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판타지 장르가 가지는 힘은 그것이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일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해리포터>에 열광하는 이유는 호그와트 학교가 존재하지 않고, 내가 절대로 포터와 같은 벼락모양의 흉터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판타지 소설을 읽는 동안만큼은 현실을 잊을 수 있다. 

<위저드 베이커리>는 판타지를 내세운 성장소설이다. 아니, 성장소설을 앞세운 판타지인가? 

주인공 '나'는 정말이지 이렇게 비참할 수도 있을까 싶을 정도의 열여섯 인생을 살아간다. 평생 살면서 절대로 잊을 수 없고, 잊혀지지도 않을 몇 번의 기막힌 사건을 겪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도망갈 어딘가'를 찾아내려 한다. 

그러는 과정에 내가 엉겁결에 찾아낸 곳은 우리동네 24시간 문을 열어둔(물론 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휴업을 하지만) 위저드 베이커리. 그곳을 피신장소로 정하면서 나는 위저드 베이커리 속의 판타지로 빠진다. 

이 소설이 다른 여타 판타지와 다른 점은 바로 현실과 비현실적 공간이 적절하게 섞여있다는 것이다.  

소년은 현실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 베이커리로 숨어들어가지만 그곳에서도 고통은 존재한다. 하지만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해주는 누군가를 통해 성장해가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는 데 걸린 시간은 채 2시간이 되지 않는다. 그만큼 쉽게 읽히고, 흡입력도 강하다.  

읽고나면 씁쓸한 초콜릿(카카오 성분이 99.999%는 될 듯한)을 입에 넣고 있는 느낌이다. 분명 초콜릿을 먹고 있지만 입에 남은 느낌은 씁쓸함 쪽에 가깝고, 씁쓸한 그것을 먹었지만 그래도 '난 초콜릿을 먹었어'하는 느낌에 기분 좋아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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