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치는 곰 김영진 그림책 5
김영진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를 출산하고 3년간 육아휴직 하는 동안, 가사일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일이 참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가정에서 엄마의 역할은 정말 위대하다. 가정 곳곳에 엄마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다면 가정은 기름칠 하지 않아 멈춰버리는 기계같을 지도 모른다. 내가 주부가 되고 보니 어린 시절 습관적으로 엄마에게 기대고 투정부렸던 일이 정말 부끄러웠다. 주부도 사람이고, 한 인간의 존재로서 오롯이 쉬고 싶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건 내 자신을 들여다보고 잠시 침잠하면서 나를 회복하는 시간이니까. 하지만 가족과 가정을 돌보다보면 특히 어린 아이가 나에게 매달릴 때면 그런 시간조차 부족할 때가 많다. '피아노 치는 곰'에서 미르 엄마는 빨래를 개다 문득 창 밖을 바라본다. 그런 엄마의 뒷모습에서 자못 공감이 간다. '나는 지금 뭐 하고 있는걸까?' '나도 한 때 열심히 내 꿈을 위하고 빛나는 때가 있었는데.....' 엄마는 속으로 때로는 화를, 고독을, 우울을 삼켜야 했을 것이다. 결국 엄마는 곰이 되고 만다! 처음에 당황했던 가족들은 그래도 곰으로 변한 엄마를 받아들인다. 엄마의 마음이 무엇인지, 엄마의 생각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때서야 비로소 청진을 하며 하나씩 알아간다. 그래서 엄마가 피아노를 치고 싶다고 했을 때도, 무대에 나가 도망치고 싶어할 때도 가족이기에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용기를 주고 지지한다. 가족이란 그런 것이다. 서로 굳게 결속되어 있다는 것. 서로를 믿고 용기를 주는 희망의 존재라는 것. 곰 엄마는 다시 원래의 엄마가 돌아와서 예전과 변함없는 아침을 맞이하여도 이제는 가정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굳건하게 확인하고 그리하야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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