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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전면 개정판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6년 3월
평점 :
* 본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과거에 식량 저장의 한 방편으로 돼지를 키웠다면 현대에는 돈을 저장하는 방식으로 부동산을 산다." (p.237)
" 아파트와 돼지"라는 소제목에서 나오는 문장이다.🏢🐷
저자는 부패하지 않으면서도 현금화가 쉬운 '처분 가능한 자산'으로서의 과거 식량이자 재산이었던 돼지를 현대의 아파트에 투영한다.
10년 전의 통찰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아파트 돼지'가 도살을 기다리고 있다는 대목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부동산 신화를 정조준한다. 더욱이 재산의 형태가 동산에서 부동산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도시인의 욕망은 퇴화하기보다 오히려 견고하게 응축되어 온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이 거대한 도시의 욕망 속 어디쯤을 유영하고 있을까?🐾☁️🏃🏻
10주년을 맞아 전면 개정된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는 물리적인 건물 외벽 너머의 풍경, 도심 속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조화를 조명하며, 우리의 시선을 도시의 가장 깊숙한 심장부로 안내한다.🫀
저자는 최근 한류 열풍과 K-건축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전달한다.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배경이 되는 도시가 영상으로 소비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제 도시는 단순한 건물의 집합을 넘어 가상 공간 속 하나의 '이미지'로 기능하고 있다. 기술의 변화가 가져온 도시의 이미지 이외에도 한 걸음 더 나아가 세대 간의 시각 차이를 파고드는데, 낡은 건물에서 MZ세대가 '빈티지'를 읽어내듯, 저자는 한국적인 '발효'의 개념을 건축에 접목하는 대목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몇 년 전, 가족과 함께 계곡의 물소리가 그리워지는 한 여름에 담양 소쇄원🏞️을 방문했다.
소쇄원의 단아한 정취를 가진 정자에 앉아 작은 돌다리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한 폭의 그림에 담은 듯한 고즈넉한 정취 속에서 나는 잠시나마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사색의 경험을 얻었다.
여름날의 소쇄원에서 느꼈던 경이로움은 신혼여행지였던 로마의 판테온 앞에서 마주한 감각과도 맞닿아 있었다.🏛️ 수천 년의 시간을 품은 로마의 유산이 현대의 도심과 위화감 없이 존재하듯, 사람과 건축물의 소통이 이루어진 셈이다.
좋은 건축은 과거에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현재와 소통한다는 점에서 자연과 도심 안으로 사람의 감정을 기꺼이 불러일으켜, 시공간을 초월한 몰입감을 선물한다.
도시를 불특정 다수의 욕망이 빚어낸 공간이자, 예측 불가능한 건축물이 혼재되어 숨 쉬는 거대한 유기체라고 말한다. 도시를 살아 숨 쉬는 존재라고 생각하자, 매일 출퇴근 하면서 🚥신호에 맞춰 움직이는 차량이 흡사 도시라는 몸체를 순환하는 혈액의 흐름처럼 느껴지는 생경한 경험을 했다.
덕분에 매일 지나는 도로와 고층 빌딩은 회색 콘크리트 덩어리가 아니라, 살아있는 유기체의 혈관과 근육으로 보이는 '관점의 전환'을 맞이했다.
결국 건축물에 숨겨진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도시의 입체적인 구조는 서로 얽히며 새로운 생명력을 선사한다. 도시는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며 끊임없이 성숙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는 걸 이 책은 증명하고 있다.
특정 공간이 '어떻게' 감동을 주는지 궁금한 사람👀
발효된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알고 싶은 사람💡
무미건조한 도시의 삶에서 색다른 관점으로 도시를 바라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지은이 유현준
펴낸이 정상준
펴낸곳 (주)을유문화사
#을유문화사 #도시는무엇으로사는가 #전면개정판 #유현준 #북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