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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이야기
류재수 / 통나무 / 1988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도착했을때 난 내 예상과는 너무 달라 조금 실망(?)했다. 책의 무게가 주는 묵직함이 이제까지 아이에게 읽어주었던 그 어떤 것과도 달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뒷부분에 있는 신화에 대한 깊이있는 글까지. 난 읽어보지도 않고 이건 아이들용 책이 아니구나 단정지어버리고는 그냥 책꽂이 한편에 꽂아 두었다. 수시로 책꽂이에서 책을 꺼내와 읽어달라는 아이도 이 책만큼은 자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한번도 꺼내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어차피 산 책이니 나라도 읽어보자는 생각에 이책을 꺼내 들었다. 글을 읽은 느낌은......우리 아이가 요즘 잘 쓰는 말로 '멎지다'였다. 우리를 지켜준다는 백두산에 대한 이야기는 그림에서부터 웅장함이 느껴졌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그 책속에 있는 한국의 이미지였다. 거대하고 웅장하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거기다 힘든 시기면 일어나 우리를 지켜준다는 백두장군이 변해만들어진 백두산이라는 든든한 수호자까지 가지고 있는.
유학이나 이민이다하여 세계속으로 나아가면서 우리는 종종 우리가 아직 그렇게 강하지 못한 국력을 가진 나라이고 또 국토면에서는 너무나 작은 나라이며 거기다 갈라진 나라라는 사실에 알게 모르게 위축되곤한다. 난 만약 우리 아이가 조금더 커서 세상을 알게되고 그러다가 다른나라 아이들과 만나 이야기하다 혹시 우리나라가 작고 약하게 느껴져 속상해하면 이 책을 함께 읽어줄 생각이다. 그리고 아이에게 알려줄 것이다. 이 책에서 살아 숨쉬는 책의 무게만큼이나 묵직한 우리나라의 존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