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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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의 신화를 찾아나서는 용감한 모험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모험은 가슴 설레는 단어다. 가출과 모험을 동의어로 사용하는 것을 넓은 아량으로 허락해 준다면, 나의 모험은 열다섯 여학생과 함께 시작되었다. 고백하건데, 나는 결단코 가출하고 싶지 않았다.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냐’하면, 그렇다. 나는 더 넓은 세상을 구경하고 싶지도 않았고, 귀가 헐 정도의 잔소리를 제외한다면 집이 좋았다. 또 형의 이백만 원짜리 오디오만 마음대로 만질 수 있다면 더 없이 완벽하고 아름다운 생활이 될 것만 같았다. 때문에, 나의 자아는 동전만큼도 가출을 기획한 적이 없었다. 이는 용감한 사나이들의 세계에서 매장 당할만한 주접스러운 고백이다. 하지만 이내 그럴싸한 변명거리를 찾아냈다. 당시 나는 만물의 웅얼거림에 귀 기울인 소년으로, 우주에 가장 가까이 있었다.
  젊은 양치기 산티아고도 나와 같이 절대적인 음성을 믿는다. 교복을 깨끗하게 차려 입은 15세의 여학생의 절박한 가출제의는 분명 규범 그 이상이었다. 우리는 끔찍한 시험이 있으리라는 걸 예상했지만 '자아의 신화'와 '보물'을 찾기 위해 모든 걸 두고 떠난다('행복한 그녀'를 갖기 위해!). 행운이 등 돌린 사건들과 불평하는 마음을 설득시키며 사막을 횡단하는 일은 산티에고에겐 양떼를 돌보는 일보다, 내겐 학교에 다니는 것보다 훨씬 고통스러웠다(학교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낡은 여관에서 즐거워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는 자기 안에서 세계를 관통하는 보물을 찾아냈고, 난 부모님께서 전세낸 택시 뒷좌석에 묻어 왔다(그녀는 초면이라 부끄러운지 조용히 앞좌석에 앉아 있었다).
  그가 찾은 ‘보물’과 내가 돌아오고 싶어 했던 곳. 비록 한때 나의 보물이었던 그녀는 잃었지만,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소망이 실현 되도록 돕는다는 잠언의 실현. 나는 엄마가 더 보고 싶었다.
  연금술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우주와 만물은 하나고, 나도 그것의 일부이며 우리의 변화가 주변과 세계를 도와 변화시키는 추동력이라는 것. 내 자아가 신화를 이룰 때, 돌은 자신의 신화를 황금으로 진화시킨다. 연금술이 세계를 황금으로 만드는 비밀은 마음으로부터 찾아진다.
  우리는 안타깝게도 보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기 전부터 떠날 결심해야 한다. 살렘의 왕은 주인공의 결심을 도운 대가로 양 여섯 마리를 받았지만 나는 어떤 대가도 받을 생각이 없다. 분명, 당신에겐 대가로 줄 무엇이 전혀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 여러분은 믿음만을 갖고 '자아의 신화'를 찾아 나서야만 한다. 바로 지금이 미래가 바뀌도록 기록되어 있는 시간이다. 오늘만은 주변 모두가 친절을 베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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