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뜨개하는 남자 - 뜨개실 시장을 제패한 사나이의 인생역정
조성진 지음 / 유아이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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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를 너무 사랑해서 처음으로 만들었던 털실의 이름을 빈센트로 지었고 그 털실을 태국과 미국에 수출하는 성과도 올렸습니다. 제게는 너무도 큰 빈센트의 존재였기에 망설였습니다.


아빠의 꿈을 알고 있었던 큰 아이는 "왜 안 들어가요?"라고 제게 물었습니다. 저는 큰아이와 함께 국립미술관 주변을 세 바퀴 돌면서 설레는 가슴을 진정시켰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아홉 살 때 꿨던 꿈을 마흔 두 살이 되어서 현실로 이룬 순간이었습니다.


가장 보고 싶던 그림인 '감자를 먹는 농부들' 앞에 섰습니다. 그 앞에서 아홉 살 때 느꼈던 감동과 흥분을 기억하려고 했습니다. 수도 없이 상상했던 날이었기에 저는 너무 설레서 빈센트의 그림을 보는 순간 눈물을 흘릴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림 앞에 섰을 때 제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생각했던 것만큼 감동이 밀려오지는 않았습니다. 너무 허무했습니다. 이렇게 와서 보면 되는 것을 오랫동안 아끼고 감췄다니, 제 자신에게 화가 날 정도였습니다. 만약 더 일찍 갈 수 있었을 때 그 행복과 설렘을 맛보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꿈은 아낄 때가 아니라 실천할 때 그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꿈을 아껴서는 안 됩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가고 싶었던 네덜란드였지만, 미룰수록 행복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후에 가자고 생각하며 기회가 와도 미루고 또 미뤘습니다. 늦출수록 그 기쁨은 배가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이 서른이 되면 꼭 여행해보고자 다짐했지만 가지 않았고, 마흔 살에는 꼭 가리라 생각했지만 역시 가지 않았습니다. 더 여유가 있을 때 가야지 그 감동도 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꿈은 꾸는데 그치지 말고 이뤄야 합니다. 아낀다고 그 꿈과 목표가 더 큰 감동으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진리를 저는 그날 '감자를 먹는 농부들' 그림 앞에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꿈은 아끼지 말고 현실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최대한 만끽해야 합니다. 


-p, 70~71

 

 








 

희망을뜨개하는남자 조성진.JPG


 









한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까지 파란만장할 수 있나 싶다. 어렸을때부터 부모님한테 번갈아가며 버림받고, 언제 또 버림받을지 모를 시한폭탄 같은 분위기 속에서 살아왔다는 것부터 첫사랑과 자신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가 나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일, 좋지 않은 처지 때문에 성공하기 전까지 겪은 수많은 부당한 대우들. 


그래서인지 그의 글을 읽다보면 독기가 느껴지는 것만 같다. 아무 걱정 없이 살아온 사람이 주는 긍정적인 기운이 아니라, '나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이를 갈면서 지금의 내 모습을 이루었어요!!!!' 라고 지금까지 자신에게 부당한 대우를 했던 이들에게 악을 쓰는 느낌이었달까. '학창시절에 나에게 이러이러했던 친구는 지금 어렵게 살고있다' 라는 글도 여러번 보이고,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편하진 않다.


아무렴, 그는 지금 성공한 사람이다. 한 가정의 멋진 가장이자, 뜨개 쇼핑몰, 뜨개실 유통회사의 대표가 되었다. 부모님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어린시절을 생각하며 자식들에겐 무한한 사랑을 주고 있고, 남들보다 형편이 좋지 않았기에 두배,세배로 더 열심히 했다.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건 이제 옛말이라는 말이 있다. 뭐니뭐니해도 제일 좋은 핑곗거리는 상황탓, 환경탓, 남탓이니 핑계대기 딱 좋은 삼박자를 갖춘 그가 더 독하게 해냈다는 건 정말 본받을 점이다. 


제일 와닿았던 건 역시나 포스팅의 서두에 써두었던 '꿈을 아껴서는 안되는 이유'. 바로 지금 간절하게 이루고 싶은 일이 나중으로 미루다보면 결국엔 시시한 일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점을 그의 일화를 통해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서글프게도, 지금은 미루고 있는 것들이 많지만 내가 간절하게 바라는 일들이 시시한 일이 되지 않도록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나가야겠다.






      



지금 당장 근시안적인 시야를 벗어나세요. 고집 부려봤자 나만 후회할 뿐입니다. 일단 불공평해 보이더라도 받아들이고 나면 언젠가 또 다른 일이 벌어집니다. 

이렇게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더해져 0에 수렴하는 게 인생이 아닌가 싶습니다.

(…)

뭔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자꾸 터지더라도, 어쩌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국 좋은 일이 될지도 모릅니다.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나쁜 일이 터지면 그에 상응하는 또 다른 좋은 사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게 세상 돌아가는 이치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p, 194

 







 




□ 초록여신님의 이벤트 당첨으로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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