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만화 수학 교과서 2 - 방정식.함수.통계 되기 전에 시리즈 8
고윤곤 글 그림, 남호영 감수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이 만화책을 들고 있으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만화만 보지 말고 공부 좀 해라."하고 말한다.

만화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얼마나 강한 지를 알 수 있는 단적인 예이다.

나 역시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글.그림과 함께 정서적으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백해무익을 외치며 초등학생들이 멀리 해야 할 1순위의 책으로 만화책을 꼽곤 했었다.

그러니 만화에 관한 한 아이들과 엄마인 나 사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갈등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

'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시리즈를 접하게 되면서

만화를 잘만 활용하면 얼마나 그 효과가 큰가를 실감하게 되었다.

'만화국어교과서'를 통해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중학생들도 헷갈려 하는 어려운 표준어를 아주 명확하게 깨우치는 것을 보았고,

'만화수학교과서1'을 통해 집합의 개념을 종이에 그려가며 이해하고 설명해 주는 열의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접하게 된 '만화수학교과서2-방정식.함수.통계'는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만화수학교과서1'의 등장인물들이 1200여 년 전 방정식의 체계적인 풀이법을 밝힌 아라비아의 위대한 수학자 알 콰리즈미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헤프닝을 통해 방정식과 관련된 수학 개념들을 차근차근 익히게 해 준다.

새로운 수학 용어가 등장할 때마다 어김없이 한자로 풀어서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도록  개념 정리를 도와주는데,

이는 자칫 수학이란 과목에서 간과하기 쉬운 개념 정의의 부분을 아주 중요하게 상기시켜 주는 방법이라 환영할 만하다.

통합 교과적인 성격이 강해지는 요즘 학습의 경향에 비추어 보더라도,

수학이라고 해서 꼭 수학적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다른 과목과 접목시켜 좀더 아이들이 폭넓게 생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융통적인 학습법이라 여겨진다.

물론 많은 학습 만화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부분은 정보나 지식을 재미나게 만화로 표현해서 아이들이 달달 외우는 식의 공부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려고 애쓰는데 주력하고 있는 듯하다.

'추상적인 수학 개념을 실생활에 적용시켜 만화로 구성하는 일은 힘들기도 했지만 무척 즐거운 작업이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수학에 흥미를 갖고 주위의 사물과 현상을 보는 안목이 생긴다면

수학 공식 하나를 깨우친 것보다 훨씬 큰 소득이 아닐런지.....ㅎㅎㅎ

 

늘 수학책의 2학기 마지막 장에 실려 있어서 기말고사 시험 범위에 들어가지 않거나,

범위에 포함 되더라도 한 두 문제의 약한 비중으로 실리는 바람에 개인적으로 늘 약하고 어려웠던 함수와 통계.

아라비아를 거쳐 좌표 개념을 도입한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데카르트를 만나 좌표와 그래프로 함수식을 구하는 원리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특히 고대 유럽에서의 모험은 도수분포와 히스토그램, 상대도수와 누적도수 등의 어려운 개념들을 주인공들이 처한 난관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지루하지 않고 저절로 알 수 있도록 유머있게 꾸며 놓았다.

각  단원이 끝날 때마다 'check' 박스에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고, 문제를 1~3문제 정도 제시해서 풀어보도록 유도한 것, 그리고 내용이 모두 끝난 마지막에 본문 속의 개념을 한 눈에 쏙 알아보도록 정리해 둔 부록 등은 어려운 통계도 무난히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된 알찬 편집이다.

 

단, 한 단원이 끝나고 다음 단원으로 넘어갈 때 좀더 매끄럽고 자연스런 내용 전개로 등장인물들이 공간을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다음 용어를 설명하기에 적당한 공간을 찾아 마법으로 갑자기 슝~하고 다른 공간으로  옮겨 간다.

또한 1권에서 수학책 속으로 들어간 주인공이 2권이 끝날 때까지도 책 속 탐험 여행을 끝내지 못하고

현실 속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끝을 맺은 것 등은 마무리가 덜 된 느낌이다.

낄낄 웃으며 어려운 수학개념을 익히게 되는 장점이 크지만, 

계속되는 시리즈를 염두해 둔 기획의 의도가 숨어있는지도 모르겠지만,

탄탄한 스토리의 흐름으로 우리 아이들처럼 수학을 어려워 하는 주인공이 현실로 돌아왔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도 표현되었더라면

더 현실감있게 아이들이 자신과 연관시켜 생각해 볼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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