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한 술 - 나와 다른 당신에게 건네는
강태규 지음 / 푸른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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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느 순간 내 아들에 관한 모든 욕심을 내려놓았다.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그리 어렵지 않음에도 우리는 그 방법에 익숙하지 않다.

 

바뀔 수 없는 숙명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를 인정하는 순간 결속 된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결손이 된다. 그래서 상대를 인정하느냐 인정하지 않느냐에 따라 결속과 결손으로 나뉜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상한 아집과 욕심에 사로잡혀 있다. 내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외면해 버리고 벽을 쌓는다. 점점 더 고립되고 자신의 환경을 스스로 축소시킨다. 결국 사람과의 관계는 악화되고 서로 외면하기에 이른다.

 

-p, 4~5 (작가의 말 中)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배우고 깨닫는 게 많아지고, 앞으로도 배워야 할 것들이 무한하다는 걸 느낀다. 특히 단순한 지식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많은 일들 중에서 말이다. 요즘 내가 제일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문제이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이해를 하면서도 마음으로는 이해를 하지 못하고,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머리로는 이해를 하면서도 마음으로는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나를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이 책 《사랑 한 술》을 손에 쥐자마자 급하게 읽어냈는지 모르겠다. 

"삶, 사람 그리고 가족에 대해 한없이 깊게 생각하게 하는 책" 이라니.

 

《사랑 한 술》의 저자 강태규는 이 책의 추천사를 써준 사람들만 보더라도 (가수 이적, 배우 조정석, 음악평론가 임진모 등) 그리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음반기획사에서 일을 하고 계시며 한 대학의 교수님으로도 계신다고 하는데, 이런 책을 쓰기가 쉽지 않으셨을거란 생각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저자 강태규는 자폐를 가진 아들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자폐를 가진 아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생각하고 배우게 된 것들을 알려주듯 적어놓은 책인데 단순히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마음가짐' 뭐 이런 내용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 혹은 가족의 사랑, 인생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에서 '결손'이 아닌 '결속'을 선택하는 방법에 대한 부분은 따로 적어두고 싶을만큼 멋졌다.

 

아직 한 아이의 부모가 되기엔 너무 어린 나이라 이 책을 읽으며 부모님의 마음을 내가 몸소 느끼지는 못했지만 요즘 우리 엄마가 외할머니에게 하는 걸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만 몸이 아프신 외할머니를 위해 매주 주말마다 꼭 외할머니한테 가서 하룻밤을 보내고 오시는데 그런 모습을 보며 나도 나중에 우리 엄마한테 꼭 저런 딸이 되어줘야겠다며 혼자 다짐하곤 한다. '언젠가 우리 엄마도 할머니가 될테고 나도 지금 우리 엄마처럼 나이가 드는 날이 올텐데..' 라는 생각을 하면 지금 엄마를 쳐다보다가도 눈물이 핑 돌때가 있다. 아직도 깨닫고, 이겨내야 할 게 많은 나이기에 이런 한 권의 책들이 정말 큰 힘이 된다.

 

 

 

 

 

 

사람들이 가장 많은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가 의외로 가족이라고 한다. 유난히 아픈 게 가족이 주는 상처다. 깊게 패여서 오래 갈 것 같은 그 상처가 가족이 보듬는 따뜻한 말 한마디로 가장 쉽고 깨끗하게 치유할 수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 -p, 51

 

 

사랑하고 아끼는 것은 과도한 개입이 아니라 믿음으로 지켜보는 일이다. -p, 132

 

 

오늘의 우리 사회에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잃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시기'와 '탓'이 난무하는 공방전은 상대를 인정하는 배려가 없음이 초래한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모든 것이 자기 중심이어야 하는 이기심은 상대를 이해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결국 깨어지고 곪아 터진 관계들이 사회를 결손의 상처로 얼룩지게 하고 있다.

 

상대를 인정하고 소통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진정성을 획득 할 수 있다. 인정하는 미학은 결속과 결손을 갈라놓는 중요한 선택이지만, 우리 사회는 그 사실을 잊고 산 지 오래되었다. -p, 180

 

 

지켜본다는 일은 아름답다. 지켜보는 사이에도 무언의 대화가 진행된다. 우리 앞에 버티고 있는 저 고민들에 무조건 다가서기 보다는 먼저 지켜보자. 지켜보면서 사람의 마음을 읽어 내리는 것 또한 고민을 해결하는 중요한 첫 걸음일 수 있다. -p,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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