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의 딸, 김알렉산드라 -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꿈꾸었던 조선인 최초의 볼셰비키 혁명가
김금숙 지음, 정철훈 원작 / 서해문집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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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5. 제 78주년 광복절] - 2


<시베리아의 딸, 김알렉산드라 :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꿈꾸었던 조선인 최초의 볼셰비키 혁명가>


김금숙 만화
정철훈 원작 | 서해문집



작년에는 하얼빈을 읽었는데, 올 광복절에는 우연히도 어쩌면 필연적으로 그래픽 노블 두 권을 선택하게 되었다. 앞의 리뷰( #비꽃_라라 )에서 마지막 사진이 김금숙, 이 그래픽 노블의 작가 소개이다. 제주 4.3항쟁의 비극을 그린 <지슬>로 알게 되었는데, 너무 슬플 것 같아서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다. 내년 4월에는 꼭 읽어야지!


<시베리아의 딸, 김알렉산드라 :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꿈꾸었던 조선인 최초의 볼셰비키 혁명가>. 제목이 참 길다.


볼셰비키 혁명가라는 강인한 단어에 흠칫하기는 했지만 평등한 세상을 꿈꾸던 조선인 여성 혁명가는 어떤 일을 했을지 궁금했다. 이 그래픽 노블을 읽기 전까지는 알지 못했던 인물. 김알렉산드라.


노동자들, 농민들이 천시받던 시대, 일한 만큼 땅과 소득을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었던 러시아로 목숨을 걸고 이주한 사람들이 많았던 그 시대. 살기 위해서 러시아로 건너갔지만 말이 제대로 통하지 않아서 억울하게 불평등 대우를 당하던 노동자들을 대변하고 통역해 주었던 여성이 김알렉산드라다. 노동자, 농민, 여성, 남성, 누구든지 평등한 세상, 아이들에게 평등한 세상에서 살게 해 주고 싶었던 엄마로서의 마음도 자신의 일에 약해지지 않고 멈추지 않고 강해지는 데 한몫을 한 것 같다.


말로는 많이 들어봤던 단어들과 역사적 사건들, 시대적 배경들이 우수수 지나가서 머리가 복잡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래픽 노블이기에 조금은 덜 부담스럽지 않았나 싶다. 조선 독립과 이름을 들어본 적 있는 독립군들도 나와서 조금 더 확장해서 인물들에 대해 알아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알아보고 읽고 해도 내년 이맘때쯤이면 다시 텅 비어 버리게 되겠지만 그래도 자꾸 알아보려고 한다. 역사도 과거도 외면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많은 동지들을 구하고 대신 잡힌 그녀가 재판에서 여성으로 자신의 범죄를 뉘우치고 호소하면 자유의 몸이 될 거라고 재판관이 회유했을 때 했던 말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여성으로서? 당신의 표현은 나뿐만 아니라 이 세계 인구의 반을 점하는 모든 여성을 모독했어요. 당신은 여성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요. 계급투쟁에 나뿐만 아니라 수만 명의 여성이 참여하고 있어요. 당신은 그 모든 여성에게 자신의 활동을 뉘우치라고 얘기할 건가요? 잘 들으세요. 몇 년 뒤에 극동에서, 조선에서, 중국에서, 전 세계에서 여성이 남성과 나란히 사회주의 혁명 운동에 참가할 것입니다. 내가 해 오던 일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만 명의 여성 가운데서 전개되어 나갈 것입니다. 만약 내가 당신의 말대로 여성으로서 자신의 범죄를 뉘우친다면, 나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배신하고 전 세계 여성 앞에 죄를 범하는 게 될 것이다.


1918년 9월 16일 향년 33세에 하바롭스크 아무르강 변에서 일본군과 백위군에게 총살당한 김알렉산드라. 백여 년 동안 수많은 김알렉산드라의 투쟁으로 우리는 이렇게 평등을 가장한 채 살아가고 있다. 완벽한 평등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여성은 남성에게 있어서 약하고 억누를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그건 또 이 사회가 풀어야 할 문제가 될 것 같다.


김알렉산드라는 아이들에게 평등한 세상을 주고자 했다. 표면상으로는 지금이 평등한 세상이긴하다. 그렇지만 표면상일뿐. 재력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평등은 그들 세계에서만 이루어지는 일이고, 노동자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세계에서 여자와 남자는 평등하지 않다. 이 시대에도 김알렉산드라가 분명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과거와 역사를 돌아보며 현재와 미래를 바꾸고 싶어 하는 혁명가가 있을 것이다. 슬프게도 내가 그 용기를 지니고 있지는 않지만 그녀들을 마음속 깊이 응원하고 있다. 여성으로 태어나서 싫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 것 같으므로 더욱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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