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야수의 나라
김나영 지음 / 네오픽션 / 2015년 2월
평점 :
"도박이라는 건 그런 거거든. 그걸 이겨서 뭘 얻는지, 뭘 잃는지보다 이겼다는 쾌감 자체가 좋아서 빠져드는 거니까."
"치, 그게 무슨 말이에요?"
"무턱대고 이기려고만 들지 말라고. 승리에 집착하는 순간 지는 거야." -p, 103~104
'도박' 이라는 단어를 듣고 긍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나뿐만 해도 '도박' 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는 타락, 퀴퀴한 연기, 가정의 몰락, 처절함 등 어두운 이미지들만 떠오른다.
'타짜'나 '신의 한 수' 등 도박을 다룬 영화들은 많이 봐왔지만 도박을 다룬 소설은 처음이다. 그렇다. '도박의 어두운 면과 화려한 손놀림, 잔인함, 처절함, 사람들의 심리전 등을 글로 생생하게 표현해내기는 힘들겠지.' 라고 생각했었다. 김나영 작가의 《야수의 나라》 라는 이 소설을 읽기 전까진.
우연히 펼쳐든 《야수의 나라》 라는 이 소설책은 다음 날 스케쥴이 있음에도 새벽 4시가 다 될 때까지 잠들지 못하게 했다. 그만큼 흡입력이 있는 소설이었고, 결말이 궁금해서 읽기를 다음으로 미루기가 힘들었다.
정리하자면 명절에 재미삼아 적은 돈을 걸고 하는 카드게임이나 윷놀이와는 다르게 여차하면 목숨까지 내걸고 인생의 한 방을 노리는 도박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경험해보기 딱 좋은 소설이었다.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작가님은 직접 답사하고, 딜러를 인터뷰하고, 전직 불법 도박장 사장과 은밀히 통화하기도 했다고 하니 이 소설이 생생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말 다했다.
경험은 많이 하면 많이 할수록 좋다지만 이 도박의 세계는 이렇게 책이나 영화로 잠시 잠깐,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데에서 만족하길 바란다.
처음엔 전개가 너무 빠른 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주제들. 복수, 사랑, 성공. 이 모든 게 다 들어있어서 가독성은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