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과 매력적인 주인공

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9월

내 오랜 습관 중 하나는 읽고 있는 책 옆에 항상 읽을 책을 한 권 더 두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몇 년째 내 몸에 익숙해져버린 아침 커피를 마시지 않은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 크게 불편한 건 없지만 옆이 허전한 느낌- 

은희경의 소설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를 읽으면서 읽어야겠다, 고 마음 먹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읽고 작가에 대해 궁금해졌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알라딘 메인의 작가소개에 뜬 김연수 작가와의 인터뷰 내용을 읽은 후 꼭 이 작가의 책을 읽어야지, 하고 마음 먹은 것이 그것이다. 

사실 나는 쉬운 책을 좋아한다. 물론 작가들이 그 책들을 쉽게 썼을거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분명 한 구절을 쓰기 위해 부던히도 많은 고민을 했을 거란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독자로서의 나는 왠지 읽는 내내 '교과서'를 읽는 느낌이 드는 소재나 주제의 소설은 거부감이 든다. 

그런 내게 <밤은 노래한다>는 꽤나 무거운 소재로 쓰여진 글이었기에 이 책을 읽을까를 잠시 고민했다. 그래도 이 글을 읽어 나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것이 우리 역사 속 한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피비린내나는 그 역사의 순간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그 시절을 알지 못하고, 또 '민생단'의 존재를 소설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나로서는 읽는 내내 역사가 주는 진실앞에서 불편해했다. 그 불편함에 비해서 책장은 참으로 쉽게도 넘어갔다.  

독자가 불편해마지 않는 진실을 꽤나 매력적인 주인공의 생각과 행동, 말로 잘 포장한 소설이지 않을까, 이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