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가만히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리겠는가 - 고전부적
이방원 지음 / 흑막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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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방원, 형제와 친족의 피를 묻힌 도덕적 과오, 
그리고 호패법과 사병 혁파, 보고 체계 확립으로 국가의 기틀을 완성한 왕.


학창 시절 교과서 속 태종 이방원을 떠올리면 "왕자의 난"이 
가장 먼저 뇌리에 깊게 박혀 있었다. 
지금 책으로 만난 이방원은 여전히 낯설고도 두려운 인물이었다. 


내가 느낀 두려움은 역사책에 나열된 업적 속 가려진 
이방원이라는 "한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당시 사방에서 몰아치는 위기 앞에서 피하지 않고, 
직접 국면을 개척한 태도는 어디에서 왔을까. 

책을 읽는 동안, 형제와 친족의 피로 얻은 왕좌 위에서 자신의 선택과 
그 파장까지 온전히 감당해 낸 '한 사람'의 중압감이 하나둘씩 보였다.


이처럼 《고전 부적》은 태종 이방원이 세운 제도적 업적을 넘어, 
어떤 의지와 마음가짐으로 결정을 밀고 나갔는지 그 내면을 치밀하게 탐구한다.


"신하들이 걸러서 올리는 보고에 갇히지 않고, 문제의 실체를 군주가 직접 마주하겠다는 선언.
 백성의 절규를 듣는 즉시, 해결의 책임 또한 온전히 군주의 몫이 된다. 
규칙을 새로 쓰는 자에게 주어지는 가장 무거운 짐은 권력이 아니라 '책임'이다." (p.119)


가장 깊이 다가온 부분은 "신문고"에 대한 재해석이다.
 태종에게 신문고는 신하라는 통로를 거치지 않고 
세상의 불의와 백성의 고통을 군주가 직접 직시하겠다는 결단이나 다름없었다. 
문제의 실체를 직시할 때 해결해야 할 의무는 군주 본인에게 돌아온다.


호패법과 사병 혁파에 대해서도 이방원은 자신이 수립한 질서가
 초래할 파장을 정확히 인지했고, 
필요한 일이라 판단하면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를 선하고 어진 군주로 포장하거나 권력투쟁 과정의 참혹한 선택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태종이 권력을 잡은 뒤 핑계를 대지 않고 

정면으로 조선 초기의 정치를 정비했으며, 
자신의 선택이 낳은 모든 결과까지 감당해 낸 고독함이 남아 있었다.


"우리는 어떤가, 결정 앞에서 끊임없이 누군가의 동의를 구한다." (p.186)


이 문장을 마주하며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우리는 연인 사이의 의사소통 방식부터 현재의 감정 상태, 
심지어 점심 메뉴까지 커뮤니티나 인공지능, 타인의 판단에 맡기곤 한다.


타인의 조언을 참고하는 행위 자체를 통틀어 그릇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모든 판단을 외부에 위임하면서 우리가 가지는 주체성은 더 희미해져만 간다.


만약에 조언받은 결과가 어긋나면 "전문가가 조언했다.", 
"남들이 그렇게 말했다"라며 책임을 회피할 핑계부터 찾기 쉽다.


이 책을 덮고 마지막까지 마음을 다잡게 만든 것은 
태종 이방원이 보여준 "변명 없는 삶의 태도"였다.

《고전 부적》
어찌 가만히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리겠는가.


지은이 태종 이방원 
발행처 흑막


* 본 도서는 인스타 계정 @happiness_jury님의 서평단 모집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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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리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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