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느 스토리 - why not us?
유효상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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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문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그냥 열고 들어가면 된다. 문을 여는 열쇠는 따로 있지 않다. 기어이 열고야 말겠다는 두둑한 배짱이 굳게 닫힌 문을 열게 하는 만능열쇠다. 1988년, 당신 세계 각국의 영부인들과 유명 앵커들이 옷이나 액세서리를 즐겨 구매하던 초고가 명품 브랜드 '도나 카란 뉴욕 컬렉션'에 핸드백 10개를 들고 당당히 문을 연 젊은이가 있었다. 명품 핸드백과는 거리가 먼 변방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한, 그야말로 핸드백이나 명품과는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았던 남자! 그가 핸드백 30개에 사활을 걸고 철옹성과도 같았던 미국 명품시장의 문을 열어젖혔다. 그가 바로 시몬느의 회장 박은관이다. -p, 19 

 

 

 

 

 




 

 

 

 

 

 

 

내가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생인 지금까지 우리 엄마는 조그마한 보세 옷가게를 쭉 해오셨다. 엄마가 옷가게를 하신다는 말을 들은 주위 사람들은 하나같이 "진짜 좋겠다. 넌 옷 안사도 되잖아. 엄마가 다 주잖아!" 라고 말하며 부러워했는데 천만의 말씀. 우리 엄마는 딸한테도 "딸, 이 옷 어때?" 하며 장사(?)를 하시는 장사꾼이셨고, 더 큰 문제는 서로 좋아하는 취향이 너무나도 달라서 옷 때문에 티격태격하는게 일상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어렸을 때부터 옷은 엄마를 통해 사는 것이 익숙해져있었고, 엄마가 옷가게를 해보니 '옷을 사지도 않을거면서 그냥 입어보고 가는 손님들을 보면 맥이 빠진다'며 "너는 어디가서 절대 그러지 마." 라고 교육을 받아서인지 내 몸에 걸치는 것들을 쇼핑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여대생이 되었다. 그래서 친구들이 쇼핑하러 가자. 라고 말을 하면 옆에서 멀뚱멀뚱 서있기 일쑤였고, 내가 직접 돌아다니면서 옷을 사는 일도 손에 꼽을 정도. 하지만 엄마의 큰 철학이 있었는데 뭐니뭐니해도 비싸더라도 질이 좋은 옷을 입고 질이 좋은 신발을 신고 질이 좋은 가방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소위 '보세'의 세계에 더 가깝에 지내왔기 때문인지 명품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고 있지 않았고, 책 표지에 떡하니 핸드백 사진이 있는 이 책이 낯설 수 밖에 없었다. (봄에 받은 이 책을 지금에서야 읽게 된 핑계를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시몬느 스토리》. '시몬느'라는 단어를 들고 떠올랐던 생각은 흔들리지 않는 침대를 내놓는 브랜드인 '시몬스' 뿐이었는데 이 책을 펼치자마자 대뜸 시몬느에 대해 '해외 명품 핸드백 시장에서는 시몬느를 모르면 진정한 명품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루이뷔통, 코치, 마이클 코어스, 마크 제이콥스, DKNY, 겐조, 지방시, 버버리, 셀린느, 로에베, 케이트스페이드, 폴로 같은 유명 브랜드 핸드백의 60% 이상을 시몬느에서 만들었다. -p, 5, 6' 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렇다. 우리는 사실 유명 브랜드의 제품은 그 브랜드 내에서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제작, 판매까지 모든 걸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든다며..) 제품의 제작 같은 경우는 다른 제조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책은 그 제조업체 중 하나인 '시몬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Made In China' 제품을 꺼리듯이 'Made In Korea'가 새겨진 제품을 꺼리던 유럽에 당당히 'Made In Korea'를 새긴 루이뷔통, 버버리 등 유명 럭셔리 브랜드 핸드백을 납품하기 시작한 회사 '시몬느'. 이 회사의 주인인 박은관이 어떻게 '시몬느'를 최고의 핸드백 제조 회사로 자리잡게 했는지, 또한 앞으로 단순히 핸드백을 제조하는 회사가 아니라 자신의 브랜드를 가진 핸드백을 만들어 납품하기로 결정을 하면서 어떤 도전을 할지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책에 쉴 새 없이 등장하는 루이뷔통, 버버리, DKNY, 지방시, 셀린드 등의 유명 럭셔리 브랜드의 이름에 순간 내가 그것들을 쉽게 누릴 수 있을거라는 착각마저 들었지만 브랜드만 좇는 게 아닌 진정한 '명품'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시몬느는 상품기획에서 소재 개발, 패턴과 디자인 개발, 유통까지 진행하는 '풀 서비스 컴퍼니'이다. 핸드백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외 유명 럭셔리 브랜드 기업들도 시몬느에 단순히 일을 맡기는 게 아니라 중요한 부분을 의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제 더 이상 핸드백 시장에서 시몬느를 단순한 OEM 회사로 보는 사람은 없다. 실력이 차이를 만들고 차이가 스스로를 더 빛나게 하는 것이다. -p, 39

