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분명 존재했었던 흔적이 세계 곳곳에 남아있기 때문일까?
'공룡'에 대한 관심은 사람들에게 끝임없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 어릴 때부터 플라스틱 통에 종류별로 들어있는 공룡모형을 가지고 놀았던 사내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온 집안 식구들이 자연스럽게 공룡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함께 공유하게 된다.
초등 1학년인 우리 아들 역시 글자를 알기도 전에 공룡 그림에 색칠을 하고 스티커를 붙이면서 공룡 이름을 하나 둘씩 들먹이더니,
글자를 깨우치면서부터는 아예 공룡이 나오는 그림책을 골라 혼자서 읽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다보니 나누는 일상 대화 속에서도, 잠들기 전 읽는 책 속에서도, 심지어 숫자 놀이에서도 어김없이 공룡이 등장한다.
어른들은 복잡하고 어려워서 도통 뭐가 뭔지 헷갈리는 공룡 이름들도 어떻게 된 일인지 금방 좔좔 외워서 아는 체를 한다.ㅎㅎㅎ
그런 아들 녀석이니, 이 책을 들고는 매료되어 자기 방으로 들어가 두문불출 몇 시간을 꼼짝 않고 책을 보는 모습은 그저 당연히 예견된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아이들마다 관심을 가지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추어 전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도감을 장만해주는 것은 아주 좋은 책읽기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많은 독서 전문가들이 얘기하곤 한다.
식물에 관심이 많은 아이에겐 '식물도감'을, 나무에 관심있는 아이에겐 '나무도감'을,곤충에 관심있는 아이에겐 '곤충도감'을 보여줌으로써 아이가 가진 관심의 영역을 확장시켜 주는 것이다.
이 책 또한 공룡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 공룡이란 한 가지 지식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룡도감이다.
특히 공룡박사라는 호칭에 걸맞게 두걸 딕슨이 그린 생생한 그림들은 공룡들이 어디서 무엇을 먹으며 어떤 모습으로 살다가 이 땅에서 사라지게 되었는지를 역사적이고 과학적으로 알려준다.
한 때 지구를 어슬렁거리던 사나운 육식 공룡,
지구상에 존재했던 가장 큰 동물인 초식 공룡,
모든 생명의 근원지인 바닷속에서 최초로 생성된 바닷속 공룡,
그리고 지금도 다양한 진화의 모습으로 하늘을 다스리고 있는 하늘의 공룡들의 비밀을 낱낱이 파헤져 준다.
또한 공룡 뼈가 발굴된 현장의 모습을 통해 화석의 형성과정을 알게 됨은 물론이고,
공룡 몸의 각 부분 부분과 몸의 구조, 피부, 근육 등에 대한 섬세한 연구는 얼마나 많은 전문가들의 손을 거쳐 고안되었는가를 가늠하게 한다.
무엇보다 가장 최근에 발견된 공룡 화석까지 발빠르게 책 속에 담아두었을 뿐만 아니라,
공룡 멸종과 진화에 대한 각기 다른 전문가들의 견해를 함께 보여줌으로써
독자들 스스로 제공된 정보를 바탕으로 결론을 추측해 내도록 유도한다.
도감이지만 독자의 상상력을 최대한 확장시켜 놓은 유연함이 느껴진다.
공룡이 아직도 무수한 판타지 동화나 영화의 소재가 될 수 있고 환호성을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구지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할 필요는 없다.
알고 있는 몇 개의 공룡 이름을 책 뒤의 '찾아보기'에서 뒤적이다보면 자연스레 앞뒤를 훑어보게 되고,
그 연관성이 궁금해서 자꾸 들추게 되니까.
그래서 결국 아들에 이어서 딸도 엄마도 아빠도 이 책을 모두 훑어보게 되었다.
그리곤 공룡이름 맞추기 게임까지 go! go!! ㅋㅋㅋㅋ
아들 방문에 걸린 책 속 부록 공룡대탐험 포스트를 주방으로 향하는 틈에 슬쩍슬쩍 보노라면 크다란 공룡들 사이의 정중앙에 하늘을 날았던 '디모르포돈'의 귀여운 모습이 눈에 띈다.
큰머리에, 짧은 뒷다리와 박쥐처럼 쫙 벌린 앞발로 우뚝 서 있는 폼이 꼭 슈퍼맨 흉내낸다며 보자기를 두른 개구쟁이 아들의 모습과 어딘지 모르게 닮아 있어서 친근감이 든다.^^
공룡에 미쳐 있는 아이들이 있다면 최고로 멋진 선물이 될 만한 책이다.
*수정 해야 할 곳 : 41쪽, 43쪽 초식 공룡에 대한 정보가 소개되는 첫부분인데,
책의 맨 위 꼭지명에는 '육식 공룡'이라고 잘못 표기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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