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e - 시즌 3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3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내용은 간단하다. 이야기도 짧다. 영상으로 만들면 1분 가량 되는 짧은 이야기다. 그런데도 읽으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유가 무엇일까?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이야기- 주제가 주는 오묘함 때문이다. 소설이나 수필로는 풀어 낼 수 없고, 논설이나 설명문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그 오묘함.

큰 포인트로 듬성듬성 쓰인 한 페이지의 글을 읽어내는 데는 5초면 충분하다. 초등학교 입학전부터 이미 한글을 떼어버린 사람들이 많을테니  한 편의 글을 읽는데는 30초면 거뜬하다. 그런데도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는다.

"이들이 하는 일은 건설현장에서 가장 위험한 허드렛일 하루 12시간 넘게 일해서 받는 돈은 5천 원. 그마저도 지급이 늦어져 고향에 송금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두 줄을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3초~5초이다. 아무 감정없이 읽는다는 조건에서 말이다. 하지만 사진과 함께 글을 일그면 '위험한 허드렛일'에서 숨이 잠깐 멈추고, 사진을 본 다음 다시 글을 읽으려 해도 '하루 12시간'에서 또 숨이 멈춘다. 이렇게 읽다보면 책을 한 줄 읽을 때 걸리는 시간은 1분이 넘어버린다. 가슴이 아프고, 두근거리고, 미안한 마음과 함께 읽으면 절대로 쉽게 읽어내려갈 수 없는 글만 가득하다.

한 번 읽고 덮기에는 비싼 책들이 더러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최소한 10번은 더 읽힐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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