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합시다
이철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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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 같은 사실이 또 있다. 정치는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느 날 갑자기 정치가 달라지기를 기대하는 건 로또 당첨보다 더 비현실적이다. 정치가 달라지면 그때 정치에 관심을 갖겠다는 자세는 쇠붙이가 썩기를 기다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p, 6, 7









정말 부끄러운 말이지만 저만큼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투표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고 (인증샷을 찍기 위해 투표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지금 생각해보니 혼나야해) 철도 민영화, 의료민영화 등으로 떠들썩 할 때에도 ‘나랑은 먼 이야기야.’라는 생각으로 신경도 쓰지 않았었네요. 심지어 학교에 ‘안녕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었을 때에도 ‘뭘 저렇게까지 하나.’ 하는 생각을 했었지요.


이런 태도가 정말 부끄럽고 창피한 것이라는 걸 일깨워 준 책, 이철희 소장님의 <뭐라도 합시다>가 되겠어요. 이 책을 읽기 전, 썰전에서 엄청난 입담을 자랑하신다는 여러 홍보 글들을 보고 그때서야 썰전이 뭔지 찾아봤답니다. 정치에 관한 프로그램이라고 하니 지레 겁부터 먹어 남자친구에게 배경지식 없이 봐도 괜찮은 프로그램이냐며 조심스럽게 물어봤었지요. 이 글을 쓰면서도 창피해서 얼굴이 붉어지네요.


어디 나가서 어른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다 큰 대학생인데,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었다니요. 이정도로 정치에 무관심 했던 제가 이 책을 통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답니다.


나와는 다른 세상 이야기라며 정치에 대해 등 돌리고 귀 막고 계실 분들이 저 뿐만은 아닐거라 생각해요. 생각해보니 우리 삶 곳곳에 정치의 영향을 받지 않은 곳이 없더라구요. 조금이라도 우리 삶이 나아지길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정치에 관심을 갖고 뭐라도 해야겠지요. 하물며 우리가 하루에 수십 번씩 들어가는 SNS를 통해서 정치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구요. 









<뭐라도 합시다>는 총 2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부에서는 안철수, 문재인, 이명박, 박근혜 등을 통해 앞으로 진보와 보수가 나아갈 방향을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2부에서는 최근 핫이슈였던 의료민영화, 세제개편안 등 정치사회의 쟁점을 살펴보고, 우리가 정치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참여해야할지 이야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모든 국민이 정치를 외면하지 않고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멋진 대한민국이 머지않아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저부터..)




지랄 같은 사실이 또 있다. 정치는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느 날 갑자기 정치가 달라지기를 기대하는 건 로또 당첨보다 더 비현실적이다. 정치가 달라지면 그때 정치에 관심을 갖겠다는 자세는 쇠붙이가 썩기를 기다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p, 6, 7


진보는 자신이 옳은 쪽, 선한 쪽이라는 믿음이 교조로 굳어진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러한 사고방식이 진보 진영에 팽배했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선거 때마다 ‘어떻게 박근혜에게 표를 줄 수 있느냐’는 식의 얘기를 꺼내든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유권자에게 투표는 가치의 문제가 아니었다. 누가 선이고 악이냐를 따지는 관점이 아닌 누가 현실적인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까를 가리는 관점에서 ‘왜 박근혜를 좋아할까’라는 질문을 던져야 했다. 박근혜는 독재자의 딸이라고 얕보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대중을 욕할 게 아니다. 오히려 스스로를 탓해야 한다. 독재자의 딸에게 표를 던질 정도로 진보가 못났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p, 18, 19


즉 보통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모아서 1인 1표라는 선거 제도를 통해 정치권력을 잡고, 그 권력을 통해 제도적 법적 장치를 동원하는 것이 정치다. 1인 1표제 아래에서는 다수를 모으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생긴다. 1원 1표의 사회를 뒤집을 수 있는 힘이다. 즉 1인 1표가 온전한 제 기능을 하면 1원 1표의 질주를 제어할 수 있다. 정치가 제도로 작동하기 시작하면 보통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는 합법적이고도 강력한 수단으로서 작동하는 것이다. 이것이 정상적인 정치이며, 정치의 본래 기능이다. 바로 정치의 효용이다. -p, 166


선거는 정해진 임기를 보장해주고 임기가 끝나면 선출된 공직자를 교체할 수 있도록 한다. 국민은 이런 선거를 통해 권력자를 견제하는 힘을 갖는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것은 곧 임기 동안 권력자의 지위를 안정적으로 보장한다는 것을 의미이기도 하다. 바로 선거의 아킬레스건이다. 일단 선출되고 나면 그 사람을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선거가 폐해로 작용할 가능성이 생긴다. 당선자는 표를 받았으니 자신이 내건 공약에 대해서 국민의 승인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대체로 우리 사회는 공약을 지키지 않아서 문제가 되기는 하지만 오히려 지켜서 문제가 된 경우도 종종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명박 정권의 4대강 공약이다. -p, 170, 171


그러니 숫자 자체보다는 그 조사의 전체적인 맥락을 따져봐야 하는 것이 정답이다. 정권 초기, 박근혜의 지지율은 갤럽 조사에서 56%로 나왔다. 그런데 지지율을 읽을 때 정권 초기의 56%와 4년 차의 56%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임기 1년 내 56%는 성과가 반영되어 있다기 보다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기대치가 들어간 것이고 4년 차의 56%는 기대치가 아니라 성과과 반영된 수치이다.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내용이 완전히 달라진다. -p, 220


젊은층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진보 정치 구도는 지나치게 미국적이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젊은층에게 인기 있는 정치인을 ‘루저’라고 한다. 선거에 지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투표장에 나오지도 않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것은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p, 266


그러니 진보 진영이 젊은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기보다 더 집중해야 할 점은 젊은이든 노인이든 상관없이 보수 정권으로부터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데도 여전히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설득해내는 작업이다. -p, 267

그러니 정치가 활성화되지 않고서는 시장의 불평등이 완화되지 않는다. 정치가 달라지지 않으면 보통사람의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 정치가 결국 내 삶의 질을 결정한다. 정치는 주어진 그 사회의 재화를 어떻게 나누는가에 대한 갈등이고 싸움이다. 산업화 시대가 재화의 전체규모를 늘리는 싸움이었다면 이제 우리 사회는 재화를 나누는 싸움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너무 많이 가진 사람이 있는 소수가 한편에 있고 너무 적게 가진 대다수가 다른 한편에 있다. 이것이 양극화다. 그렇다면 누가 양극화를 해소할 것인가. 바로 정치다. -p, 268, 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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