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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fun한 드라마 찡한 러브 - 드라마 속 멜로 즐기기
신주진 지음 /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 / 2007년 2월
평점 :
고백하자면, 나의 바이오리듬은 드라마를 따라간다.
꽂이는 드라마가 있으면 덩달아 생활이 즐겁다.
왜?
"아무 이유 없어" 피스!!
발리에서 생긴 일, 내 이름은 김삼순, 연애시대, 궁, 마이걸, 등등등 재밌게 본 드라마가 다 실려 있어 일단 이책을 집어 들었다. (최근 재밌게 본 연인이 빠져 아쉬웠지만)
거기다 '드라마 멜로라인'을 분석한다니.....
근데 생각보다는 본격적인(전문적인) 분석이였다(그저 드라마 그 뻔함이 좋고, 통속적인 신파를 즐기는 나에겐)
삼각관계가 깨지고 사각관계로 가는 드라마는 선/악 이분법이 아닌 네 주인공 모두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만든다는 분석 글을 보면서 <발리에서 생긴 일>을 보면서 왜 내가 재민, 수정, 인욱,영주 모두에게 안타까워했는지 뒤늦게 알게 되었다. (발리는 정말 명작이다)
<궁>을 보면서 "왜 채경이 궁을 떠나야만 하는 거야!?" 안달났던 나의 의문도 이 책을 보면서 조금은 풀렸다.
이 책에서 가히 충격적인(개인적으로) 글은 4부의 임성한드라마 분석 글이다
억지스러워 너무 보기 힘들었던 임성한드라마를 이렇게 읽어낼 수 있구나. 물론 그 내용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시각은 신선했다. 어쩌면 다음 임성한드라마를 본다면 조금은 나아질까나?
35편 드라마 중 한 편 빼고 봤거나 줄거리를 알고 있어 그런지 마치 드라마 메이킹필름을 돌려보는 것처럼
재미나게 읽혔다.
또 드라마가 문화현상으로 연결짓는 억지를 부리지 않아 좋았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즐겨야 한다는 뚝심도 좋았다. 나 같은 일반 시청자에게 나름 유익했지만 드라마,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들이 읽으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드라마를 끼고사는 나에게 친구들은 진부한 드라마, 뻔한 드라마가 뭐 볼 게 있냐고?
단세포 같다며 늘 놀려댄다.
언제부턴가 '진부(뻔)하다'는 말이 "너 단세포지?" 라는 말처럼 되버렸다. 어쩌면 맞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나는 진부해 보이는 그 통속성이 좋다. 유치찬란(?)한 뻔한 그 통속이 주는 찡한 마력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이 책 저자 소개를 보니까 내가 저자의 관심(감상성과 통속성)과 닮았다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였다.
덕분에 앞으로 계속될 내 드라마 시청이 조금은 입체적인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