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수첩 - 사랑하기 전에 먼저 만나고, 즐기고 음미하라, 한국 커피계의 숨은 고수들을 만나다
김정열 지음 / 대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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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커피를 참 좋아하지만, 커피 맛을 정확히 알 정도로 전문가는 아니다.

길거리 자판기 커피도 좋아하고, 편의점 커피도 좋다. 생크림이 듬뿍 올라간 카페모카도 좋아하고, 우유거품이 폭신한 라떼도, 그리고 시간을 채우기에 딱 좋은 아메리카노도 좋다.

커피가 좋아서 마신다기 보다는 시간을 보낼 마땅한 장소를 찾을 수 없을 때 들르는 커피숍 덕분에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침에 마시는 모닝 커피도 좋고, 식사 후 마시는 커피도 좋은 걸 보면 어쩌면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라고 말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커피와 관련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들에게도 커피향이 나는 듯한 착각이 든다. 어쩌면 매일같이 커피 옆에서 시간을 보내서 진짜 그 사람들 몸에 향기가 배인 것인지도 모르지만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세련됨과 따뜻함이 참으로 부럽다.

<커피 수첩>에 등장하는 커피숍과 그 곳을 지키는 사람들에게서도 여유로움과 향기로움이 느껴진다. 그 사람들에게만 어쩐지 우리의 시간과는 다른 시간세계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똑바로 커피를 내려다보고 커피가 떨어지는 모습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이 참 전문가 답다라는 느낌이다.

씁쓸함과 달달함의 오묘한 위치쯤에 있는 커피향이 매혹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내가 아직 커피를 제대로 알 지 못해서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놓은 지금도 방금 내린 커피를 마시고 있는 나는 다행히 '커피쟁이'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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