 

 

성공을 향한 길은 여러 갈래가 있다. 성공이 검증된 분야와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 또는 지금까지 아무도 도전하지 않은 길을 가는 것 등 다양하다. 전자의 경우는 검증된 길이므로 안정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진입의 장벽이 높다. 반면에 후자의 경우는 가는 길목마다 예상치 못한 변수와 리스크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것은 그만큼 모험이 따른다. 하지만 그렇게 발견한 미개척지는 온전히 도전하는 자의 몫이 될 수 있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인 짐 콜린스는 "오래 존속되는 위대한 기업을 세운 이들은 무엇보다도 자기 내부의 창조적인 열망에 의해 앞으로 나아간다"라고 했다. 위대한 기업의 설립자들이 가지는 공통점은 창의와 도전인 것이다. 창의적인 도전으로 위대한 기업의 초석을 다졌을 뿐만 아니라 최고의 자리에서도 여전히 도전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다. -p, 41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단순히 업무로만 본다면 '밤을 꼬박 새우며 눈물 나게 준비'하는 열정은 생겨날 수 없다. 현재 내가 하는 일이 꿈을 이루기 위한 초석임을 아는 사람만이 열정을 발휘할 수 있다. 기업과 리더도 마찬가지다. 현재에 충실한 것 못지않게 비전을 꿈꾸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 비전과 미래가 성공을 불러오는 열정을 이끌어낼 것이기 때문이다. -p, 54

 

 

사람들의 사고체계는 대부분 'What'으로 시작해서 'How'를 거쳐 'Why?'로 이어진다. 기업 대부분은 자사가 만든 제품의 품질에 대해서 강조하는 경향이 짙다. 가령, 자동차라면 엔진 성능이 어떻고 부품 모델이 무엇이라는 식으로 광고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는 그것과 관련한 전문지식이 없다. 그저 기업의 입장에서만 자신들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혁신적인 기업은 소비자로 하여금 'Why?'를 떠올리게 한다. 애플이 그런 경우다. 감성적인 광고를 통해 소비자로 하여금 '왜 저 제품이어야 하지?'를 떠올리게 하고 난 뒤에 'How'와 'What'을 보여준다.

 

이처럼 기업이 'Why?'를 먼저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하듯이, 개인도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사물, 그리고 주어진 과제에 대해 'Why?'를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지만 그 대상이 가지는 창의성과 본질적인 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 -p, 57

 

 

후회하지 않을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생각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가장 먼저 내던져야 할 것은 "내가 이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지나친 염려다. 세상 모든 일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결코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다. 중요하지 않은 것, 덜 중요한 것들을 하나씩 버리고 나면 마지막엔 가장 중요하고 가장 절실한 것 하나가 남는다. 그것을 선택하면 된다. -p, 83, 84

 

 

비즈니스에서 타이밍은 아주 중요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한 타이밍이란 결코 있을 수 없다. 결국 최고의 타이밍은 그것이 필요한 바로 '그 순간'이다. 짐 콜린스는 "실패한 결정 열 개 중 여덟 개는 판단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제때' 결정을 못 내렸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다"라고 했다. -p, 87

 

 

27년 전 시몬느의 박은관 회장은 핸드백 30개를 들고 무작정 도나 카란 뉴욕 컬렉션을 찾아가 "우리에게 일을 맡겨 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일을 맡겨 달라는 부탁을 한 적이 없다. 시몬느의 제조 실력에 감탄한 브랜드 회사들이 그야말로 '알아서 찾아온' 것이다.

 

시몬느가 미국 최고의 명품 브랜드 도나 카란의 문을 연 지 27년이 지난 지금, 세계 굴지의 명품 브랜드 회사들이 시몬느에 의지하지 않으면 경영이 힘들 정도로 긴밀한 관계가 형성돼 있다. 시몬느에 일을 맡기면 제품의 완성도가 보장되고 납품기한이 지켜진다는 사실은 기본이다. 디자인 패키지만 주면, 시몬느에서 17만 개가 넘는 패턴과 27년간 차곡차곡 쌓아놓은 노하우로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내놓으니 럭셔리 브랜드 입장에서는 시몬느와 거래를 계속하지 않을 수 없다. 조금 비약해서 말하자면, 현재 시몬느와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 중에 시몬느 없이는 제품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게 불가능한 수준까지 이른 데가 많다. -p, 185, 186

 

 

초창기부터 27년간 거래하고 있는 DKNY, 17년 된 마크 제이콥스, 15년 된 코치, 올해로 11년째인 마이클 코어스 등의 존재가 시몬느에 대한 신뢰를 대신 이야기해준다. -p,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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