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 30년 직장 생활 노하우가 담긴 엄마의 다이어리
유인경 지음 / 위즈덤경향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인생은 똑같은 선에서 함께 출발하는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릴레이 경기다. 먼저 뛴 선수(부모)가 늦게 바톤 터치해서 다른 선수에 비해 출발이 늦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어떤 속도로 얼마나 질주하느냐에 따라 역전의 기회가 있는 릴레이 경기처럼 인생 역시 주어진 유전자나 타고난 환경에 상관없이 나의 노력으로 막판 뒤집기를 할 수 있기에 오묘한 것이지, 즉 내가 경기 종목 선택은 못 해도 얼마나 열심히 살 수 있는가는 모두 나의 몫이란 말이다. -p, 32









독감이 유행이었던 겨울에도 거뜬히 이겨냈던 제가 지금 감기 때문에 골골거리고 있어요. 어렸을때부터 감기에 걸리면 편도가 무지막지하게 부어버리는터라 지금 침도 못삼키고, 아마 개강하고 갑자기 바빠져버린 탓에 면역력이 약해져버린거라고 투정을 부려봅니다.


이렇게 아플 정도로 바빴지만 일주일동안 제가 항상 가지고다니며 시간 날때마다 읽었던 책이 있습니다. 바로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라는 책이에요. 직장생활 30년차, 20대의 딸을 두고 있는 유인경 저자가 딸에게 직장생활에 대해 혹은 인생에 대해 조언과 위로를 건네는 형식의 책입니다. 마치 공지영 작가님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라는 책과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책이었다고 할까요.


저 또한 취업 특강에서 강사님들의 말엔 귀 기울이고 혹여나 잊어버릴까 꼭꼭 메모를 하기도 하지만 정작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말은 잔소리로 생각하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곤 합니다. 하지만 유인경 저자님은 20대의 딸을 둔 엄마이지만 사회에선 30년차 직장 선배로 가끔은 따뜻하게, 또 가끔은 따끔하게 조언과 위로를 아끼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도 모르게 한 문장, 한 문장에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꼼꼼하게 읽었네요.


무엇보다 직장생활을 30년동안 하면서 직접 경험하고 느꼈던 이야기들과 인생 선배의 입장에서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들은 그 어떤 충고보다 더 따끔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인생은 똑같은 선에서 함께 출발하는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릴레이 경기다. 먼저 뛴 선수(부모)가 늦게 바톤 터치해서 다른 선수에 비해 출발이 늦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어떤 속도로 얼마나 질주하느냐에 따라 역전의 기회가 있는 릴레이 경기처럼 인생 역시 주어진 유전자나 타고난 환경에 상관없이 나의 노력으로 막판 뒤집기를 할 수 있기에 오묘한 것이지, 즉 내가 경기 종목 선택은 못 해도 얼마나 열심히 살 수 있는가는 모두 나의 몫이란 말이다. -p, 32


우리는 흔히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했거나 약속을 어겨놓고는 ‘시간이 없어서’란 핑계를 댄다. 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에겐 누구나 똑같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니. 그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어 근사하게 요리하는 것, 그리고 시간의 노예가 아니라 시간의 주인이 되는 것은 모두 우리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하루를 잘 보내면 밤에 보람차게 편히 잠들고,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 우리의 인생을 만들어 가는 거야. 하루를 충실하게 보낸 이들이 나중에 죽음 앞에서도 만족스럽게 미소 지을 수 있단다. 절대로 네게 주어진 멋진 선물인 하루를 허무하게 흘려보내진 마렴. -p, 46


정말 적자생존, 이제는 우월한 유전자의 인간들이 살아남는 시대가 아니라 잘 ‘적어’ 기록해두는 습관을 가진 이들이 각 분야에서 살아남는 시대이다. 너도 언제 어디서든 너의 머릿속보다는 기록하는 너의 손끝을 믿길 바란다. -p, 56

악마의 얼굴을 하고 와도 내가 그걸 악마의 가면이고 속엔 부처님의 미소가 있다고 믿으면 두렵거나 화를 낼 이유가 없지 않겠니. 또 어떤 사람이 독사과를 주어도 그걸 덥석 받지 않으면 그건 내 것이 아니라 여전히 그 사람의 것이다. 그 사람이 내게 모욕을 주어도 내가 그걸 모욕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것은 모욕을 준 사람의 것이다. -p, 78


네게 로베레 장군 이야기를 해줬던가? 2차 대전 당시 독일 경찰은 훌륭한 인품의 레지스탕스 로베레 장군을 빼닮은 사기꾼을 검거했다. 진짜 로베레 장군인 줄 알고 잡았다 가짜여서 허탈했던 독일 경찰은 오히려 이 가짜를 이용하기로 했다. 포로수용소로 데려가 장군이 의젓하긴커녕 졸렬한 모습을 보이면 포로들의 사기가 저하돼 관리가 쉬울거란 계산이었다. 사기꾼에게는 곧 사형당한다는 사실을 알려준 뒤 수용소로 데려갔다.


