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잊힌 사람들
발레리 페랭 지음, 장소미 옮김 / 엘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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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가 발레리 페랭의 작품인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은 간결하면서도 뛰어난 묘사로, 마치 눈앞에 영상이 그려지듯 섬세하게 사랑 이야기를 전달한다.
시작은 분명 잔잔한 감성 소설인 줄 알고, 책장을 펼쳤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새벽 3시에 비밀을 추적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사랑은 기억의 기록이다.

"클로드의 목요일은 다른 요일들과 똑같아졌다.
날이 좋든, 비가 오든, 그에겐 이제 아무 상관 없었다. 서랍 속에 오래도록 간직되었던 유리잔도 어느 날 설거지통에 들어갔다가 선반의 다른 유리잔들과 섞였다."(p.289)

주인공 쥐스틴은 노인의 사랑 이야기를 듣고 노트에 기록한다. 요양원에 있는 엘렌은 자주 잊고 같은 말을 반복하지만, 뤼시앵과 함께했던 순간을 이야기할 때만큼은 눈빛이 또렷해진다. 사랑은 나이가 들어도 시간의 물리적 법칙을 깨부수는 유일한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사랑을 시작하게 되면 누군가의 인생에 들어가 함께 역사를 만든다. 사랑하는 사람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나는 항상 빛나는 순간으로 영원히 살아 숨 쉬게 된다. 타인의 연애는 나이를 떠나 언제나 설레고 간질거리며, 눈길이 가는 주제다. 얼마나 재미있던지 주말 오후 내내 쥐스틴이 되어 엘렌의 사랑 속으로 푹 빠져있었다.

매번 사랑이 문제다. 그놈의 사랑이.

에드나와 함께한 시몽의 사랑이, 클로드의 목요일 사랑이, 엘렌과 뤼시앵이 마주한 사랑이, 이 모든 사랑이 과연 비극적인 서사라고만 단정 지을 수 있을까.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준다고 한들 이미 시작된 뜨거운 사랑은 불가항력적이고, 무자비하기에, 그 일방적인 면만을 비난할 수는 없다.

🤫쥐스틴의 명랑함 속 숨겨진 비밀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나는 우리가 왜 사랑에 빠지고 마는지 자문한다.
그토록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하루를 보내는 내가, 사랑이란 어떤 이유나 논리로도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아는 내가 말이다." p.279

소설은 쥐스틴이 전하는 엘렌의 사랑 이야기 외에도, 그녀의 부모가 겪은 비극적인 사고를 함께 파헤쳐간다. 망각 속에 묻힐 뻔한 비극적인 순간들이, 쥐스틴의 손을 통해 다시 세상 밖으로 숨을 쉬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한 가족을 파멸로 이끈 사고의 이면, 침묵 속에 숨겨둔 비밀에는 파괴적이고 괴물 같은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이 숨어 있었다. 아름답고 영원한 로맨스와 파괴적이고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정교하게 교차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새'🪽와 '파란색'💙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에 흔들림 없이 완전히 몰입하게 만들어 준다.
책을 덮는 순간까지 지중해 바다 위를 유유히 날아오르는 갈매기, 잔잔하게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귓가에 머무는 듯한 여운이 남는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사랑이 가장 벅차고 감동적일 수 있음을, 그리고 어떤 사랑은 남아 있는 사람에게 영원한 고통을 불러올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발견할 수 있었다.

진짜 사랑의 의미를 찾고 싶은 스토리 수집가들🫰❤️🫰
엉켜버린 지독한 사랑의 파국을 느껴보고 싶은 독자들 모두에게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
지은이 발레리 페랭
옮긴이 장소미
출판사 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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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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