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스쿨버스 11 - 아널드, 아인슈타인을 만나다 신기한 스쿨버스 11
조애너 콜 지음, 이강환 옮김, 브루스 디건 그림 / 비룡소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무엇인가와 친해져야 하는데, 그 대상이 과학이라면 우선 몸부터 뒤로 움찔 물러서게 된다.

과학의 그 무엇이 그토록 나를 무섭게 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과학=어렵다,재미없다'는 막연한 공식이 늘 머리 속에 있기 때문에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농후하게 깔리게 된 게 아닐까?

또한 내 기억 속에서 한 번도 과학을 재미있게 접해 본 경험이 전혀 없는 데다가,

나의 이런 과학에 대한 가냘픈 관심에 비해,

우리의 모든 생활을 과학이 좌지우지 한다는 사실도 조금은 두렵기도 하다.

사회 경제, 국가 경제, 우주 여행, 미래 생활 등 소름끼치도록 과학에 이끌리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

 

그러니 좋든 싫든 과학과 친해지기를 포기하는 것은 세상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이 없으며, 과학과 친해지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현대를 사는 우리의 의무인지도 모른다.

물론, 과학에 대해 내가 너무 관대하지 않게 얘기를 시작하곤 있지만,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과학=믿을 만한 것이다, 체계적인 것이다, 입증된 것이다' 등과 같은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음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과학자가 되는 게 자신의 소원이라며 <신기한 스쿨버스 11권-아널드, 아인슈타인을 만나다>를 환호성을 지르며 반기는 딸아이가 너무나 고맙게 여겨진다.ㅎㅎㅎ

 

어린이 과학에 대한 가장 신선하고 가장 놀라운 접근이라는 뉴욕 타임즈의 찬사처럼

이 책은 그 범위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한 과학의 영역 중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학자들을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게 만나게 해 준다.

 

아이들의 절대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는 괴짜 프리즐 선생님은

과학 발표회 준비를 위해 과학관으로 간 반아이들을 종이 버스에 태우더니 '가장 위대한 과학자들관'으로 스릴있게 운전을 해서 도착한다.

제일 먼저 커다란 우주에 대해서 연구한 코페르니쿠스,갈릴레이,뉴턴이 어떻게 그 업적을 발전시키게 되었는지의 연결관계를 그들을 직접 만나서 들어보게 한다.

호기심 많고 좀 엉뚱하며 별난 사람이었던 이들 과학자들의 삶을 따라가며 우주 과학의 세계가 어떻게 변해 왔는가를 알게 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는 그와 대조적으로 아주 작은 것들을 연구한 과학자들을 만나게 한다.

현미경을 만들어 미생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안토니 반 레벤후크와 그 현미경으로 건강을 위해 과학을 이용한 루이 파스퇴르의 실험법을 접한 아이들은 과학이 하루 아침에 완성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앞서 이루어진 연구를 바탕으로 또 다른 연구와 실험이 이루어지고, 결과물을 얻어 내고,

또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새로운 사실을 밝혀 냈다는 사실을 계속 인식하는 것이다.

 

라듐을 발견하고 방사능 에너지를 발견해낸 마리퀴리 부인은 여성들이 감히 과학에 접근할 수 없던 시절에 어떻게 과학에 입문하게 되었으며, 남편 피에르 퀴리와의  방사능 실험이 우리 인류에 어떤 이로움과 해로움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마지막으로 상대성 원리로 우주에 대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아인슈타인을 만난 아이들은 물질이 에너지로, 에너지는 물질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짐작하게 된다.

그리고,,,과학 발표회날 아이들은 각자가 만난 과학자들에게서 떠올린 영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질문을 만들고 그에 적절한 간단한 실험을 발표한다.

 

어찌보면 정신 없고 산만해 보이지만, 구석구석 흥미롭게 구성한 팁들은 과학자와 그에 얽힌 정보를 오히려 체계적으로 보여준다는 느낌이 든다.

브루스 디건의 일러스트는 다소 어지럽고 정신없어 보이는 그림들을 최대한 잘 활용해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마력이 있나보다.ㅋㅋ

신기한 스쿨버스를 읽는 아이라면 이런 복잡하고 정신없는 그림을 너무나 당연시 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작가 조애너와 브루스가 맨 마지막에 책을 마무리하면서 주고 받는 유머러스한 대화는 이 책이 과학책임에도 얼마나 유쾌하게 접근한 책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할 수 있다.

근엄한 과학자들이 모두 등장해서 자신의 업적에 대해 작가들이소홀히 다룬 부분들에 대해 한 마디씩 불평을 내뱉자 "책을 고치기엔 너무 늦었다고 말해 줘."하며 최선을 다했음을 강조한다.

 

근엄하고 근접하기 힘든 과학자가 아니라, 출발하는 차를 쾅쾅 두드리며 집까지 태워달라고 부탁하기도 하고, 버스가 가는 길 한가운데 정신을 놓고 서 있다가 부딪힐 뻔하기도 하고, 아이들 앞에서 직접 자신의 이똥을 긁어내서 보여주기도 하며, 펑크난 버스 바퀴를 직접 고쳐 주기도 하는 친근한 이웃처럼 만난 과학자들은 작가들도 툭 한 마디를 뱉을 수 있는 편안한 인물들로 묘사되고 있으니 말이다.^^

 

과학자와 이렇게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과학의 세계로 다가가게 하는 숨은 구성력!

과학을 두려워 하는 나같은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게 되는  이유이며,

실생활과 연결하여 생각해 버릇하면 조금은 과학과도 친한 친구가 되지 않을까? 라는 믿음을 갖게 만드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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