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한 표현은 죽음의 키스 진부한 문구를 근절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것은 공기처럼 우리 주위를 떠다니며, 언제나 도움을 주려는 친한 친구처럼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 대신 복잡한 생각을 단순한 은유의 형태로 표현해준다. 진부한 표현은 그렇게 해서 생겨난다. 주의 깊은 필자도 초고에서는 그런 표현을 꽤 많이 쓴다. 하지만 그 뒤에는 그것들을 쓸어낼 기회가 온다. 초고를 고쳐 쓰고 소리 내어 읽을 때는 언제나 진부한 문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얼마나 수상쩍게 들리는지 귀를 세워보자, 자기만의 참신한 표현을 만들어내려 애쓰는 대신 뻔하고 낡은 표현에 만족하지 않았느냐고 비난하는 것 같지는 않은가. 진부한 표현은 감각의 적이다. -207쪽
다른 작가를 모방하기를 주저하지 말자. 모방은 예술이나 기술을 배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치는 창조적 과정의 일부다. 바흐도 피카소도 애초부터 완전히 바흐나 피카소인 채로 솟아난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는 본보기가 있어야 했다. 글쓰기에서는 특히 그렇다. 관심 있는 분야에서 최고의 작가를 골라서 그 작품을 큰 소리로 읽어보자. 그들의 목소리와 감각을, 다시 말해 언어에 대한 태도를 귀로 받아들이자. 모방 때문에 자신의 목소리와 정체성을 잃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일랑 말자. 곧 그 껍질을 벗고 여러분 자신으로 자라게 될 테니. 다른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 자신을 풍성하게 하는 오랜 전통과 만날 수 있다. 때로는 혼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깊이를 주는 민족적인 기억과 이야기의 광맥을 발굴하기도 한다. -208-209쪽
사는 게 장난이다. 재미있게 쓰는 작가들은 대개 스스로 재미를 느끼려 하는 사람들이다. 그것이 작가의 핵심이라고 해도 좋다. 나는 글쓰기를 스스로에게 재미있는 삶과 지속적인 교육을 주는 수단으로 삼아왔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알아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 주제에 대해 쓴다면 자신이 느끼는 즐거움이 글에 묻어날 것이다. 배움은 일종의 강장제다.-218쪽
글쓰기는 인격과 관계가 있다. 여러분의 가치가 건전하면 글도 건전할 것이다. 글은 언제나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다. 먼저 자신이 무엇을 바라는지, 그것을 어떻게 하고 싶은지 알자. 그리고 인간미와 정직함으로 글을 완성하자. 그러면 팔 수 있는 것이 생길 것이다. -235쪽
그럼 독자는 이제 무엇을 원할까? 문장 하나를 마칠 대마다 스스로에게 그렇게 물어보자.-239쪽
먼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결정하자. 그리고 하기로 결정하자. 그리고 하자. -257쪽
이것은 무엇보다 목소리의 문제다. 아버지는 자기 ‘문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말하듯이 쓰면 그만이었다. (중략) 가족사를 쓸 때는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작가’가 되려 하지 말자. 지금 생각하면 아버지는 끊임없이 글을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는 나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글쟁이였다. 자기 자신이 되자. 그러면 독자는 여러분이 어디로 가든 따라올 것이다. 마음 가는 대로 쓰면 독자도 함께 훌쩍 길을 떠날 것이다. 여러분이 내놓을 것은 여러분 자신이다. 회고록과 개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과 여러분이 기억해낸 경험과 감성 사이의 공감이다.(중략) 회고록을 쓰는 일은 치유의 행위였다.-260쪽
훌륭한 산문 작가는 어느 정도는 시인이 되어 언제나 자기가 쓰는 글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290쪽
어떤 글을 쓰든 이렇게 소리와 리듬을 고려해서 엮어나가야 한다. (중략) 문장의 어순을 바꿔보거나, 참신하고 특이한 단어로 바꿔보거나, 문장의 길이를 바꿔서 전부 같은 기계에서 뽑아낸 것처럼 보이지 않게 해보자. 드물게 나타나는 짧은 문장이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독자의 귀에 남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가진 연장은 단어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그것을 독창적이고 조심스럽게 사용하는 법을 배우자. -290-2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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