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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우산 (양장)
류재수 지음, 신동일 작곡 / 재미마주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그림책을 펼치면 '이슬비내리는 이른 아침에...'라는 노래가 생각나는 경쾌한 책이다. 그림은 마치 금방이라도 물감이 묻어날 것 같고 글씨는 하나도 없다. 그리고 음악씨디가 함께 들어있다. 이책을 사고 비가 오는 날 창가에 앉아 함께 있는 씨디를 틀어놓고 이책을 보고 싶어 비가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그것도 쏴쏴 쏟아지는 비가 아니고 책의 그림처럼 너무 많이도 너무 적지도 않게 내려오는 그런 비가 오기를. 우리 아이는 뭐가 좋은지 가끔 이 책을 가져와 읽어달라고 하고 글씨가 없으니 나도 내마음대로 노란우산이 파란우산을 만났네라고 이야기를 만들어 읽어주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속으로는 이 책은 너를 위한 책이 아니라고 말한다. 아이에게 읽어주려고 사준 그림책인데 그래도 실망스럽지 않은건 왠지모르게 이책이 내마음을 설레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오래전에 잊어버렸던 어린시절에만 있는 그런 종류의 설레임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조금 유치하고 조금 비밀스러운 그런 설레임을. 그래서 비가 내리면 왠지 이책이 생각나 혼자서 조용히 웃어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