일 뿐이었지만, 까롤린과의 짧지만 강렬했던 일화를 통해 그의 인간적인 면을 볼 수 있었다. 그의 작품을 통해 느껴지는 고독하고, 때론 거칠어보이기도 하는 그의 모습이 아닌 오직 까롤린만이 알고 있었던 그의 면모.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이는 한 남자의 모습은 그녀가 그를 평생 그리워하기에 충분했다. 


물론 당시 사람들이 욕했을지도 모를 정상에서 벗어난 사랑이었지만, 서로가 서로를 '정상에서 벗어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로 느끼는 것도 수많은 사랑 중 하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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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팅힐 (대본 + MP3 CD 1장) Screen Play 24
성기완 지음 / 스크린영어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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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명깊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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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1 (양장) - 제1부 개미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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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독서의 재미에 눈을 뜨게 해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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