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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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던 사람에게 내팽개쳐진 기억이 있나요?_무라카미 하루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게 된 건 1~2년 전 부터였다. 누구든 만남과 동시에 이별을 생각하게 되었고, 이별이라는 끝을 떠올리면 더이상 깊어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다.  

내가 이렇게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게 된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도저히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데에 익숙해져가고 있을 때, 우연히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읽으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의 다자키 쓰쿠루가 마치 나와 같았기에. 그동안 뒤죽박죽인 채 정리가 되지 않던 생각들을 쓰쿠루가 그동안 마음 한켠에 애써 묻어둔 채로 잊고 있었던, 자신이 받은 상처를 꺼내 치유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정리해나갈 수 있었다.

1~2년 전의 난 내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성격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나에게 다가와주거나 우연한 기회로 가까워진 사람들에게는 진심으로 마음을 내주곤 했다. 하지만 내가 마음을 닫게 되는 계기가 연타로 찾아왔더랬다.

중학생때부터 서로 모든 걸 공유했을 정도로 가까웠던 친구가 이유도 알려주지 않은 채 연락을 끊고, 연락을 받지않아 그 이후 지금까지도 쭉 연락을 하지 못한 게 첫번째 계기였다. 둘 다 대학생이 되면 같이 해보고 싶은 일들을 밤새도록 이야기하곤 했었는데 대학생이 되고 얼마 지나지않아 나에게 뭐가 서운했는지 남보다 못 한 사이가 되어버렸고, 같이 카페도 가보지 못한 채, 같이 술을 마셔보지도 못한 채, 같이 쇼핑도 해보지 못한 채로 우린 각자의 위치에서 벌써 23살이 되었다. ​

이후에도 평생 가자 약속한 친구들과 줄줄이 멀어지는 일이 잇달아 일어났고 그 시기에 꽤 오래 사귀었던 전 남자친구와도 헤어지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일이 일어나자마자 해결을 했어야맞는데 그땐 당장 힘든 마음을 추스린다는 생각으로 '너희가 싫다면 싫은거겠지.' 하고 얼렁뚱땅 넘어가버렸던 게 화근이었나보다. 괜찮은줄로만 알았던 나는 어느새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겠지. 그때 상처받으면 아프니까 미리 밀어내자' 라는 생각으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가까워지면 한 걸음 물러서며 더이상 깊어지지 않는 관계들.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난 행복하지 않았다. 더 아팠고 더 상처받았고 더 힘들었다. 다자키 쓰쿠루처럼 애써 외면해두었던 상처를 꺼내서 왜 이런 상처를 입어야만 했는지, 묻고 또 물어 다시 사람들에게 따스하게 폭 안길 수 있는 날이 빨리 와 올 겨울은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해 마음이 따스해지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들도 사람으로 인해 내팽개쳐져 받은 상처가 있다면 묻어두지 말고 꺼내어 흉이라도 남기기를.

 

 

 

 

 

 

 

 

 

"한정된 목적은 인생을 간결하게 한다." -p, 32

 

 

"기억을 어딘가에 잘 감추었다 해도, 깊은 곳에 잘 가라앉혔다 해도, 거기서 비롯한 역사를 지울 수는 없어." 사라는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것만은 기억해 두는 게 좋아. 역사는 지울 수도 다시 만들어 낼 수도 없는 거야. 그건 당신이라는 존재를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p, 51~52

 

 

"그리고 현실적인 삶으로 돌아갈 거야. 견실하게 그 삶을 살아야 해. 아무리 밋밋하고 평범하더라도 삶에는 살 만한 가치가 있지. 그건 내가 보장하지. 아이러니나 역설 같은 건 빼고 하는 말이야. 다만 나에게는 그 가치라는 게 좀 부담스러웠을 뿐이야. 그놈을 제대로 짊어지고 나아갈 수가 없어. 아마 나면서부터 거기에 맞지 않는 것 같아. 그래서 죽어 가는 고양이처럼 조용하고 어두운 곳에 숨어들어 그때가 오기만을 묵묵히 기다리는 거야. 그것도 나름대로 나쁘진 않아. 그러나 자네는 달라. 자네는 그놈을 짊어지고 나아갈 수 있어. 논리의 실을 활용하여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자기 몸에 잘 맞게 바느질로 붙여 가는 거야." -p, 116

