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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 - 도시의 가장 낮고 뜨거운 일터에서 발견한 인생의 존엄
장샤오만 지음, 허유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8월
평점 :
🧊🥵
“온몸의 땀구멍이 ‘노동’으로 가득 채워져야만 한다.”
한여름 사무실 건물 화장실에서 마주친 미화원 여사님과의 대화는
오래도록 마음을 어지럽혔다.
통유리 창으로 굳게 닫힌 빌딩은 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고,
직원이 출근하기 전 에어컨조차 켤 수 없는 새벽에 여사님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청소를 끝낸다고 했다.
더워서 사무실 정수기 얼음을 가득 담아 가시며 멋쩍게 건넨 웃음에
나는“얼음 많이 드셔도 돼요.”라고 말하면서도 마음이 내내 무거웠다.
내가 쾌적하게 머무는 공간에는 그 공간을 닦고 정리하는 사람의 시간이 들어 있었다.
《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는 시골에서 도시로 나와 중국 선전에서
미화원으로 일하는 어머니 ‘춘샹’의 시선으로,
중국 작가이자 사회 저널리스트인 딸이 엄마의 노동 현장을 기록한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뜨거운 여름과 습한 공기 속 뉴스에서
접했던 폭염 속 노동자들의 모습,
충분한 휴식 공간 없이 짧은 휴식으로 하루를 버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침에 만났던 미화원 여사님의 모습과 오버랩되었다.
___🧹👷♂️
“그는 이미 이 쇼핑몰에서 반년째 광택 작업을 하고 있었다.
(중략) 단출한 배낭 하나, 그 안에 든 작업용 광택제와 도구들,
간이침대와 물병 하나. 이것이 류 씨가
이 도시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유일한 증거품들이었다.”
여러 빌딩을 오가며 수년째 건물 바닥의 광택을 내고 있는 류 씨의 이야기에서도
고된 노동의 환경과 휴가조차 마음 놓고 쓸 수 없는
노동자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책 속에는 제3자의 시선으로 노동 현장을 바라보는 기록과는 다르게
엄마를 향한 딸의 애정이 깊게 스며있다.
딸은 엄마의 노동에 놓인 부당한 조건과 제도의 빈틈을 들여다본다.
가까운 사람의 삶에 오래도록 관심 있게 바라보았기에 보였던 장면들이 가득했다.
___📺🧽
요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슈와 뉴스를 접하는 속도는 빨라졌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의 저소득 노동자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할 통로는 여전히 좁다.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와 흥미 위주의 사연이 빠르게 소비되는 동안
관심이 필요한 삶은 화면 밖으로 밀려난다.
연애 관찰 프로그램이 늘고 연예인의 일상을 가까이 들여다보는 동안에도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공간을 깨끗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노동은 좀처럼 이야기의 중심에 들어오지 못한다.
깨끗한 화장실과 반짝이는 바닥, 정돈된 건물 안에서
그 공간을 만든 사람의 시간과 노력은 눈 앞에서도 쉽게 지워진다.
___👀💪🏻
“우리도 내 엄마처럼 저마다의 방식으로
각자의 인생에 새겨진 ‘결핍’과 맞서 싸우고 있다.”
이 문장을 읽으며 열악한 공간에서 생계를 위해
오늘도 온몸을 땀으로 채우는 값진 사람의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었다.
늘 이용하던 공간을 닦고 정리하는 사람의 하루까지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딸의 시선으로 청소노동이라는 직업 뒤에 가려져 있던
"엄마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한다.
지나온 거리와 건물, 화장실과 복도,
깨끗하게 정돈된 공간 속에 만든 사람의 시간을 함께 읽었다.
한 사람의 하루를 기억하는 일은 보이지 않던 삶을 보게 하는 일이었다.
《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
지은이 장샤오만
옮긴이 허유영
발생인 윤승현
브랜드 웅진지식하우스 @woongjin_readers
발행처 (주)웅진씽크빅 @wjthinkbig_official
*본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도서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