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
스즈키 도시타카 지음, 김소연 옮김 / 오팬하우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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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삐-쯔삐 · 치지지지.”
👥: ???

첫 해외여행을 떠올려보자. ✈️

낯선 나라에서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는 경계와 두려움의 대상이다. 하지만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면 구불구불한 기호는 의미가 있는 문장으로 바뀌고, 농담을 이해하게 되며, 마침내 사람을 이해하게 된다.

결국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한 세계를 이해하는 첫걸음을 내딛는 일이다.

《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는 박새의 언어를 수십 년 동안 연구해 온 저자가 '동물 언어학'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어릴 적 탐조를 좋아하던 소년은 어른이 되어 정말로 박새의 말을 연구하는 학자가 되었다. 덕분에 우리도 흥미로운 박새어 입문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

연구라는 것은 원인과 결과가 뚜렷해야 하기에, 그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더욱 고되고 힘들다. 저자는 그런데도 특유의 유쾌함과 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고 책에 담아냈다.

가루이자와에서 궁핍한 연구 생활을 이어가며 쌀과 양배추만으로 끼니를 해결하던 시절의 이야기부터,🍚
새 울음소리가 들리면 발길을 돌려 둥지를 찾아다니고, 🍜 메밀국숫집 앞 너구리 모형에 둥지를 튼 박새를 관찰하기 위해 손님인 척 너스레를 떨었던 일화까지.
연구자의 집요함과 탐조가의 순수한 즐거움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덕분에 전문적인 연구 결과를 다루고 있음에도 책은 어렵기보다 친근하게 읽힌다. 🌿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박새가 단순히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전달하고, 상황에 따라 이를 조합해 문장처럼 사용한다는 사실이었다.
📣 위험을 알리는 소리와 먹이를 발견했다는 신호를 구분해 사용하고, 때로는 여러 소리를 결합해 더 복합적인 의미를 전달한다.

🪽또한 암컷의 날갯짓이 수컷에게 새집으로 향하라는 신호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낸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인공 새집 앞에서 수백 차례나 부모 새의 행동을 지켜본 저자의 관찰력은 치밀하고 경이롭기까지 했다.

🏕️ 책을 읽다 보니 문득 산속 캠핑장에서 보았던 물까치 무리가 떠올랐다.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고요한 숲속에서 물까치들은 감나무에 남은 감을 쪼아 먹으며 끊임없이 조잘거렸다. 그때는 그저 자연이 만들어내는 배경음 정도로 여겼지만, 이제는 궁금해진다.

‘쟤네는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까?’

🍊잘 익은 감에 대한 정보였을까, 낯선 인간이 접근하고 있다는 경고였을까, 아니면 정말로 무리끼리 한가로운 수다를 떨고 있었던 것일까.

중요한 것은 그 소리가 더 이상 단순한 소음으로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는 처음으로 새의 소리를 인간의 기준이 아니라, 아직 해독되지 않은 언어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게 되었다. ✨

저자의 말대로 우리는 오랫동안 인간만이 언어를 가진 유일한 존재라 믿으며, 새는 지저귀고 개는 짖을 뿐이라 단정 지어왔다. 그야말로 인간 중심적인 시선에 갇힌 '우물 안 개구리'였던 셈이다. 🐸

이 책은 그 단단하고 오랜 전제를 조용히 흔들어 놓으며, 좁은 우물 밖 동물과 자연이 공존하는 더 넓은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

_______💼

즐거운 박새 언어 탐구 여행을 마치고 다시 인간 세계로 돌아왔다. 그런데 어쩐지 이곳이 조금 심심하게 느껴진다.

🧔🏻 고개를 돌리니 옆자리 동료가 쉼 없이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평소 같으면 그저 소음으로 흘려들었겠지만, 저 말들 역시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의미와 신호의 집합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시끄러움은 도저히 가라앉지 않아, 결국 귀에 이어폰을 꽂고 박새의 소리를 다시 들어본다. 🎧

🐦: “삐-쯔삐 · 치지지지.”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들려왔다.

👥: “경계해, 모여라!”



《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
지은이 스즈키 도시타카
옮긴이 김소연
펴낸이 서현동
펴낸곳 (주)오팬하우스

*본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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