 

 

"정말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으면, 말 같은 건 나오지 않는 거야." -p, 194

 

 

"내가 신입 사원 연수 세미나에서 처음에 늘 내뱉는 말이야. 나는 먼저 세미나실 안을 휘익 둘러보고 적당히 한 수강생을 지목해서 일어서게 해. 그리고 이렇게 말하지. '자, 여기 자네한테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가 하나씩 있어. 먼저 나쁜 뉴스. 지금 자네의 손톱 또는 발톱을 펜치로 뽑으려 한다. 안됐지만 이미 결정 난 일이다. 절대 뒤집을 수 없다.' 그런 다음 나는 가방에서 아주 무섭게 생긴 커다란 펜치를 꺼내 보여 줘.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그놈을 보여주지. 그리고 말해. '다음은 좋은 뉴스. 좋은 뉴스란, 손톱을 뽑을 건지 발톱을 뽑을 건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거야. 자, 어느 쪽으로 할 텐가. 10초 내에 결정해야 해. 만일 스스로 어느 한쪽을 정하지 않으면 손과 발 두 쪽을 다 뽑아 버릴 거야.' 나는 펜치를 손에 든 채 10초를 카운터해. '발로 하겠습니다.' 거의 8초가 지나서 그 친구가 말해. '좋아, 그럼 발로 정해졌어. 지금부터 이놈으로 자네 발톱을 뽑도록 하지. 그 전에 한 가지 알고 싶은 게 있어. 왜 손톱이 아니라 발톱을 선택했지?' 내가 물어봐. 상대는 이렇게 대답해. '모르겠습니다. 어느 쪽이든 아픈 건 마찬가지일 겁니다.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니까 할 수 없이 발톱으로 한 겁니다.' 난 그 친구와 따스한 악수를 나누고 이렇게 말해. '진짜 인생에 온 걸 환영해.'라고. 웰컴 투 리얼 라이프.(Welcome to real life.)"

 

쓰쿠루는 옛 친구의 홀쭉한 얼굴을 아무 말 없이 잠시 바라보았다.

 

"우리에게는 모두 나름대로 자유가 있어." 그 말을 하고 아카는 한쪽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 "그게 이 이야기의 포인트야." -p, 245~146

 

 

"자기 안에서 뭔가가 아직도 소화되지 않은 채 걸려 있고, 그 탓에 본래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막혀 버린 거야." -p, 274

 

 

「르 말 뒤 페이」. 조용한 멜랑콜리가 어린 그 곡은 그의 마음을 감싼 형체 없는 슬픔에 조금씩 윤곽을 그려 준다. 마치 허공에 잠겨 든 투명한 생명체의 표면에 수없이 많은 가느다란 꽃가루가 달라붙어 전체 형상을 눈앞에 조용히 떠오르게 하는 것처럼. 이번에는 이윽고 사라의 형상으로 나타났다. 민트 그린의 반소매 원피스를 입은 사라.

 

가슴의 동통이 다시 살아났다. 격렬한 통증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격렬한 통증의 기억이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쓰쿠루는 자신을 향해 말했다. 애당초 텅 비었던 것이 다시 텅 빌 따름이 아닌가. 누구에게 불평할 수 있단 말인가? 사람들은 그에게 다가와 그가 얼마나 텅 빈 존재인가를 확인하고, 다 확인한 다음에는 어딘가로 가 버린다. 그다음에는 텅 빈, 또는 더욱더 텅 비어 버린 다자키 쓰쿠루가 다시금 혼자 남는다. 그뿐이지 않은가.

 

(중략)

 

그들은 둘 다 어느 시점에서 쓰쿠루의 인생에서 사라져갔다. 이유도 말하지 않고 참으로 갑작스럽게. 아니, 사라져 간 것이 아니다. 그를 잘라 버리고 내팽개쳤다는 쪽이 맞을 것이다. 그것은 말할 나위도 없이 쓰쿠루의 가슴이 상처를 남겼고, 그 생채기는 지금도 남아 있다. 그렇지만 결국 진정한 의미에서 상처를 입은 것은, 또는 부서진 것은 쓰쿠루가 아니라 그들 두 사람이 아니었을까. 쓰쿠루는 최근에 이르러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내용 없는 텅 빈 인간일지도 모른다. 쓰쿠루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내용이 없기에 설령 일시적이라 해도, 거기서 쉴 자리를 찾아내는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밤에 활동하는 고독한 새가 사람이 살지 않는 어느 집 지붕 뒤편에서 한낮의 안전한 휴식처를 구하듯이. 새들은 아마도 그 텅 비고 어두컴컴하고 조용한 공간을 마음에 들어한 것이다. 그렇다면 쓰쿠루는 자신이 공허하다는 것을 오히려 기뻐해야 할지도 모른다. -p, 289~291

