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 -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실존의 문제 40가지에 답하다
김용전 지음 / 샘터사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수능이 3주도 안남았다고 해요. 벌써 제가 수능을 본 게 4년 전이라니.

 

지금 고3 수험생 동생이 있어서 "난 수능 끝나면 뭐뭐할거야." 라며 여러가지 망상을 꿈꾸고 있는 동생을 볼 수 있는데요 (그거 다 못 이루고 마냥 놀다가 시간은 훅간단다. 동생아.) 그러고보니 전 수험생 시절 멋진 여대생을 꿈꾸며, 가지고 있었던 로망 중 한가지는 자신있게 이뤄냈다고 말할 수 있어요. 바로 '예쁜 카페 유니폼 입고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하기!' 수능이 끝나자마자 운 좋게도 동네에 있던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요, 그 이후 처음으로 직접 벌어보는 돈에 맛들려 하루에도 아르바이트를 2~3개씩 다니는 사태가 발생. 그 재밌다던 새내기 대학생 시절을 제대로 못 즐긴게 한 가지 흠이지만요. 

이번에 샘터에서 출간된 김용전, 《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을 읽으며 제가 아르바이트 하던 때를 많이 떠올렸어요. 아직 평생 업으로 삼을 직장을 아직 구하지 못했으니 제가 경험해 본 작은 조직사회인 아르바이트에 대입해보며 읽을 수 밖에 없었달까요. 편의점, 프렌차이즈 카페, 개인카페, 시험감독 아르바이트, 학과 사무실 아르바이트, 학회 도우미, 월드컵 경기장 단기아르바이트 등 정말 여러가지 일들을 해보며 '사회란 이런거구나.' 라고 점점 깨달아갔죠. 물론 아르바이트로 잠깐 몸 담았던 곳보다 직장은 더하겠죠? 

실수를 하면 혼자 웃고 넘길 수 있었던 학생 때와는 달리 일을 하면서는 그 실수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도 배우게 됐고, 일하는 데에 있어서 내 부족한 실력이 남에게 큰 피해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배우게 됐고, 가끔은 자존심도 버려야 한다는 것도 배우게 됐고, 저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대하는 방법도 배우게 됐죠. 이렇게 많은 것들을 배우면서 어디가서 적응은 기똥차게 잘해내는 제가 됐네요. 

하지만 이렇게 배운 게 많았다면 그만큼 상처받은 일도 많았어요. 자꾸 자존심을 긁어대는 윗사람 덕분에 당장 그만둘까 생각이 든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고, 늘지 않는 실력 때문에 울던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고(전 아직도 우유 스팀이 정말 어려워요...), 어린 제가 봐도 융통성이 없어보이는 업무 방식에 '이걸 말해, 말아?' 했던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거든요.

 

 

《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은 저자가 실제 직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보낸 사연들을 통해 직장인들이 겪는 문제들을 듣고,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그걸 통해 살아가면서 필요한 깨달음을 주는 책이에요. 예를 들면 '아부는 나쁜 것인가?', '상사의 개인 심부름을 해주어야 하는가?', '높은 연봉인가, 여유 있는 삶인가?', '너무 좋은 기회가 동시에 왔다면?' 등등. 정말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어서 이 책을 읽고나니 아직 전 직장인은 아니지만,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시뮬레이션 해 본 기분이었달까요.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렸을 때보다 더 풀기 어려운 문제들을 맞닥뜨리게 되는데, 특히 평균 30대부터는 직장에 대한 고민이 주를 이루겠죠? 그럴 때 혼자만 끙끙 앓고있기보단 이런 책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울산에 있는 장생포 고래 박물관에 가보면 옛날 포경선을 통째로 전시해놓은 것이 있는데 그 포경선의 앞쪽에 있는 작살포에 장착된 고래 잡는 작살을 한번 살펴본 적이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작살과는 끝이 전혀 달랐다. 즉 날카롭게 만들어져 있는 게 아니라 끝이 뭉툭하게 만들어져 있다. 그 이유는 큰 고래의 껍질은 아주 두꺼울 뿐만 아니라 지방질이 많아서 미끄럽고 질기기 때문에 끝이 날카로운 작살로는 웬만해서 잡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끝이 날카로우면 무게가 가벼울 뿐만 아니라 각도가 조금만 빗나가도 튕겨져 나가고 만다. 그러나 끝이 뭉툭하면 무겁게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껍질에 닿는 면적이 넓어서 미끄러지지 않고 명중시킬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우직함은 얼핏 보기에 어리석은 것처럼 보이고 잽싸게 계산을 잘하는 것은 상당히 똑똑해 보이지만, 큰 성공을 이룬 사람들은 똑똑한 사람보다 우직하고 질긴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큰 고래를 잡는 데 가볍고 날카로운 작살보다 묵직하며 끝이 뭉툭한 작살이 필요했음을 아는 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p, 9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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