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독서 수업을 하다보면, 엄마들로부터 '역사는 어떻게 공부시켜야 해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참 어렵고 당황스럽다.
역사 연구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도 어려워 하는 질문을 이제 고작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들을 데리고 책 읽는 맛이나 느끼게 해 주자고 시작한 내게 그런 질문을 하니.....ㅎㅎㅎ
실제로 아이들과 부모들, 그리고 학교 상황을 보면 몇 년 전부터 역사 교육에 대한 붐이 서서히 일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그저 달달 외우던 공부로써의 과거 역사가 아니라,
현실과 맞닿아 있는 역사로 인식되면서 이런 관심이 고조되지 않았나 싶다.
그 예가 바로 중국의 동북공정이 만주와 북한 지역의 고대 역사에 관한 연구라는 명목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고조선과 고구려, 발해사를 중국 역사로 편입시켜 영토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많은 사람들에게 확대된 것이다.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만주나 북한 영토를 다른 나라에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역사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이어졌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그런지 초등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한 역사책은 물론, 역사 인증 시험, 역사 특강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게다가 TV에 불어닥친 역사 드라마의 열풍은 아이들을 다양한 볼거리로 역사에 접근하도록 의식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역사책부터가 아니라, 이런 다각도의 경험 후에 시대 순으로 우리 나라의 형성 과정과 성장 과정을 살펴 본다면 훨씬 수월하고 재미있게 우리의 역사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기본적인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우리 조상들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 결과는 어땠는지, 유명한 인물과 사적은 무엇인지 등을 초보적인 역사 학습이 가능한 초등학교 3~4학년 아이들부터도 쉽게 읽을 수 있게 구성해 놓았다.
'외우지 않아도 쏙쏙 들어오는 초등 한국사'라는 부재뿐만 아니라 '중학교 과정까지도 상당 부분 마스터할 수 있을 것이다'고 이 책의 의미를 밝힌 작가의 말대로 풍부한 자료들을 실어 전문적이고 어려운 내용들도 초등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그림에 세심한 배려를 하였다.
또 시대배경과 변천 과정, 정치, 경제, 문화,풍속과 신앙, 주요 인물 등 그 시대의 중요한 사건들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생활사 부분도 빠뜨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큰 아웃트라인을 잡아서 전체적인 역사 흐름을 잡아주는 연표가 나라별로 정리가 되어 있어서 편리하다.
더구나 이 책은 최근 우리나라의 IT강국으로서의 연구 성과와 북한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곁들이고 있다.
물론 이런 많은 부분들을 언급하다 보니 어떤 한 부분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보기 힘든 점도 있지만,
한국사의 핵심 내용만 쏙쏙 머리 속에 들어오게 되는 장점이 크다.
재미난 만화식 일러스트에 비해 다소 일정한 크기의 활자는 질서정연함과 답답함을 느끼게 하므로,
어느 정도 일탈적이고 재치있는 활자체의 변형을 시도해 보는 것은 어땠을까?
아무래도 초등학생들이 처음 접하는 기본적인 통사를 중심으로 다룬 책이니 말이다.
또한 각 나라별 특색에 맞게 똑같은 형식으로 카테고리를 전개하기보다 뭔가 색다른 방법으로 각기 다른 구성을 보였더라면 새로운 나라의 등장에 좀더 새롭고 흥미로운 시선을 보낼 수 있을 텐데....라는 편집의 아쉬움이 남는다.
역사는 우리들이 직접 겪은 일이 아니며 너무나 방대하고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너무나 먼 과거이다.
그런데도 역사가들은 우리의 역사가 살아 있다고 말하고 또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역사를 알게 해 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올바른 역사 인식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할 수도 없다.
이 책을 통해 평면적이지만 역사의 흐름을 알고, 친구들이 '나'를 잘 알 수 있도록 자신의 지나온 과거를 연도별로 정리해 보는 활동을 해 보는 것도 역사를 이해하는 한 방법일 것 같다.
역사를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것!
역사에 관심갖는 첫걸음이 아닐런지? ^^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스스로 역사의 현장을 체험해 보고 싶다는 충동이 생긴다면,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고 아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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