 

 

"누구든 무거운 짐은 싫어하죠. 그렇지만 어쩌다 보면 무거운 짐을 가득 끌어안게 됩니다. 그게 인생이니까. 세 라 비.(C'est la vie.)" -p, 294

 

 

"우리네 인생에는 어떤 언어로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운 게 있는 법이죠." 올가는 그렇게 말했다.

 

과연 맞는 말이라고 쓰쿠루는 와인을 마시면서 생각했다. 남에게 설명하는 것만이 아니다. 스스로에게 설명하는 것 역시 너무 어렵다. 억지로 설명하려 하면 어딘가에 거짓말이 생겨난다. 아무튼 내일이 되면 여러 가지 일들이 지금보다 명확해질 것이다. 그걸 기다리면 된다. 만일 명확해지지 않는다 해도 상관없지 않을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색채 없는 다자키 쓰쿠루는 색채 없이 그대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누군가를 힘들게 하는 건 아니다. -p, 308

 

 

"우리 모두는 온갖 것들을 끌어안은 채 살아가." 이윽고 에리가 입을 열었다. "하나의 일은 다른 여러 가지 일들과 연결되어 있어. 하나를 정리하려 하면 어쩔 수 없이 다른 것들이 따라와. 그렇게 간단하게는 해방될 수 없을지도 몰라. 너든, 나든."

 

"물론 간단히 해방될 수 없을지도 모르지. 그렇다고 해서 문제를 얼렁뚱땅 내버려 두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기억에 뚜껑을 덮어씌울 수는 있다. 그러나 역사를 숨길 수는 없다. 내 여자 친구가 한 말이야."

 

에리는 일어서서 창가로 다가가 창을 들어 올려 열었다. 그런 다음 다시 테이블로 돌아왔다. 바람이 커튼을 흔들고 탁, 탁, 보트 부딪히는 소리가 불규칙적으로 들려왔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앞머리를 옆으로 쓸고 테이블 위에 두 손을 올려놓고서 쓰쿠루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그 가운데는 완전히 굳어 버려서 벗겨 낼 수 없는 뚜껑도 있을지 몰라."

 

"억지로 벗겨 낼 필요는 없어. 거기까지 바라는 건 아냐. 하지만 그게 어떤 뚜껑인지 정도는 내 눈으로 보고 싶어." -p, 340~341

 

 

쓰쿠루는 말을 계속했다.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마치 항해하는 배의 갑판에서 밤바다 속으로 갑자기 혼자만 떠밀려 빠져 버린 듯한 기분이었어."

 

그렇게 말하고 쓰쿠루는 그 말이 얼마 전 아카가 입에 담은 표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한 호흡을 두었다가 말을 이었다.

 

"누군가에게 떠밀린 건지, 아니면 제멋대로 떨어져 버린 건지. 그건 잘 몰라. 아무튼 배는 항해를 계속하고 나는 어둡고 차가운 물속에서 갑판의 불빛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바라봐. 배 위에서 아무도, 승객도 선원도 내가 바다에 빠졌다는 것을 몰라. 주위에는 붙잡을 것도 없어. 그때의 공포를 난 지금도 품고 있어. 자신의 존재가 느닷없이 부정당하고, 영문도 모른 채 홀로 밤바다 속에 내팽개쳐지는 공포. 아마 그 때문에 나는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게 되었을 거야. 다른 사람과 나 사이에 늘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되었지."

 

그는 테이블 위에서 두 손을 좌우로 벌리고 30센티미터 정도의 폭을 만들었다.

