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 - 전 로비스트가 알려주는 설득의 숨은 비밀
폴커 키츠 지음, 장혜경 옮김 / 예담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평소 멍하니 있는 걸 좋아하는 탓에 남자친구가 버릇처럼 저한테 "무슨 생각해?"라고 물어보곤 하는데요

그때마다 정말 아무 생각을 안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문이 턱 막히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스스로도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걸 좋아하고 잘한다고 생각을 하지만, 말을 하는 데에 있어선 어버버버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지요.


이번에 제가 읽은 책은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이라는 책으로 말을 잘 하는 '화술'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저처럼 상대를 설득하는 데 있어 힘들어하는 독자들에겐 정말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어요.








이 책의 저자 폴커 키츠는 심리학, 법학을 전공했을 뿐 아니라 로비스트로 활동을 했다고 해요.

책을 읽기 전, 제가 막연하게 알고 있던 로비스트에 대한 생각은 '돈이 가득 든 검은 가방을 들고 정부, 기업을 좌지우지하는' 그런 어마어마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런 생각은 책에서도 언급되어 있듯이 심한 억측이고... 협회에 속해 기업과 정부의 입장을 듣고 유리한 쪽으로 협상을 이끄는 그런 역할을 하는 분들이었어요.


유리한 협상을 위해 자기와 의견이 다른 쪽을 설득해야하는 게 주요 업무이기 때문에 이런 로비스트들에겐 상대를 설득한다는 일은 식은 죽 먹기겠지요?


논리, 감정, 인물, 트릭. 이렇게 네가지로 나누어 상대를 설득하는 비밀을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일화와 각종 심리 효과들을 이용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득의 비밀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정부, 기업, 의회, 법' 등 다소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주제임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나의 견해를 바꾸려는 주변의 침공에 대비하려면 제일 좋은 방법은 내 입장과 정반대 성향의 신문을 구독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다른 사람과 토론을 해보면 그 예방법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당신이 얼마나 그 동안의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이 되었는지 금방 확인할 수 있다. 반대 논리와 자주 접할수록 면역력도 높아진다. 금방 상대의 논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경지에 오른다. -p, 40


다른 사람들도 모두 자신과 자신의 문제에 골몰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어버린다. 하루 종일 불안에 떨며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다른 사람들 역시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문제에만 골몰하고 있다. -p, 58


공감이란 ‘타인의 신발을 신고 걷는 것’이다. 눈 깜짝할 순간만이라도 타인의 시각에서 세상을 보는 것이며 타인의 근심을 이해하고 타인의 욕망과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p, 70


자매가 오렌지 하나를 두고 싸운다. 둘 다 오렌지가 갖고 싶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누구든 한쪽에게만 주면 불공평하다. 나머지 한 사람은 빈손이 될 테니까. 아무한테도 안 주면 공평하다. 하지만 둘 다 빈손이다. 오렌지를 둘로 잘라 반쪽씩 주면 어떨까? 공평하기는 하겠지만 둘 다 원하는 것의 절반 밖에 못 가진다. 결국 누구든 실망을 하게 되어 있다. 그렇지만 자매에게 왜 오렌지가 필요하느냐고 물었더니 한쪽은 케이크를 구우려고 하므로 껍질이 필요하다고 대답한다. 다른 한쪽은 즙을 짜고 싶어서 과육이 필요하다고 한다. 갑자기 두 사람 다 100퍼센트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입장 뒤에 숨은 욕망을 잘 알아차릴 수 있을 때도 있지만, 그럴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럴 때는 간단한 질문 하나면 해결된다. “왜 그것을 원하세요?” -p, 80


동기는 아주 간단한 기본 규칙에 따라 작동한다. 바로 이것이다.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당신을 돕는다. -p, 90


당신을 위해 무언가 해줄 수 있는 사람일수록 개인적인 만남을 자주 가져라. 상사가 “나하고 점심 같이 먹을 사람?” 하고 물어보면 모니터 뒤로 기어들어가면서 “저…… 선약이 있어서……” 하고 웅얼거릴 것이 아니라 번쩍 손을 들어라. 상사가 저 멀리서 보이기만 해도 돌아갈 것이 아니라 당당히 상사를 향해 걸어가 정중하게 인사를 해라.

쓸데없는 회의라도 솔선수범하여 참여해라.

전화만 하고 말 것이 아니라 아주 잠깐이라도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어라. 전화로 하면 5분이면 되지만 만나러 가면 하루가 다 가버린다고? 그래도 가라. 가서 얼굴을 보고 이야기해라.

중요한 인물, 그리고 중요한 인물이 될 것 같은 사람에겐 무조건 옆에 가서 자꾸 얼굴을 비춰라. 단순 노출 효과는 당신이 그 사람을 계획적으로 만났는지 우연히 만났는지와 전혀 상관이 없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자기 자신을 노출시켰다는 사실이다.

타깃으로 삼은 인물이 지금 당신을 알지 못해도 상관없다. 또 당신의 노출 노력을 그가 의식하지 못해도 상관없다. -p, 116


페이스북에 계정이 있는 사람이면 이런 재미난 현상을 관찰했을 것이다. 당신이 어떤 사람의 계정에 들어가 ‘좋아요’를 자주 누를수록 당신도 ‘좋아요’를 더 많이 받을 것이다. 당신이 다른 사람의 계정에 칭찬 덧글을 많이 달수록 당신의 글에 달린 칭찬 덧글도 많아질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두고 ‘상호호혜 원칙’이라 부른다. 복잡하고 전문적인 느낌이 나는 단어지만 알고 보면 간단하다. 우리 모두는 타인의 사랑과 인정을 갈망한다. 누군가 우리를 좋아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너무너무 기쁜 나머지 즉각 그에게 사랑을 되돌려주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혹은 적어도 우리를 좋아할 것이라 예상되는 사람을 좋아한다. -p, 119


최근 효과의 반대는 ‘초두 효과’이다. 초두, 즉 처음이라는 뜻이다. 우리의 기억이 어떤 주제에 대해 처음으로 접한 정보는 시간이 흘러도 매우 생생하게 남는다. 아무도 밟지 않은 비옥한 땅에 처음으로 발자국을 냈기 때문이다. 그 발자국을 막을 정보, 반대의 정보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저장된 정보는 우리 인간과 같다. 우리는 자신과 비슷한 것을 제일 좋아한다. 따라서 뇌는 나중에 오는 것, 처음의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 모든 것을 극도로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런 정보는 부담스럽고 성가시다. 이 때문에 새로운 것, 나중에 도착한 것은 무조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거부한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원하는 것이 있거든 최대한 빨리 그 사람에게 원하는 것을 알려야 한다. 많은 사람이 때를 기다려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신이 기다린 시간만큼 때는 멀어질 것이다. 그 사이 상대의 뇌에 도착한 모든 정보가 당신의 목표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p, 193,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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