그런데 길길이 날뛰거나 방정맞은 모습을 보이리라 여겼던 가짜 로베레는 의외로 늠름했다. 자신들의 영웅이 나타나자 포로들은 장군의 신발에 묻은 먼지도 털어주며 진심 어린 존경을 표했다. 포로끼리 다투면 가짜 로베레 장군이 나서서 중재해주고 죽음의 공포에 떠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며 다독거려주기도 했다. 그리고 드디어 사형집행일이 되자 가짜 로베레는 의연하고 당당하게 사형장으로 가며 독일 경찰에게 이렇게 말했다.


“10만 포로의 눈동자가 나를 존경 어린 눈빛으로 보고 진짜 로베레 장군으로 알고 진심으로 존경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억울하고 무고하게 죽어간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 영령에게 부끄럽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기꾼이었다고 해도 ‘영웅’으로 떠받들린 후에는 영웅다운 처신을 하도록 노력하고, 영웅답게 삶을 마무리한 가짜 로베레 장군. 사기꾼이던 그를 로베레 장군답게 죽게 만든 힘은 그를 영웅으로 잘 떠받든 포로들의 팔로워십이었단다. -p, 103, 104


인맥은 양보다 질이 중요하단다. 1,000명의 페이스북 친구, 10만 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관리하느라 투자하는 시간에 가까운 친구에게 안부 전화를 하고 “감기는 좀 어때? 비타민 챙겨 먹어”라는 문자도 보내고 생일카드라도 챙기는 것이 낫다.


일당백을 하는 친구, 그냥 대충 박수쳐주는 팔로워가 아니라 집문서를 팔거나 장기를 내줄 신도들을 만들려면 너 역시 그들에게 충성과 진심을 맹세해야 한다. 인맥은 그 바탕이 신뢰다. -p, 16


휴렛패커드가 작성한 사내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은 공지한 필요조건을 100퍼센트 충족해야 공개 채용에 지원하는 반면에 남성은 필요 조건을 60퍼센트를 충족한다고 생각하면 지원한단다. 무슨 일이건 하고 싶으면 일단 도전한 후에 일을 하면서 방법을 배우고 익히면 되는데 말이다.


그 누구도 여자는 손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한 적도 없고, 공평한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여전히 자신이 가장 완벽한 상태가 되고 멋진 질문을 던질 준비가 되어 있을 때만 손을 든다. 그런 사람에게 누가 먼저 기회를 주겠니.


회사에서 상사가 “이 프로젝트 누가 할래요?”라고 했을 때 제일 먼저 손을 들어야 한다. 그래야 상사는 그 사원의 존재를 의식하고, 먼저 손을 들어준 것에 감사하고 더 좋은 기회나 더 훌륭한 프로젝트를 선물로 주게 된다. -p, 175, 176


천사는 하늘나라가 고향이고 이 땅에 사는 우리들은 그냥 인간 역할에만 충실하면 된다. 그리고 산타클로스는 크리스마스에만 만나면 되고, 지상에서는 날개를 접고 좀 영악한 인간으로 살자. -p, 193


20여 년의 수사 경험을 자랑하는 한 부장검사는 “모든 정보는 자신의 입에서 나온다”라고 강조했단다.


“누군가에게 모함을 당해 억울하다, 남들이 자기를 씹고 다닌다 등의 말을 많이 하죠. 그런데 알고 보면 국가기밀을 비롯해 개인사의 사소한 오해까지 모든 말은 결국 그 장본인에게서 나옵니다. 언젠가 자기도 모르게 이런저런 말을 하다가 약점이나 기밀을 털어놓고 나중에 내가 언제 그랬냐, 누가 그러더냐고 흥분하죠.” -p, 196


상대에게 항상 보호해주고 도와주고 베풀어야 하는 의존적 대상이 되기보다는 인품과 능력에 감동해서 존중하게 만들어라. 어떤 일이건 너의 의견을 잘 들어주고, 너를 귀하게 대접해주고, 진심으로 존중해주는 사람을 사귀기 바란다.


진심으로 존중해준다면 절대 연인이 원하지 않는 행동(새벽까지 있자, 부모 몰래 여행을 가자, 술을 마셔라, 안고 싶다 등등)을 요구하진 않을 거다. 자기 욕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보다 상대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하고 존중해주는 남자를 만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러려면 자신부터 존중받을 만한 행동을 해야 한다. -p,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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