 

"물론 그런 것도 타고난 성향일지 몰라. 남과의 사이에 본능적으로 완충 공간을 두게 되는 경향이 원래 내 속에 있었을지도 몰라. 그러나 고등학교 시절, 너희하고 같이 있을 때에는 그런 거리 같은 건 생각해 보지도 않았어. 적어도 나는 그렇게 기억해. 벌써 아주 먼 옛날 일처럼 느껴지지만." -p, 342~343

 

 

가 버린 시간이 날카롭고 긴 꼬챙이가 되어 그의 심장을 꿰뚫었다. 소리 없는 은색 고통이 다가와 등골을 차갑고 딱딱한 얼음 기둥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 아픔은 언제까지고 같은 강도로 거기 머물렀다. 그는 숨을 멈추고 눈을 꼭 감은 채 가만히 아픔을 견뎌 냈다. 알프레트 브렌델은 단정한 연주를 이어 갔다. 소곡집은 제1년 스위스에서 제2년 이탈리아로 옮겨 갔다.

 

그때 그는 비로소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영혼의 맨 밑바닥에서 다자키 쓰쿠루는 이해했다. 사람의 마음과 사람의 마음은 조화만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처와 상처로 깊이 연결된 것이다. 아픔과 아픔으로 나약함과 나약함으로 이어진다. 비통한 절규를 내포하지 않은 고요는 없으며 땅 위에 피 흘리지 않는 용서는 없고, 가슴 아픈 상실을 통과하지 않는 수용은 없다. 그것이 진정한 조화의 근저에 있는 것이다. -p, 363~364

 

 

"난 두려워. 내가 잘못된 행동을 해서, 또는 무슨 잘못된 말을 해서 모든 것이 무너지고 그냥 허공으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게."

 

에리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역을 만드는 일하고 마찬가지야. 그게, 예를 들어 아주 중요한 의미나 목적이 있는 것이라면 약간의 잘못으로 전부 망쳐져 버리거나 허공으로 사라져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어. 설령 완전하지 않다 하더라도 어떻게든 역은 완성되어야 해. 그렇지? 역이 없으면 전차는 거기 멈출 수 없으니까. 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맞이할 수도 없으니까. 만일 뭔가 잘못된 부분이 발견되면 필요에 따라 나중에 고치면 되는 거야. 먼저 역을 만들어. 그 여자를 위한 특별한 역을. 볼일이 없어도 전차가 저도 모르게 멈추고 싶어 할 만한 역을. 그런 역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거기에 구체적인 색과 형태를 주는 거야. 그리고 못으로 네 이름을 토대에 새기고 생명을 불어넣는 거야. 너한테는 그런 힘이 있어. 생각해 봐. 차가운 밤바다를 혼자서 헤엄쳐 건넜잖아." -p, 382~383

 

 

적절한 말은 왠지 항상 뒤늦게 찾아온다. -p, 386

 

 

아마도 다시는 이 장소에 오지 않을 것이다. 다시 에리를 만날 일도 없을지 모른다. 두 사람은 제각기 정해진 장소에서 각자의 길을 앞으로 걸어 나갈 것이다. 아오가 말했듯이 이제 돌아갈 수 없다. 그런 생각을 하니 어딘가에서 물처럼 소리도 없이 슬픔이 밀려왔다. 그것은 형태가 없는 투명한 슬픔이었다. 자신의 슬픔이면서 손이 닿지 않는 먼곳에 있는 슬픔이었다. 가슴이 헤집은 듯 아프고 숨이 막혔다.

 

포장도로에 나서자마자 갓길에 차를 대고 시동을 끄고 핸들에 엎드린 채 눈을 감았다. 심장의 고동을 진정시키기 위해 시간을 들여 천천히 심호흡을 해야만 했다. 그러는 사이에 몸의 중심 가까이에 차갑고 딱딱한 것이, 1년 내내 녹지 않는 동토의 중심부 같은 것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그것이 가슴의 통증과 숨 막힘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자기 안에 그런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여태 그는 몰랐다.

 

그렇지만 그것은 올바른 가슴 아픔이며 올바른 숨 막힘이었다. 그것은 그가 확실히 느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앞으로 그 차가운 중심부를 스스로의 힘으로 조금씩 녹여 내야 한다.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동토를 녹이기 위해서 쓰쿠루는 다른 누군가의 온기를 필요로 했다. 자신의 체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p, 387~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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