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상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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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좋아하고, 누군가의 생각을 훔쳐보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타입의 작가나, 장르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다른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도 그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읽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만드는 힘.

나에게 그런 작가는 '움베르토 에코'이다.

무겁고 어려워보이지만 읽는 순간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움베르토 에코식 글.

매일 수도없이 쏟아지는 신간 속에서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손을 뻗어 읽기 시작할 수 있는 책을 만나고, 또 그 책을 구입하기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책을 좋아하고, 책 구입을 서슴치 않는 나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좋은 책'을 고르는 일은 힘들다.

그런 힘든 일을 쉽게 만들어 주는 움베르토 에코의 글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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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 - 뜨거운 가슴을 잃어버린 당신을 위한 스물네 편의 사랑 이야기
김용택.정호승.도종환.안도현 외 지음, 하정민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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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감정은 누구나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힘이 있다.

상황이나 시간, 장소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도 듣는 이, 그리고 그 말을 뱉는 이와 그 주위를 한꺼번에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단어 중 하나이다.

왠만한 대중가요 가사에는 한 번 쯤은 등장하고, 책 제목으로, 소설이나 시 내용의 어느 한 부분에는 항상 등장하는 그 단어. 영어의 'Love'보다 '사랑'이 더 가슴 떨리는 건 한국사람이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 단어가 주는 울림은 세계 어떤 언어로 표현해도 가능하다.

만약 이 '사랑'이라는 단어를 배우가 상대편을 보고 말 하거나, 소설 속 주인공이 말했다면 그 맛이 제대로 살지 않았을지 모른다. 아니, 맛은 제대로 살았을지언정 그 감동이 그리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의 힘은 여기서 온다. 내 감정에 따라 백만가지로 전개되는 감정들은 나를 힘들게 하기는 하지만, 그 감정의 흐름은 쉽게 꺼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 힘을 더 크게 만들어 주는 건 이름만 들어도 알싸한 감정이 솟아오르게 하는 시인들의 힘일지도 모른다. 한 곳에서 만나기 힘든 시인들이 '사랑의 떨림'을 가슴 깊이 담고 말한다.

우리는 어쩌겠는가. 그냥 그 깊은 감정에 손 담그고, 발 담글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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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의 마력
클로드 브리스톨 지음, 최염순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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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군가 나에게 "난 널 믿어."라는 말을 해 주거나,

굳이 말이 아니라 눈빛으로 그런 의미를 전달 해 준다면,

그 순간 나는 정말이지 행복했다.

왠지 내가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된 것 같고, 내 자신에게 스스로 칭찬이라도 해 주고픈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나는 나 스스로를 믿어 본 적이 별로 없다.

드라마나 소설 속 주인공들의 방백이나 독백처럼 나 스스로 나를 향해 "난 널 믿어. 힘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은 나를 좌절하게 한다.

당신은... 당신을 믿은 적이 있는가?

진심으로 당신을 무엇인가 해 낼 수 있을만한 존재로 생각해 준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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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 작별 세트 - 전2권 - 정이현 산문집
정이현 지음 / 마음산책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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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왠지 그 책과 어울리는 장소를 찾게 된다.

왠지 서재의 한 켠에서 읽어야 할 것 같은 책이 있고, 커피향 가득한 카페가 어울리는 책이 있고, 그냥 뒹굴거리며 침대위를 활보하며 읽는 것이 어울리는 책이 있다.

정이현의 책은 달달한 카페모카를 연상시키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왠지 모르지만 장난이 가득해 보는 이로 하여금 감수성이 풍부한 누군가의 일기를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보는 내내 기분좋은 느낌이 계속 들었다. 어려운 얘기는 전혀 없고, 작가가 왠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조분조분 앉혀놓고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이 큰 것은 아마도 정이현이라는 작가가 주는 따뜻한 느낌이 아닐까 싶다.

풍선과 작별 모두 같은 느낌이다. 두 권의 책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왠지 1권, 2권과 같이 연결되는 느낌이 큰 것은 두 권의 내용이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약간의 차이점을 꼽으라면 작가의 눈빛이 달라졌다는 것이긴 하지만, '정이현 스러움'이라는 큰 틀 안에서 보면 글쎄... 차이점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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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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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공지영'이라는 이름 석 자가 주는 울림은 조금 특별하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내 삶을 살아가는 여성이라는 인식체이기 때문에 더욱 뼈저리게 무언가가 다가오는 건 거부할 수가 없다.

공지영의 소설은 친절하지 않다. 아니, 보고 있자면 왠지 퍼런 칼날이 내 등뒤에서 나를 위협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날카롭지는 않지만 왠지 위협이 느껴지는 듯한 느낌이다.

왠지 '이거 자서전이야?'하는 느낌이 약간은 드는 듯한 느낌을 소설을 읽는 내내 버릴 수 없었다. 하지만 머리속으로 생각들을 정리하기도 전에 소설은 끝이 났다. 소설은 계산하면서, 현실적인 잣대로 보기에는 너무나 슬프다. 눈물 저릿하게 뭔가가 울컥하는 느낌은 아니지만, 잘 짜여진 각본을 통해 보여지는 주말극 같은 느낌이다. 나에게 일어나기 힘든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비껴 나가지는 못하는... 어중간한 선에 물려있는 느낌이다.

아마 드라마로 만들었다면 글쎄... 흥행에 성공하기는 힘들 것 같지만, 그래도 혹시 모른다. <우.행.시>처럼 눈에 눈물 가득 머금은 초절정 꽃미남이 등장해 준다면... 그렇다면 그 꽃미남은 누구를 대변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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